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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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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7일 08시 55분 등록

 

 

 

 얼마전 내한 했던 오다기리죠는 볼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다.배우로서는 찬사가 아닐 수 없다.

 '메종드 히미코'에서 열연했던 오다기리죠.

 와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의 영화를 여러편 봤지만 이 영화, 유레루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유레루에서 동양의 장남과 차남의 보편적인 캐릭터를 빌어 가족이란 화소외에도  

  인간의 근원적인 소유욕과 소외감에 렌즈를 들이대고 있다.

 

 

  한 번도 소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혼기마저 놓친 장남역의 카카와테루유키.

  그는 결국 동생을 사랑하던 여자, 또한 자신도 사랑했던 그녀를  단지 '만지지마세요' 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니 동생을 따라 다리를 건너려 했다는 이유로.   다리에서 밀쳐 추락사 시킨다. 

 

 

  카카와테루유끼는  장남답게(?) 선친의 주유소를 물려 받아 고향에서의 삶을 일군다. 자신의 의지라기 보다는

 타의에 의해 견디어 온 일상인 것이다. 고향에서의 그는 누구에게나 성실성과 친절함의 대명사이다.

  

 

 

형의 우발적인 행동을 다리 건너에서 목격한 오다기리죠는  전력을 다해 형의 살인 혐의를 벗기고자 노력 한다. 

  인간은 저렇듯 다면체였을까?  

   

  카카와데루유끼가 실족사 시킨 것은 자신을 거부하는 그녀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그토록 지긋지긋해 하던 

고향에서의 단조로운  공간. 주유소에서 친절한 주유나 하면서  마감해야할 지리멸렬한 자신의 생애에

숨겨진 살의가 돌출된 것이다.  

 

오다기리 죠는 형의 그런 일그러진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다. 동생이 생각하는 형의 모습은 우직하고

 준거의 틀을 갖춘 마음속의 고향같은 존재여야만 했던 것이다.

마지막 심리에서 동생은 형을위해서라는 미명하에 형의 실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증거를 진술한다.

형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듯한, 그때껏 보아온  형의 모습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카카와데루유끼가 칠년의 형기가 끝나고  거리에서 마주 선 형제. 오다기리죠는  울며 형에게 외친다. 

 "형! 집으로 가자!

 

'집' 여기서 집이란 안전한 곳. 또한 형의 일상으로의 복귀, 오다기리죠가 기대하고 믿었던 형으로의 역할의 복귀를 뜻한다.

이 대사와 형제의 눈물로 인해 영화의 엔딩은 화해로 마무리 된 듯 보인다. 다른 결말을 기대했던

 나는 가볍게 실망했다. 가족사에 참신한 결말을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였을까.

 

영화가 끝나고 가족, 형제. 또한  타인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 다시 말해 타인이 내모습이기를 바라는 나와

덧칠하지 않은 내 모습의 차이는 어떤 것일까 내내 생각에 잠겨 집으로 돌아왔다. 

타인이 은연중 기대하는 역할,  그것이 그 자신에게는 갑옷처럼 답답했을 것이다.

 

메종드 히미코에서 흰 드레스 셔츠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각인시킨 오다기리 죠의

폭넓은 연기가 돋보인 작품. 카카와테류유끼 또한 여러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 

 제목 '유레루' 는 흔들리다는 뜻으로 언제 우리의 역할이 어떤 동기로 촉매되어 흔들리게 될지 모르는 일상의 위태함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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