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연구원의

변화경영연구소의

2013년 2월 23일 23시 33분 등록

요즘 신문 정치면을 장식하는 단골메뉴. 바로 새 정부의 내각 및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다.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되었던 후보자는 특정 업무 경비 유용 의혹이 불거져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닐 듯 하다. 참여 연대는 후보자가 헌법재판소 재판관 시절 업무 수행을 위해 지급되는 특정업무 경비를 개인계좌로 옮겨 신용카드 대금 및 보험료 결제, 자녀 유학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가 확인됐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무기중개업체 고문논란과 사단장 시절 공사 리베이트를 수수했다는 물의, 위문금을 개인통장으로 전용 관리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한 다수의 장관후보자들에게는 항상 등장해 이제는 지겨운(?) 병역 면제 의혹이 일고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이런 뉴스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모 취업 포털에서 인사담당자 418명을 대상으로 평판조회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4%가 직원을 채용할 때 평판조회를 한다고 답했다. 평판조회를 하는 이유로는 믿을만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서가 50.2%, 업무능력을 파악하고 싶어서가 48.4%, 상사 동료와의 친화력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44.7%이었다. 한편 평판조회를 하는 방법을 묻자 답변자의 72.1%가 이전 직장 상사나 인사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한다고 답했다. 이전 직장 동료와의 전화통화는 41.9%였다. 이제 평판조회는 평범한 직장인들도 피해갈 수 없는, 인재 채용의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관문이 되고 있다.

 

check-references-300x220.jpg

 

대체 평판조회가 뭐길래? 이쯤에서 평판조회에 대해서 알아보자. 평판조회는 좁은 의미로는 고용하고자 하는 사람의 학력 및 경력을 조회/검증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넓은 의미로 사용되어 자질이나 인품, 업무 능력과 리더십까지 알아본다. 평판조회는 후보자에게 조회처(referee)를 받아서 하는 경우와 후보자 모르게 임의로(blind) 조회처를 선정하는 경우로 나뉘는데 주로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직원을 채용할 때 많이 활용된다. 임원이나 대표이사와 같은 포지션은 필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약업계에서 영업과 마케팅 경력을 쌓은 정과장은 최근 외국계 동물사료 회사의 영업 팀장 포지션에 지원했다. 1차와 2차 인터뷰에서 그는 후보자 중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그를 선택하기에 망설였다. 그의 잦은 이직이 문제였다. 회사는 1~2년을 주기로 회사를 자주 옮겼던 그가, 이 회사 또한 금새 떠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고민하던 인사담당자는 서치펌에 그에 대한 평판조회를 의뢰했다. 평판조회 결과, 그는 업무 능력과 리더십, 전략적 사고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매우 우수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주위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많았고 이에 한 두 번 응하다 보니 이직이 잦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조회 결과를 근거로 회사는 그의 채용을 확정했고 그는 현재 그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장기근속하고 있다.

 

반면 반대의 사례도 있다. IT전문가인 김차장은 모 회사의 IT팀장으로 지원해 대표이사 인터뷰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때 인사담당자는 그 회사에 김차장과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직원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그에게 김차장에 대해서 물었다. 그 결과 그의 평판은 최악이었다. 그는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고 야심 있는 성취주의자였지만 상사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다. 아무리 상사라 할지라도 자신보다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상사로 인정하지 않았고 강한 성격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마찰도 심했다. 혹시나 해서 세 차례까지 연장되어 진행된 평판조회 결과 역시 다르지 않았다. 결국 조직 융화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던 회사는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 합격의 영광이 아닌, 탈락의 고배였다.

 

평판조회를 하다 보면 두 가지 사실에 놀라곤 한다. 우선 특정인에 대한 평판은 조회처가 달라도 비슷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향,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를 것 같지만 대개 일관된 메시지가 존재한다.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영업 교육 담당자로 지원했던 김주임은 좋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 전 직장 동료와 팀장, 그리고 협력 부서인 마케팅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그녀는 매우 성실하고 근성 있는 직원이었다. 그녀는 영업팀 내에서도 교육 관련 업무를 다수 수행해 지인들은 그녀가 영업 교육 담당자로 적임자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은 평판조회에 의외로 솔직한 의견을 준다는 것이다. 흔히 지인이나 관계가 좋은 사람에게 평판조회를 부탁하면 좋지 않은 면도 포장해서 잘 말해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솔직한 의견을 얻어내는 비결은 평판조회의 기술(skill)에 달려있다. 평판조회를 할 때 처음에는 후보자의 업무 스타일이나 성과, 리더십 등에 대해서 질문한다. 그럼 사람들은 사실(fact) 위주의 대답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에 회심의 일격(?)을 가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미래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보자와 다시 일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 않는다. 또한 후보자의 성장을 위해서 계발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조언한다면?’ 이란 질문에서는 여지없이 후보자의 성격상의 단점이나 역량상의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평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우선은 성과만 챙기지 말고 사람들의 감정도 챙겨야 한다. 사업부 대표로 거론되던 안부장은 업무 성과는 훌륭하지만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감정지능은 자신과 집단의 감정을 지각하고 평가 및 관리하는 능력과 기술을 말하는데 소위 성취지향적이고 이성적인 리더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은 타인의 성공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나는 뭐하고 있는 건가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이 자만하여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하면 평판이 좋을 수 없다. 심지어 남의 공() 가로채기의 필살기로 그 자리까지 올라온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홍보대행사를 거쳐 기업체 홍보팀으로 옮겨온 이팀장은 아는 사람이 더하다싶게 대행사 사람들을 쥐어 짜는 것으로 악명 높다. 반면 같은 길을 걸어온 유팀장은 협력업체 사람들을 사려 깊게 배려한 덕에 이팀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만들고 있다.

 

당신의 평판, 조사하면 다 나온다. 그러니 일뿐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또한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가는 것이 멀리 가는 비결임을 염두에 두라. 유태 격언에는 평판은 최선의 소개장이다라는 말이 있다. 당신이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은 당신과 일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미지 출처 http://creditreferences.dnb.com/business-credit-references/how-to-get-and-check-trade-references/

 

* 필자 재키제동은 15년 간의 직장 경력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경력 계발에 대해 조언하는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클린 캐네디의 삶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김제동식 유머를 곁들인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담아 재키제동이란 필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블로그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http://blog.naver.com/jackieyou

IP *.143.156.74

프로필 이미지
2013.02.27 09:02:53 *.142.47.62

제키. 열심히 쓰는구나. 쓰는 모습을 보며 나도 힘을 받는다.  정보도 있고 사례도 있고 좋네.

먼 사례보다는 가까운 사례를 들며 누군가에게 , 한사람의 독자에게 들려 주듯 글을 풀어 쓰면

독자의 이입이 커지고 원고가 입체적이 될 듯. 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2013.02.27 09:47:46 *.252.144.139

선배님, 감사합니다.

개인적(?) 글쓰기를 벗어나 직업적 글쓰기를 시도하다 보니 조금 건조한 글이 되었나봐요.

다음 주 글은 재키의 모습이 드러나는 글이 될것 같아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리고 선배님 덕분에 제 남편이 쑥쑥 크고 있는 것 같아요.

감사 말씀 드리며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