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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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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4일 01시 27분 등록

 

지난 주말의 카페는 분주했다. 다리가 저리도록 서 있었고 옷이 다 젖도록 땀을 흘렸다.

봄 때문이다. 사람들이 죄다 밖으로 밖으로 뛰쳐나왔다. 곧 꽃이 필 모양이다.

 

반가운 소식 하나 더. 「고민하는 힘」의 저자 강상중의 두 번째 고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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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이 책을 읽고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가끔 내 생각은 참 훌륭하다. 문제는 실천.

읽다가, 그러다가 멈췄다. 이유는 늘 오만가지. 실천은, 그래서 꽝이 됐다.

 

오늘도 나는, 휴식을 위해서 너무도 분주하다. 지금도 가만히 있느라 엄청나게 바쁘다.

그래서 뭔가로 대신한다.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 물론 올해가 계속 이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니 이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그 언젠가의 나는 분명 이런, 바쁘단 말도 할 새 없는 날을 꿈꿨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리되지 못한 날 것 그대로의 글을 옮긴다. 내 훌륭한 정리 계획은 그러니까 이제 끝났다.

아, 행복하다.

 

***

 

우리에게 중요한 삶의 보람이나 살아가는 의미, 그리고 행복감은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생의 의미는 막연하게나마 행복감과 거의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약 살아가는 의미가 행복감에 있다고 한다면, 인생의 의미는 행복을 느끼는 마음가짐을 가리킵니다. 이 마음가짐은 극히 개인적인 사건이며, 동시에 사회적인 조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행복한 것이라 느껴 왔는지를 보도록 합시다.

 

우선은 뭐니뭐니 해도 돈입니다. 월수입이 수억 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먹고사는 데 곤란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수입이 있기를 바라고, 거기에 더해 소소한 취미 활동이나 교제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직장에 다녀야 하는데, 이왕 다닐 바에는 그런대로 보람 있는 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정 문제. 열애라고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다투지 않는 정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반려자가 있기를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아이도 몇 명 두었으면 합니다.

 

건강도 중요합니다. 종합검진 결과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치명적인 병에는 걸리지 않아야겠지요.

 

그리고 또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노후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은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일찍 죽는 위험보다는 장수에 수반되는 위험이 더 커졌습니다. 그러니 되도록 오랫동안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또 건강한 동안 되도록 노후를 대비하여 저축을 하려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리 비참하지 않은 후반생을 보낼 수 있다면, 그런대로 합격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입장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차이가 있고 서로 의견도 갈리겠지만, 아마 이런 점들이 지금까지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느끼는 것의 최대공약수가 아닐까요.

 

이렇게 말하면, 고작 그 정도야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범하다, 너무나도 평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시시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실제로 이 정도의 조건을 행복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중략)

 

‘고작 그 정도’의 행복에도 매달리지 못하고 탈락하여 자신에게 그런 행복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 버린 사람들이 곧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100만 명 이상의 우울증 환자입니다. 또 그들이 1998년 이래 연간 3만 이상이라는 비정상적 눈금을 새기고 있는 ‘자살자’가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자살자’는 공식적으로 연간 3만 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행방불명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두 배로 뛰어오른다고 합니다. 우울증 환자의 수는 물론 ‘그나마 의사에게 상담하러 갈 힘이라도 남아 있는 사람들’의 숫자일 뿐입니다.

 

(중략)

 

그렇다면 우리는 평범한 행복의 감정에 잠길 수는 없는 걸까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무엇을 행복이라 느끼는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뀌면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음..

나에게 행복이란,

이 책의 정리를 과감하게 포기한 바로 지금이다.

와인 한잔해야겠다.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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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3 00:55:30 *.119.171.144

신형철의 산문을 읽다가... '결심'이 아니라 '방심'을 해야 하는 것이다.'

란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론가는 그 자리에 시가 찾아 온다고 썼지만, 

어쩌면 그 자리에 행복이 찾아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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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00:39:06 *.114.233.196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는데 시작하지 못했어요.

그게 뭐였을까.

어쩌면 시? 어쩌면 행복? 어쩌면 사랑?

뭐, 그런 것들이었을 것 같아요.

좋은 시간이 또 생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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