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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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4일 10시 06분 등록

나는 헤드헌터다. 후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포지션을 제안하고 경력 계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내 일이다. 하지만 나 역시 헤드헌터로부터 전화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나는 다국적 제약사 홍보팀에서 일하다 영업팀으로 이동했는데 홍보 포지션으로의 이직을 권유 받곤 했다. 그 시절 헤드헌터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을까? 이 사람을 믿고 이직해도 되는 것일까?’ 헤드헌터들로부터 연락을 받는 당신도 그들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들을 제대로 찾고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우선 이 질문부터 시작하자. 이직을 할 때 개인 지원하는 것이 좋을까, 헤드헌터를 통하는 것이 좋을까?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헤드헌터를 통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편리하다. 헤드헌터는 회사와 포지션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면접이나 연봉협상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 지원자를 더 선호할 수 있다. 헤드헌터를 통하면 채용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별로인(?) 인재를 싸다는(!) 이유만으로 채용하지는 않는다. 정말 좋은 인재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그 외로 지인을 통해 지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추천인이 누구인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추천인이 조직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핵심인재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음으로 아주 기본적인 사항 한 가지를 알고 넘어가자. 헤드헌터는 기업으로부터만 수수료를 받는다. 헤드헌터가 구직자에게 금전을 요구한다면 사기꾼으로 간주해도 된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이직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데 헤드헌터의 전화를 받았다면 누군가 당신을 유망한 인재로 추천한 것이다. 그러니 헤드헌터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필요는 없다. ,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자.

 

중개인일까, 컨설턴트일까?

이 질문의 답변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가 정답이다. 헤드헌터는 이직 중개인일 수도 있고 커리어 컨설턴트일 수도 있다. 중개인이 필요하다면 자신이 이직을 하고 싶은 포지션을 담당하는 헤드헌터를 찾아 가면 된다. 잡 포털이나 서치펌 홈페이지의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관심이 있는 포지션을 담당하는 헤드헌터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의 프로필을 밝히고 어떤 회사인지, 자신이 지원자격이 되는지 등을 문의한다. (가끔 개인 정보를 전혀 밝히지 않고 포지션을 문의하는 구직자들이 있다. 헤드헌터는 진행 후보자에 한해 포지션 정보를 공개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만약 해당 포지션을 진행하기로 했다면 헤드헌터에게 회사와 포지션에 대한 세부 정보를 물어보자. 채용 배경은 무엇인지, 상사는 어떤 사람인지, 회사가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담당업무가 무엇인지, 이 포지션으로 이동했을 때 경력상 어떤 이익이 있을지 등등을 물어본다. 만약 이런 질문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그 헤드헌터는 이직 중개인일 뿐이다. 그 포지션이 끝나면 연락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과 전문성이 우수한 헤드헌터라면 향후에도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용할 수 있다.

 

직접 만나 자신을 어필하라

나는 내가 담당하는 포지션에 면접을 보는 후보자는 반드시 만나 본다. 서류상에 나타나는 학력과 경력 정보만으로는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기 쉽지 않지만, 만나보면 대략 감(?)이 온다. 사전 면접을 한 후에는 고객사에게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도 한다. 생각지 못한 폭탄(!)인 경우에는 경고를, 서류보다 괜찮은 경우에는 적극 권유의 코멘트를 전달한다. 가끔 헤드헌터의 사전 면접 요청을 거절하는 후보자들이 있다. 헤드헌터한테까지 면접을 봐야 하느냐가 이들의 주된 반응이다. 나는 이런 후보자들은 추천에서 과감히 배제한다. 상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인재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당 포지션에 의사가 있다면 헤드헌터를 만나 자신의 경험과 적극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다. 또한 헤드헌터에게 우호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헤드헌터와의 미팅을 모의 면접이라고 생각하고 매너있게 행동한다면 다른 이직의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아진다.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용하라

모 대기업 금융 계열사 인사팀에 유수의 해외 대학을 졸업한 재원이 있었다. 그는 입사 이래 8년 동안 급여 업무만을 담당했다. 보수도 좋고 누구나 알만한 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으로 그는 묵묵히 일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기고 보니 그는 이직이 불가능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나이에 비해 전문성이 부족한 인재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인사 전문가가 되려면 채용, 급여, 평가, 보상, 교육 등 HR의 전반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그에게 자신의 경력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커리어 컨설턴트가 있었다면 그 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믿을만한 헤드헌터가 있다면 그를 커리어 컨설턴트로 적극 활용하자. 꼭 이직이 아니더라도 직장에서 있을 수 있는 다양한 경력 계발 이슈에 대해서 상의하면 좋다. 요즘은 헤드헌터도 산업별 전문성을 갖추고 일하는 추세다. 나는 제약회사에서의 근무 경험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전문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다. 나는 구직자들에게 전반적인 헬스케어 산업의 동향과 주요 회사들의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의 경력 가치 평가를 통해 이직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알려준다. 유능한 커리어 컨설턴트와 지속적으로 교류한다면 경력 계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경력 공백이 8년이나 있는 여약사의 재취업을 도왔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훌쩍 흘렀고 나이는 들고 공백은 기니 그녀가 갈 수 있는 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관점을 전환하니 길이 보였다. 제약회사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병원 사무국장에 도전해 합격한 것이다. 고팀장님은 모 정부산하기관 대표의 수행비서로 출근하게 되었다. 유수의 기업에서 홍보팀장으로 16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그였지만 공백이 길어지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연결한 인연의 끈이 이번에는 제대로 이어졌다. 나는 내 일이 복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구직자들에게 눈에 보이는 안내자로 그들의 인생 경영을 돕고 있다고 자부한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아름다운 나의 인생 하나를 건설하고 싶다.

 

언젠가 한 번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스스로 설계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을 살 필요가 있다.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햇빛 가득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아름다운 인생 하나를 건설해야 한다. 아름다운 그날 하루를 내 삶의 국경일로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 구본형의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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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재키제동은 16년간의 직장 생활을 기반으로 직장인들의 경력 계발에 대해서 조언하는 커리어 컨설턴트이자 유수의 기업에 핵심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클린 캐네디의 삶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김제동식 유머를 곁들인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담아 재키제동이란 필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블로그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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