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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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의

  • 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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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일 08시 35분 등록
 
선생님께서 수업 중 다음과 같이 커멘트 해 주신 적이 있다.

"성우야, 모든 사람이 다 회사를 나와서 1인 기업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사회에는 회사 내에 좋은 관리자가 필요하다. 너는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해 보거라."

내가 연구원을 하던 시기는 개인적으로 회사 내에서 적절히 포지셔닝을 못해서 매우 힘든 시기였다. M&A를 통해 인수된 회사에 도리어 우리 본부가 편입되면서 대거 입사한 새로운 경영진들과 코드를 맞추지 못하면서 개인적으로 회사 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연구원 과정을 통해서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나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회사 내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은 프리젠터였다.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익히고 이해한 후 알기 쉬운 용어와 스토리로 쉽고 재미있게 고객에게 전달했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이해와 설명은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으며, 그 반응은 영업들을 통해 피드백되어 나에 대한 좋은 평판의 밑바탕이 되어 주었다. '고객이 원하는 그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나는 그것을 발표에서 찾을 수 있었고, 그것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되었다. 이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만 했다. 책을 읽고 관련 잡지를 읽고 시사에 밝으며, 최신의 기술과 오래된 인문학을 동시에 잘 알아야만 했다. 그래야만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독서와 조용히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강점과 회사 내 역할이 연결되게 되었다.

이러한 역할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팀장 역할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다. 자신감을 통한 여유가 있으니 팀원들에게 과감한 위임을 할 수 있었다. 반대로 보면 내 역할이 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팀원들의 일에 일일히 간섭할 수도 없었다. 결과에 대한 기대치/목표치만 상호 합의하고 진행 방식은 철저히 자율에 맡겼다. 다행히 팀원들은 이러한 팀 분위기를 아주 좋아해 주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선생님 말씀대로 좋은 관리자가 되는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좋은 관리자란 무엇일까? 좋은 관리자는 팀원들에게 최대한 많은 자유를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전체적인 방향과 지침만 내릴 뿐(이것도 협의해서 결정한다)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다만 결과에 대한 기대치 또는 목표는 사전에 세팅한다. 그 기대치에 부합되는 한 수행 과정은 전적으로 팀원의 자유이다. 방법 뿐만 아니라 위치와 시간도 최대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일하는 위치와 자유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불편함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좋은 관리자가 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좋은 직원이어야 한다. 즉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분명한 역할이 있어야 한다.관리자라는 지위 이전에 스스로 경쟁력 있는 역할을 가지는 좋은 선배 직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팀원들이 존경한다. 실력 없이 내리는 지시와 명령에는 권위가 없다. 권위는 팀원들의 신뢰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을 기반으로 팀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익혀야 한다. 별것 없다. 팀원들을 사랑하면 된다. 그리고 먼저 책임지면 된다. 이 단순한 원리를 이해하기까지 많을 길을 돌아와야 했다.

'멀티플라이어'라는 책이 있다. 멀티플라이어는 팀원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팀장 혹은 리더를 가리킨다. 팀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이 인정과 격려이다. 실력을 인정해 주고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선생님은 자신의 삶을 통해서 좋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 주셨다. 선생님께서 활동하셨던 공간이 회사가 아니었다고 해서 그 원칙이 회사 내에 적용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선생님께서 실행하셨던 '어제보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습니다'라는 비젼은 회사 내에서 더욱 필요하다. 어제보다 성장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희망을 가슴 속에 숨긴채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회사 내에 아직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의 삶의 미션은 정년 혹은 퇴사 전까지 좋은 관리자로 살아가는 것일 것이다. 선생님께서 그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감사하다. 그리고 미치도록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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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3 14:28:32 *.72.16.231

전 이제야 만1년을 조금 넘긴 새내기 직원이라서 관리자가 되기까지는 한참 걸릴테지만, 앞으로 제가 가야할 길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와 같은 글이어서 너무나 좋네요. 저는 우선 좋은 팀을 관리하는 법보다는 저 자신을 관리하는 법에 적용을 해 보아야 겠네요.

좋은 글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저도 구본형 선생님이 너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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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5 15:48:12 *.143.156.74

이번에 사부님 보내드리면서 선배랑 나랑 참 많이 비슷한 인간이구나 싶었어요.

선배가 있어서 사부님 잘 보내드렸어요.

늦었지만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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