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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6일 13시 30분 등록

일에서 행복을, 현대 중공업, 2008년 10월 26일

글을 쓸 때 나는 빠져든다. 이 때 행복하다. 최선의 단어를 찾기 위해 내 머리는 분주하고 가장 훌륭한 표현에 이르려고 내 피가 빨라진다. 원고를 쓰거나 책의 한 꼭지를 완성해 가면서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을 내 인생으로 불러들인 기쁨을 즐긴다. 결국 작가가 되었다. 마흔이 넘어 비로소 찾아 낸 놀이다.

일이 놀이가 되면 즐길 수 있다.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우리는 호모 루덴스다. 놀이를 즐기는 동물인 것이다. 재미에 빠져들고 놀이에 몰입하고 놀면서 행복의 맛을 깨닫게 된다. 놀 때 우리는 열정적이 되고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기발해 진다. 놀 때 우리는 어떤 사람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해보라고 열광적으로 박수를 쳐대 그 사람을 무대의 한가운데로 불러낸다. 동시에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들고 나와 좌중의 기쁨에 기여한다. 놀 때 우리는 자신을 표출하는 정점에 이를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장점을 눈여겨 보고 그것을 쏟아내 보라고 응원한다. 놀이야 말로 우리가 생의 한 때를 웃음과 박수와 앙코르로 가득 채우게 한다. 이 때 행복하다.

일에서 행복을 찾아내려면 일을 놀이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떻게 일을 놀이로 바꿀 수 있을까 ? 일에 놀이의 법칙을 들여오자. 될까 ? 망설이지 마라. 한 번 해 보자.

* 놀이의 법칙 1 - 다른 사람들을 감동 시키는 가장 잘하는 것 하나를 만들어 내자.

어떤 사람은 농담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노래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공을 잘 찬다. 가장 잘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을 공략하여 좌중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 놀이를 즐기는 법 중의 첫째다. 우리는 작은 공연을 하는 셈이다. 그 사람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 스스로 신명을 이끌어 내는 것은 바로 '잘하는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다. 하고 싶은 일도 있고 하기 싫은 일도 있다. 매일 출근하면 해야할 일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 가장 잘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이 때 이렇게 생각하고 물어 봐라. "나는 이 일들을 하며 하루를 보낼 것이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이왕이면 이 일을 잘해 내면 좋다. 다 잘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나 만들어 내자. 회사에서 그 일에 대해서만은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자. 그 일에 대해서만은 누구나 나를 무대로 불러내고 싶게 하자. "

잘 부르는 노래가 없어 빠지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마지못해 끌려가 우물쭈물 노래 한 곡도 부르지 못하고 자리로 되돌아 올 때 그 자리는 고역이 된다. 노래방에서의 시간을 즐기려면 노래 몇 곡을 알아 두고 종종 연습하여 장기로 삼아 두면 앞장서 노래방을 찾게 된다. 노래를 못하면 막춤을 추면된다. 막춤이라는 것은 그저 흘러나오는 노래 곡조에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일에 흥미를 갖지 못하면 출근이 고역이고 일은 그저 품삯에 지나지 않게 된다. 맡은 일 중에서 가장 잘하는 일을 찾아내 관심을 쏟고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쏟아 넣자. 그러면 모든 것이 그렇듯 일이 우리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해 준다. 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 그들이 바로 전문가들이다. 잘하는 일을 더 잘하게 될 때 우리는 세월과 함께 익어가고 차원을 달리하는 고수가 되게 된다. 이 때 그 일은 자랑이 되고 취미가 되고 나를 빛내는 장기가 된다. 이 때 우리는 일을 놀이처럼 즐기게 되고, 일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게 된다.

* 놀이의 법칙 2 - 박수를 쳐 다른 사람을 무대의 중앙으로 불러내라

혼자 놀면 심심하다. 놀이는 고조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장기를 들고 무대에 참여하여 신명나게 노는 것을 함께 즐겨 주어야 열심히 빠져 들게 된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름을 연호하고 발을 구르고 박수를 쳐 그 사람이 무대에 나오기를 독려한다. 그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을 주문하고 그의 장기가 좌중을 휘어잡을 때 열광한다. 그렇게 놀이는 익어 가는 것이다. 이것이 팀워크다.

일이란 혼자서만 잘해도 밋밋하다. 다른 사람의 강점을 발견해 주고 그 사람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일을 잘 해내도록 박수를 쳐 격려해 주고 팀 모두의 성과로 함께 즐길 수 있을 때 재미가 고조된다. 이 때 그 팀이 최고가 된다. 일의 현장이 공연장이 되고 매일이 축제와 파티가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행복하다.

놀이의 법칙 두 가지를 일에 도입할 때 순서가 있다. 회사에서 가장 잘하는 장기를 하나 만들어 낼 것- 이 작업이 우선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가지고 있어야 동료의 장기를 즐길 수 있다. 나는 못하고 남이 잘하면 질투와 부러움만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잘하는 것을 가지고 있을 때, 동료의 장점도 보이게 된다. 내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동료 역시 가장 잘하는 일을 들고 무대에 오르도록 열광적으로 격려하고 박수칠 수 있다. 이 두 가지만 해도 회사는 공연장이 되고 일을 놀이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훨씬 행복해 진다. 우리는 매일 일하며 산다. 일에서 재미를 찾게 된다면 적어도 하루의 2/3가 행복하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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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 윤태희
2008.11.16 19:17:05 *.193.94.106
남편이랑 영화를 보러 현대예술관에 갔다가 사보에 실린 사부님의 칼럼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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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2008.11.16 22:35:46 *.33.208.209
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그들이 전문가들..세월과 함께 익어가고 차원을 달리하는 고수...놀이의 법칙....역시..오늘도..감탄만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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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2008.12.04 10:27:15 *.128.122.83
감사합니다^^ 읽고 제 블로그로 데리고 가서 매일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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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3 20:15:25 *.212.217.154

전문가가 좋은 조직안에 있는다면,

더욱 빛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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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4 19:41:25 *.212.217.154

즐겁지 않다면 그 일을 왜 하고있는지를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것은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하겠지요.


내가, 지금, 당장, 행복할 것.

그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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