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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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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20일 19시 03분 등록
저는 하고 싶은게 무지 많습니다.
서점 주인도 하고 싶고, 도서관 사서도 되고 싶고,
심리학공부도 하고 싶고 경영컨설턴트도 되고 싶습니다.
현재 26살입니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한 후 회사에서 회계파트에서 일하다
우연한 기회로 경영컨설팅 업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회계파트 일은 늘 반복되고 지루했던 반면
컨설팅 일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연봉제 설계 관한 프로젝트였는데
제 직무도 아니었고 잘한다고 해서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도 않았지만
제 업무를 소화해 내면서
책 30권을 읽어내고 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외부컨설턴트와 함께 일을 하였는데
그 분께 컨설턴트로서 자질이 엿보인다고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 후 자사 연봉제 발전방향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라는 대표님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2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대표님도 만족해 하셨습니다.
익월초 직원들 앞에서 막내인 제가
직접 보고서 발표를 할 기회까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변화를 원치 않는 중간 관리자들에 의해
연봉제 도입이 무산되었고
제 입장이 조금 곤란해 졌습니다.

그래서 회계사 준비를 하여 회계법인에 입사한 후
컨설팅파트에서 일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지금 공부를 시작한지 정확히 40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공부하다가 인도 배낭여행이 하고 싶으면
서점에서 책 사와서 그 책 읽고 배낭여행 계획 세우고,
갑자기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영화 보러 가고
요가가 배우고 싶으면 바로 정보를 알아보고
요가 학원에 등록하고 옵니다.

제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은
고작 30분에서 1시간이 고작입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건 바로바로 해보고
공부가 재미없고 지겹게 느껴지면
책 한줄도 읽어내지 못하는 성격 탓에
지금까지 공부한 분량은 제가 생각해도 한심할 정도입니다.

이런 성격탓에
대학교 때는 기말시험 보다가
갑자기 도보여행 떠나고..
캐나다 어학연수 갔다가 영어공부는 안 하고
혼자 배낭여행 다니고...

한마디로 무언가를 인내하거나 자제하여
목표를 이루어내는 능력이 저에게는 아주 많이 부족합니다.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경영컨설팅을 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하고 현장에서 부딪힌 경험이 있어야 해.'
그래서 월요일날 한 반도체 장비 회사에다가
이력서를 냈다는 거 아닙니까?
것도 생산직 직원으로요..
학력도 고졸이라고 쓰고, 경력도 없앴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면접 보러 오라고 연락까지
온 상태입니다.

지금 제가 불안 한 것도
이 결정 또한 제가 얼만큼 해낼지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
공장에서 한두달 일하다
하기 싫으면 그만 둘꺼고
그러다 다시 회계사 공부 할지도 모르고..
어쩜 인도 배낭여행 떠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조차도 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
늘 불안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구본형 선생님도 제가 한심하게 느껴지지요?


사람들은 저보고 걱정하듯 말합니다.
참 대책없이 산다고..
책임감이 없다고..

구본형 선생님
아무리 사람마다 특징이 있다고 해도
이런 특징은 바꾸어야 겠지요?
인내심있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지요?
공장 취직 같은 거 포기하고
공부하는게 맞는 거겠죠?

열심히 일하시는 부모님 생각하면
누가 나를 막 때려줬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IP *.219.242.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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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객
2005.01.21 13:43:48 *.93.137.251
지나가다 글을 읽고 문득 글을 씁니다.. 26살이면 아직 젊을 때인것 같습니다.. 젊다라는 얘기는 시간이 많다와 항상 변화한다는 특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님의 경우는 그것이 좀 심한거겠죠 그러나, 언젠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죠.. 선택을 하려면 환경분석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되도록 유용한 정보가 많이 있어야 합니다. 얼마나 유용한 정보가 있느냐가 바른 선택을 하게하고 나아가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님이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길 또한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고민하고 찾고 하는중에 확신이 들고 다른 것들을 포기할 수 있게 되겠죠.(선택과 집중) 성경에 말씀중에, 사도바울이 진리를 알게 된후, 이제까지 지식을 배설 물처럼 여긴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 하나를 찾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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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나
2005.01.22 12:30:16 *.219.242.161
흠..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두분 의견이 정반대인지라..^^ 어차피 선택은 제가 해야 하는 거겠지요. 우선은 공부에 집중해 보고 1차시험 후에도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무언가 다른 결정을 내릴 생각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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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5.01.25 16:15:04 *.229.146.42
아마 길 위에서의 생활이 잘 맞는 분인지도 모르겠군요.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진득하나 사는 것에 잘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람이 나를 부르고 길이 내 앞에 놓여 그 길을 무작정 따라나서는 경우가 많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착민의 문명 속에서는 매우 불안정한 삶을 살 수 밖에 없겠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삶이 가능한 시대에는 그 유목적 호기심과 기질을 잘 살려 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마치 구도자 처럼 여러 곳을 전전 하고 여러가지 일을 겪어 보기 바랍니다. 한국에만 있지 말고 외국도 많이 다녀 오세요. 그대신 여기서 돈가지고 나가 관광하는 형식을 취하지 말고, 어디서든 일하고 여행하고 또 일하고 다시 여행하는 유목민이 돼 보는 것도 좋겠지요. 늘 자신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여러가지 직업들의 가능성을 길 위에서 풀어 보도록 하십시요. 남들과 동일한 삶을 사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적 특성을 잘 발휘하여 직업과 연결 시키는 것이 이 방황의 목적이 되게 하세요. 무엇을 이룬다는 관점에서 보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지 모르지만 그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면 이것은 이유있는 방황이며, 다양성을 검색하기 위한 투자며, 자신을 풀어주기위한 주술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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