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연구원의

변화경영연구소의

2014년 2월 3일 10시 06분 등록

헤드헌터로 일하며 마음 속에 품은 질문 하나.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해도 전문성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슷한 규모의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20년간 항암제 영업을 해온 김이사와 박이사의 역량 차이는 확연했다. ‘한국시장에서 항암 약물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사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이사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의사 고객으로부터 약물의 효능과 효과에 대한 지지를 얻어 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박이사는 항암제를 처방하는 의사고객들은 세일즈 프로모션에 민감하므로 그들에게 어떤 이익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이사의 답변은 20년간 필드를 누빈 영업 전문가의 그것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종종 구직 현장에서 만나는 직장인들 중 무림 고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고수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레비틴은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스케이트 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수, 숙달된 범죄자, 그 밖에 어떤 분야에서도 예외는 없었다고 말한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을 연습한 것과 같다.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10년의 규칙을 발견했다. 바이올린, 수학, 체스 등 어떤 분야든지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가가 되려면 대략 10년 동안 연습에 전념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열일곱 살에 체스 일인자가 된 신동 바비 피셔는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9년간 호된 훈련을 했다.

 

그렇다면 누구나 1만 시간 혹은 10년을 연습하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되는 걸까? 하루 여덟 시간씩 5일을 근무하는 직장인은 일주일에 마흔 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할 때 5년이면 고수가 될 수 있을까? 위의 2가지 연구 결과는 이미 전문가가 된 사람들을 분석한 후향적(retrospective) 연구 결과다. 결국 1만 시간 혹은 10년을 연습한 사람 모두가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다음의 세 가지로 생각해 보자.

 

첫 번째는 재능의 문제일 수 있다. 헤드헌터 경력 3년 차의 윤대리. 그녀는 요즘 고민이 많다. 남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웬일인지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팀의 홍대리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설렁설렁하는 것 같지만 자기보다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그녀를 볼 때 마다 자괴감이 밀려온다. 사실 윤대리는 헤드헌터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역량들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같은 고객과 미팅을 해도 윤대리와 홍대리가 파악한 키 메시지가 다르다. 홍대리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정교한 후보자 서치 전략을 수립하는 반면 윤대리는 헛다리만 짚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성과가 다를 수 밖에.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어찌어찌 하다 자신의 일을 결정한다. 그 어찌어찌 하게 된 일이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에 맞는 일이 아닐 경우 비극은 시작된다. 몸과 마음을 바쳐 열심히 하는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면 엉뚱한 우물을 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번지수를 제대로 찾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봐야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그것에서 출발해야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연습의 질에 관한 문제일 수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다섯 번 우승했고 매년 유럽 프로 축구단과 계약하는 선수가 900명에 이른다. 또한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펠레, 호마리오, 호나우도 같은 유명한 축구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브라질에서 유독 유명한 축구선수들이 다수 배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일은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유전자와 환경, 즉 선천적 요소와 후천적 요소의 결합으로 본다고 말한다. 브라질의 기후는 운동하기에 적합하고, 축구에 대한 깊은 열정을 품은 다양한 혈통의 인구 1 9,000만이 있으며, 그 중 40퍼센트는 절망적으로 가난할 뿐 아니라 축구를 현실에서 탈출하기를 간절히 꿈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브라질이 훌륭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것은 1950년대 이후로 공을 빨리 다루는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특별한 방법으로 훈련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심층 연습이 오늘날의 브라질 축구 선수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심층 연습이란 무엇일까? 탤런트 코드』를 지은 대니얼 코일은 심층 연습(deep practice)을 통해 재능이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일은 심층 연습의 핵심은 실수를 많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수를 하고 그것을 교정하면서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 더 민첩하고 우아한 스킬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얼음으로 뒤덮인 비탈길을 오를 때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흡사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스위트 스팟을 찾는 것이다. 스위트 스팟은 본인의 능력과 도달해야 할 목표 간의 격차가 가장 작은 지점을 말하는 것으로 현재 능력보다 다소 위에 있는 목표를 선택하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핵심이다. 도일은 어쩌면 연습이 선천적인 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마지막은 앞의 두 가지 요소인 재능과 심층연습의 기반이자 선행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인가의 문제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은 일을 잘 하면 인생이 고달프다. 그 일로 밥벌이는 될지언정 사는 재미가 없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 인생의 다수의 시간을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것은 고문이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은 일을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면 그것은 고역이다. 발레리나 강수진도 피겨의 여왕 김연아도 누가 시켜서 그렇게 연습 벌레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피카소는 2만 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고 아인슈타인은 240편의 논문을 썼고 에디슨은 1,039개의 특허를 신청했다. 이들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을까? 좋아하는 일이다 보니 매일 해도 즐거웠고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계 최고가 되었을 것이다.

 

고수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결국 자신이 잘 하는 일을 조금씩 목표를 높여가며 연습하고 즐기면 된다. 직장인이라면 점검해 보자. 자신의 업무가 진정 자신이 잘 하는 일인지,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전하며 심층 연습을 하고 있는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즐기며 일하고 있는지 말이다. 사람들은 핑계대기를 좋아한다. 재능이 없어서, 심층 연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서, 먹고 살기에 바빠서 즐기는 일을 할 여유가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이해한다. 모든 사람이 무림의 고수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닐 테니까. 하지만 한 가지는 기억하자. 신동이나 천재로 불리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들은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어 하는 강박적인 욕망, 즉 완벽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결국 무림 고수는 완벽함을 갈망하는 사람들이다. 그대가 만약 자신의 일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직장인이라면 그대도 무림 고수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오늘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기를 바란다.

 

필자 재키제동은 16년간의 직장 생활을 기반으로 직장인들의 경력 계발에 대해서 조언하는 커리어 컨설턴트이자 유수의 기업에 핵심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클린 캐네디의 삶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김제동식 유머를 곁들인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담아 재키제동이란 필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블로그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http://blog.naver.com/jackieyou

IP *.252.144.13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