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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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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20일 16시 47분 등록

안녕하세요? 구본형 선생님....
진로와 미래에 대한 문제들로 답답한 맘 전할길이 없어
웹검색을 하다가 우연치 않게 이곳에 오게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고민으로 걱정하고 계시다는걸 글 올라와 있는거
보면서 알게되었습니다.

간단히 저 소개를 하자면...
지금 필리핀에서 어학연수중인 24살의 학생입니다.
올해 초 제대 후 곧 바로 이곳 필리핀으로 바로 오게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이곳에서 자리를 잡게 되셔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이곳으로
오게되었지요.

이곳 생활이 여유있고 한가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다 보니까 제 앞길의 심각성을 이제야 깨닫고(한심하지만... )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립니다.

이곳 필리핀에 것은 영어 공부를 하기위해 왔거든요. 근데 요즘 부모님 경제 사정이 안좋아서 지금은 그냥 집에서 혼자 책보고 이래저래 있는데 이렇게만
있으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막 밀려오더라구요.. 막상 내년에 복학인데
준비해 놓은 것도 없고...

솔직히 군대에 있을때에도 이런 고민을 안했던건
아니지만 그냥 무턱대고 학교 다시 복학하면 된다는 무책임하고 안일한 생각
에 별 문제 없으리라 굳게 믿고 그런 맘만가지고 그럭저럭 군생활하고 이곳에 왔습니다. 이곳에 와서 영어만 확실히 끝내고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제가 계획한 것들과 현실과 역시나 다르더군요 ..
이곳 필리핀에서 가족들과 같이 살게 되다보니까 긴장감이 풀려서
생활이 점점 나태해지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게을러지고.... 자연히 영어 공부도 소홀해지고..

원래는 어학원을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할 계획이였는데 지금의 집안 여건상
현재로선는 힘들어서요... (다 핑계인거 알고 있습니다....)

혼자서 공부해보려고 하는데 조금하다가 흐트러지고 그만두게되고
매번 의지가 나약하고 나태한 저자신을 발견하게 될때마다 정말 제 자신이
싫어지고 증오스럽기까지 합니다.
집중도 잘 안되고.. 예전처럼
머리도 안돌아 가고....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불안하고 초조하기만 합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상담받고 싶은 문제는 제 전공 과 진로 문제입니다.
그에 앞서 우선 저의 학창시절을 먼저 말씀드리는게 저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것같아 먼저 중고교시절에 저의 모습을 짧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냥 학교 공부에만 열씨미하던 소위 모범생축에 끼는 학생이였습니다. 뭐 특별히 잘 하는것도 없었고, 성격이 내성적이라서 활발하지 않아서 몇몇 친한 친구들하고만 어울렸구 , 정적인것들을 더 선호하고 공부만 하는 선생님들이 딱 좋아할만한 착한(?)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공부 잘하던 초등학교 동창인 녀석 같은 반이 되어서
덩달아서 공부를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지요.
첫 시험에서 목표치에 도달은 못했지만 그래도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왔다는 만족감에 공부하는것이 막연히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성적을 유지해야겠다고 의무감 아닌 의무감에 사로잡혀
계속하면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학이였습니다....
암기과목이나 여타 다른 과목들은 그런데로 공부한 만큼 성적이 좋았지만
수학과목은 노력해도 점수를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안해서 그렇겠거니 하면서 노력을 꾸준히 더 해봐도 다른 과목들에 비해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서 연합고사를 준비해야 되는 중3수험생이 되었죠.
그 당시에도 역시나 제일 문제였던 과목은 수학이였습니다.
기초가 잡혀있지 않아서 인지 제게는 꾀나 부담이 되었고
항상 불안한 맘으로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험을 보고서 진학을 하게되었지만 고등학교와서도 수학은 항상 저를 힘들게 하는 과목임에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래서 학원도 다녀보고 과외도 해봤지만 잘 안되더군요...

그래서 고민을 하게되었습니다. 과연 이과를 가느냐 문과를 가느냐....
저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저로서는
힘든 결정이였지요. 이상하게 수학은 못했지만 막연하게 이과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확신이 없던 저는 "수학을 못한다고 이과를 포기하는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라는 수학 선생님의 말씀에 힘입어 이과로 진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의 수학 실력은 나아지질 않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힘겹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차근차근 수능을 준비했고 최선을 다하면서 공부 했었지요... 공부를 하면서 차차 느낀건데 공부를 열심히 하는거랑 공부 잘하는거랑은 비례하지 않을음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즉 저의 한계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암튼 이래저래 고3 수능시험은 다가왔고.. 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서 치룬 시험의 결과는 처참하리만큼 형편이 없었습니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저에게도 한가닥 희망은 이었습니다.
내신성적만으로 갈수있는 서울소재 대학이 있다는 정보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알게되었고 학교장 추천을 받아 내신성적만으로 지원을 할 수 있게되었습니다.수능에 비해 내신성적이 좋던 저로서는 둘도 없는 기회였지요.

그렇게 인연이 닿아 응시를 하게 되었는데 무슨 과를 지원할지가 고민이었습니다. 막연하게 대학만 바라보고 공부만 저로서는(참 대책없지요... ) 막연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는 학부제를 운영하고 있어서 1년동안 적성을 찾은 뒤에 과를 정할수가 있었습니다 . 잘되었다 싶어 공학부로 지원을 했고
운좋게 합격을 할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대학교.... 1학년때는 남들 다 그런것(?) 처럼 동아리 활동하고 친구들와 어울리며 별 생각없이 열심히 즐겼지요... 저의 미래에 대한 준비도 없이 그냥... 정작 큰 문제는 간과하고서 말이죠... 1학년을 그렇게 마친후 학과를 선택해야되는 시기가 되었는데 좀 망설여 지더라고요... 전자과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귀가 얇은 저는 전기과에 재학중인 고등학교 선배들과 친구들의 권유로 덩달아서 전기과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 후로 집안 사정과 군대 문제때문에 학교를 휴학하게 되었고 군대를 다녀온 후 지금 여기까지 와있습니다. 막상 전역하고서 내년에 복학 하려고 하니까 막막하고 해놓은것도 없고 무책임하게 결정하고 휴학하고 온 학교를 복학하려니까 막막하고.... 정말 수학이 약한 제가 전기공학을 할수 있을런지...
굉장히 혼랍스럽습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도 자아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이러저리 방황하고 있거든요..

정작 제가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원하고 뭘 잘하는지 적성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겠거든요....
이제 제 인생을 책임지고 꾸려 나가야되는데... 아직도 저는 이러고 있네요...
이런 저런 생각들로 공부는 안되고 머리 속만 복잡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말 벼랑끝에 몰려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냥 이런 현실이 꿈이였으면 하는 생각도 들정도로요.....

군대까지 다녀와서 이러고 있는 제 자신이
정말 한심하고 형편없이 느껴지지만 현실이 이러하기에 선생님께 조언을
얻고자 창피하지만 도움을 청해봅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게 두서없이 써버렸네요...
저 정말 간절합니다 .꼭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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