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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9일 12시 34분 등록

그대의 공을 가로채거든

   
류야.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상견례에서 너희기수. 열 명의 동기, 낯선 얼굴 중에도 첫 눈에 띄었던 네 모습이 기억난다.
나중에 동기들간에서는  잦아들었지만 온 몸으로 너를 중심으로 서고 싶은 에너지가 몸 밖으로 빛을 발하고 있더구나.
그러므로 후에 그대가  내게 직장상사와 후배와의 관계에 대해 긴 시간 불편함을 호소했을 때에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불편한 관계를 살펴보니 그 시발점과 반복되는 패턴은 바로 어디서건 무대의 중심이 되고 싶은 그대의 인정욕구와도 맞닿아 있더구나.

 인정의 욕구로 존재감을 느끼는 건 우리 인간의 공통적인 욕구중 하나이다. 다만 그 크기의 차와 사고의 폭이 다를 뿐이지.

때문에 인정의 욕구가 큰 이들이 집단을 위해 일할 때 느끼는 피로감은 훨씬 크다. 왜냐하면 주어진 역할의 책임감이나 집단을 위해서가 아닌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부각시키기 위한 행위, 즉 인정받고 싶다는 기대로 일을 하기에,
누군가 그 사실을 인정해 주지 않거나 주목을 받지 못함은 물론 그대가 늘 토로하던, 상사의 공, 후배의 공으로 인정되는 것을 보는 것은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이 되는 것이지.  

그 괴로움은 상상을 초월해서, 무기력은 물론, 그 일로 인해 인정받았다고 생각되는 타자가 견딜 수 없이 미워지는 심리적상황에 종종 봉착된다.  우리가 함께 상담하면서 발견해낸 그대 관계의 패턴이, 바로 이것이었지.  스스로는 한없는 인정의 말을 듣고 싶으면서 타자에게는 인정의 말, 고맙다, 잘했다, 멋지다. 수고했다라는 말에 인색한 아이러니의 태도.  

류야.

주목받고 싶다는 것은 좋은 장점이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동기로도 훌륭하지. 그러나 그것에는 반드시 예절이 필요하다.
 아무리 그대가 보기에 일을 잘 하지 못하거나 하물며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거처럼 보이는 상사와 동료, 후배에게도 그들의 역할을 존중해야만 관계시너지가 일어나 연합하고 그들도 결국은 너를 주목하게 되는구나.

일은 가장 열심히 했는데 스포트라이트는 늘 다른 사람의 것이라서 억울했다는 너는 공부를 통해 머리로는 이제 관계의 진리를 이해 한 듯하다. 그러나 다른 부서로 이동해서도  그런 장면을 아직도 가끔은 본다는 거, 역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실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 그런 때는 우리가 공부했던 그 마음을 상황에 비추어 보거라.

직장에서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까지 회사가 급여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도 기억하고.
또한 무대 아래서 조력자로 남고 싶다는 어떤 이들의 말조차도 기실은 잘 존중 받고 싶다는 심리가 기저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좋겠지.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고사는 논어의 ‘눌언민행, ’군자는 말은 신중하게 실행은 민첩하게 하려고 한다’또
위정편의 '말하기 전에 행동하고, 행동하고 나서 말하라'는 말도 전하고 싶구나. 인정 받고 싶어 말이 앞서면 행동을 하여도 그 빛이 제대로 나지 않으니.

당부의 말이 길었다.

이제 곧 사월이구나. 봄꽃을 피우려 많은 것을 인내하며 기다려 왔던 꽃들이 한껏 망울을 터트리는 시간.
그대가 예민하게 했던 그 질문들로 인해 같은 고민을 했던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그대에게는 겨우내 기다려왔던 봄 꽃이 될 수도 있겠구나.  


그대가 물었던 또 하나의 질문, 늘 누군가를 배려한다고 배려하는데 타자가 그것을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는 거, 다음 편지에 쓰도록 하마. 분주하던  삼월이 갔으니 시간을 내어 하릴 없이 꽂 그늘 아래도 걸어보거라.

꽃그늘 아래서도 여전히 멋질 그대에게. 

                                                                                                                                                                         예서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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