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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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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8일 20시 54분 등록
안녕하세요.

구본형선생님의 '사자같이젊은놈들'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를 소개하겠습니다.

전 23살의 군대갔다온 남자입니다.

현재 서울소재 모대학 법학과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선생님의 책을 처음 본것은 02년 가을인가 겨울인가.. 싶네요.

군대에서 신문을 보다 책소개를 보았고 휴가나갔을 때 구입해서

아주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진심입니다.)

어디서부터 제 고민을 풀어놓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선생님께서 답변을 해 주시리라 믿고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

다소 두서없고 어지럽더라도 용서해 주십시오.

지금 법학과 2학년입니다.

군대는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빨리 갔다온 덕에

작년에 1학년 2학기로 복학하였고 이제 2학년에 올라온지 한달 남짓되었습니다.

전 지금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시반에도 소속되어있어서 제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답니다.

물론 아직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수험단계는 아니고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요즘들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과연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매우 고민중입니다.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모르고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지도조차 잘 모르고 있답니다.

사실 전 법학과에 오면서도 그저 선생님과 부모님의 뜻대로

별 고민도 없이 지원했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제 미래에대한 신중한 고민이 없었고 직업들에대한 탐색또한 없었습니다.

이렇게 맹목적으로 만들어진 제 방향과

저의 꿈...

물론 사법시험에 합격한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일 이대로 주저 않는다면... 또한 된다하여도

제 가슴 속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법조인이 된다한들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미래에 만족하지 못하고

'왜 그때 치열한 고민도 없이 살았을까?'

'나는 대체 무슨꿈을 가지고 살았던 것일까?'

등등의 고민을 하면서 후회로 가득찬 탄식만 하게 될까봐 무척 두렵습니다.

저는 저의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진정 앞으로 평생동안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가야 할지

무슨일을 통해 나의 만족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도대체 아는 것이 없습니다.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레 주위로부터 받아들여 생긴 맹목적인 목표일 뿐입니다.

제겐 목표가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번듯한 직업을 통해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뿐입니다.

방금도 형법책을 그저 글씨만 읽다가

도저히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어 밖에나왔습니다..

솔직히 사법시험에대한 두려움 덕에 이렇게 고민하게 된것같습니다.

처음엔 막연한 사시에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본질적인 제 진로에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진정으로.. 진정으로 무엇을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는지 말입니다.

이렇게 목적없이 떠돌다 그저 그렇게 살게될까봐 두렵습니다.

제가 허황된 목표라도 분명한 방향만 있다면 이렇지는 않을것입니다.

왜 고등학교때 진지한 진로에대한 고민을 안하고 왔는지 후회됩니다.

이제라도 고민을 하게 되었으니 다행이겠지요?

아직 젊으니까 지금부터라도 되겠지요?

그러나 도대체 무엇을 목표로 한단말입니까?

자유는 있지만 그 자유를 어디다 써야할지 몰라서 주저하고있는

제 자신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어디서부터 가닥을 잡아 찾아올라가야 하는 것일까요?

도대체 어디서부터요?!

지금 제 친구들은

모두들 진정인지 덩달이인지는 모르지만 다들

사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저역시 손놓고있자니 두려워서 덩달아 책에 손을대고는 있지만

머리속엔 온통 고민과 잡념뿐.. 진정 공부를 하고있질 않습니다.

아니 못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들어도 그때뿐.. 담배를 피워도 그때뿐..

오히려 그것들을 하는동안 시간만 낭비했다는 자책감만 늘어갑니다.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놀고도 싶은데..

본래 가장 실속없는 자가 가장 바쁘다고.. 제대로 하는것없이

시간의 촉박함만 느끼며 갈피도 못잡을채 헤매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되지도 않는 공부를 한다고 얽매여 진정한 나를 찾지 못하는것보다는

얼른 세상속에 눈을떠 나의 미래를 찾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또한 또다른 방황이 될까봐 주저하게됩니다.

답답한 마음에 적성검사를 받으니

ic형인가 그렇답니다.

1순위ic 2순위rc 3순위ir인가 그렇답니다..

ic형이... 연구/관습형 이라던가..? 홀랜드적성검사? 인가 그렇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얼른 목표를 정해 정신없이 매진해도 힘든 세상에서

23살이 되도록 자신의 방향조차 정하지못하고

남들에 휩쓸려 덩달아 엉거주춤 걷고있다고 생각하니

그 한심스러움이 이를데 없습니다.

구본형선생님... 어떻게 해야합니까?

사자같이 젊은 놈들에 나온 젊은이들은

그나마 자신에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아는 친구들 같았습니다.

저는 도대체 뭘까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제 막연한 꿈이라면...

의사와 프로듀서입니다.

물론 이분야에 지식도 전무하며.. 그저 하고싶다는 것뿐입니다.

변호사나 공무원도 되고싶습니다.

그 러 나!

이런 직업들을 통해 저를 이루어내고 싶은것이 아니라

그저 위 직업들의 사회적 지위와 그 보상 그리고.. 흥미에서 연유된 것뿐입니다.

가슴속을 아무리 뒤지고 후벼내어도

제 진정한 소망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숨만이 나옵니다.

철장속에 갇힌 새는 나가고싶은 욕망이라도 있겠지만

전 도대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날개는 있지만 날지못하는 박재된 새입니다.

모양만 그럴듯한... 그런놈입니다.

제 어지러운 심정... 정말 간절합니다.

써놓고 읽어보니 정말 두서없고 황당하네요.

그러나 고치지 않겠습니다.

구본형선생님!

빛과같은 한말씀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IP *.94.1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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