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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일 17시 44분 등록
안녕하세요!

종종 이곳을 들리며 좋은 글과 말들을 듣고 느끼며 배워가곤 하는데 오늘은 제

문제에 대해 인생 선배님들께 자문을 구해 보고자 이렇게 글을 띄워 봅니다.

저는 이번에 대학교를 졸업한 예비사회인 입니다.

보통은 직장을 구했거나 구하고 있는게 맞겠지만 현재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보통의 일반사람들과는 약간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으로

부터 이야기를 꺼내 보고자 합니다.

어찌보면 저는 이상주의자 또는 현실 회피주의자 일지도 모릅니다.

세상과 사회를 제 나름대로의 이상적 기준으로만 판단하며 그에 맞춰 행동하

고 판단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학때 부터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수능을 보고 저의 점수에 맞게 학교와 과를

선택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

니다. 고등학교때 부터 주입식 학교 교육이라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비판적 사

고를 가지고 있었고, 대학이라는 곳이 정확히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생

각 없이는 갈 필요가 없으며 그냥 대학을 간다는 것은 졸업장을 받기위한 것일

뿐이고 이것은 정말 의미없는 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일뿐이었고, 학교와 사회 그리고 집에서 몰아치는 파도에 밀려 자연스럽

게 대학문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무의미한 학교생활은 당연한 듯이 생각

되었고 일반의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방향과 지향점없이 이리저리 휩쓸

려 다니며 젊음을 그냥 그렇게 소진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가고

제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대를 하는 날부터 수업을 듣게 되었고 정신없이 사

회에 적응을 하며 예전에 빵구난 과목을 메꾸느라 허덕였습니다. 이제 공부를

잘해 좋은 직장을 얻자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등록금이 아까워

졸업은 제때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대략 학과공부를 하면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면 가

장 잘하고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

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프로그램 공부를 해보고자 하였고 몇 개월

동안 매진을 해서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프로그램 아르바이트로

약간의 소득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일을 내가 평생을 두고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 대해 되물었고, 그렇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당시 성

공학/자기계발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위대한 또는 대단하다 싶은 사람

들에 대한 책도 읽었습니다. 그 책들의 내용은 한결 같았습니다. '목표를 정하

고 글로 쓰고 중요한 것부터 하나씩 이루어라. 그리고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가

슴 떨리는 일을 찾아서 그것을 하라.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찾고 그것을 이용하

라.'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항상 '맞는말이다. 그래야 한다.'고 생

각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진정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이것을 하고싶다.'하고 느낌이 팍 오는 그 무엇을 찾

기를 바랬지만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나름대로의 노력이라고 한다

면 '여러 책을 읽으며 스스로 깨우치기. 만나볼 만한 위인이다 싶은 사람 찾아

가서 몇명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기. 자기계발 세미나에 지속적으로 참석해 보

기.'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아주 적극적이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작은 노력이나

마 기울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구본형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너무나 절실해서

행동으로 내모는 그런 것'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큰 절실함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과공부는 졸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하며 여러 가지 경험과 지식을 얻어 보고자 타과과목

을 다수 수강하였습니다. 4학년 때는 거의 타과 과목이 전부를 차지할 정도였

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확실한 그 무엇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은

저를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제대하고 소위 정신차린 다른 친구들

은 모두 최고의 대기업을 목표로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무의미해 보였습니다. '왜 모두가 사회에서 정해준 한 방향으로만 가야

할까? 진정 스스로 원해서 가는 것일까? 그냥 그렇게 공부를 해서 직장을 들어

간다면 스스로 그곳에 적응하며 매몰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나중에 뒤늦게 깨

닫고 발을 빼려 하면 이미 스스로 버릴 수 없는 것들(가족, 안정 등)이 족쇄를

채워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등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혹 주위 친구들에

게 이런 말을 하면, 저는 거의 미친 사람 취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이상

적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고 했습니다. 친구들은 '천하태평 걱정이 없어 좋겠다.'라고 장난석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안정적이고 연봉이 좋은 직장이면 최고라고 다들 말했습니

다. 그리고, 스스로 진짜 좋아하는걸 알면 모르지만 대부분 딱히 그렇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최고의 직장을 얻는 것이 최고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것도 나름

대로 맞는말 같았고, 지극히 당연스러워 보였습니다. 남들 다하는 토익공부

도 '영어실력이랑은 토익은 별개이고, 지금 나는 영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토익공부도 하지 않고, 타과 공부에 매진하고 현실과 동떨

어진 책들만 읽고 있는 제가 한심한 이상주의자로 보이는게 당연했을 지도 모

릅니다. 스스로 한심해 보일때도 있었습니다. 대기업이라는 확실한 목표로 정

말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난 스스로 그들만큼 절실히 내가

원하는걸 찾고 싶어하고 그러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

입니다. 절실히 고뇌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문제였는지도 모릅니다. 절실하

고 싶었지만 쉽게 스스로 나약해 졌고, 일상의 안정된 편안함 속에 쉽게 안주

해 버리는 저를 쉽게 발견했습니다. 어찌하면 절실해 질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

았지만 그 또한 쉬운 해답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보통의 편안함 속에, 주어

진 선택 속에, 큰 어려움이 없는 환경 속에 익숙하게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이

제 대학 친구들은 다수가 대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고, 나머지 친구들도

대부분 직장을 구했습니다. 얼마 전 친한 친구들과 함께 만났습니다. 직장을 구

한 친구들의 얼굴에서 이제는 안전하다는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직장을 구하고 있는 친구의 불안한 모습과 쉽게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직

장이 없어도 그리 불안해 보이지 않는 저를 보고 친구들은 항상 너무 천하태평

이라고 합니다. 몬가 뒤에 숨겨두고 믿을게 항상 있나보다 라고 말합니다. 어

떤 친구는 집에 돈이 무지 많냐고 그러기도 합니다. 집안형편은 좋지는 못하지

만 굶지 않고 살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돈벌이를 해야만 하는 현실

이 압박으로 다가오는게 사실입니다. 친구들은 저보러 도대체 앞으로 무엇을

할꺼냐 라고 묻습니다. 저는 그냥 씨익 웃고 맙니다. 다들 속을 알 수 없는건지

아니면 아예 없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사실 해줄 말이 마땅히 없습니다. 지

난 12월달 기말고사가 끝난 후부터 정말 그냥 그런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낭비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졸업식이 있기 전까지 정말 방만하고 무가치하게 지내

왔습니다. 이것저것 생각하다 지치면 잠이 들고, 책을 읽다 지치면 영화보고

TV보고 친구들 만나러 다니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냥 시간가는 데로 생각가

는 데로, 몸이 원하는 데로 먹고, 자고 생활을 해왔습니다. 집안의 안정과 편안

함이라는 창살없는 감옥속에 나태함으로 저를 계속 의미없이 소진시켜 왔습니

다. 어제 스스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

제도 동네 형들과 친구들이 부르는 술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직장

이 있고 퇴근 후의 친구들과의 어울림을 낙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능력이 뛰

어나거나 그런 사람들은 아니지만 정말 ‘사람이 좋다.’ 싶은 사람들입니다. 이

런 저런 예기를 하다 문득 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분명 취직을 할 수

있는데 직장을 구하지 않고 있는 저의 모습이 한심하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분

명 학교 다닐 때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취직할 생각은 안하고 그

렇다고 고시 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냥 놀고 있는 저의 모습이 조금

은 한심하거나 이해가 안가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좀더 신중하

고 싶다고 말을 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그냥 끌려들어 가듯이 무작정 직장을

얻고 싶지는 않고 싶다고 했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다고 말

을 했습니다. 그러니, 너는 작년에도 똑같은 말을 했고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게 무엇이냐고 반문을 했습니다. 놀지말고 아무데나 취직해서 돈부터 벌라고

했습니다. 나름대로 스스로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자존

심이 좀 상해서, 나름대로 살고 싶은 길이 있는 것 아니냐고 조금 언성을 높였

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많이 쉬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일

찍 끝나고, 어떻게 하면 좀더 돈 많이 받을까하면서 쉽게 직장 생활할 궁리만

하는게 무슨의미 냐는 핀잔을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

었고 저는 저 스스로에 대해 화가나 있었습니다. 그 형이 말한 것은 거짓이 아

니었습니다. 1년전의 저의 모습과 지금의 저의 모습이 다름이 없었고, 사실 3개

월 동안 그냥 의미없이 나태하게 시간만 죽인게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말 그

대로 그냥 백수였습니다.

제 스스로에 대해 화가 납니다. 심각하게 고뇌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용감하

게 창살없는 감옥을 박차고 나가지도 못하는, 행동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

가 납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고 그 답을 얻지 못하

면 행동을 그치고 맙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스

스로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아직 내가 원하는게 확실히 무엇인지 모르면, 보

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생의 필수 불가결 가치인 돈을 목표로 뛰어볼까도 생

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해 물어보면 진정 그러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돈에대해 반감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돈만을 목표로 삼으며

사는 삶이 그리 가치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사회봉사 활동을 하며

평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의 삶의 가치, 이 세상

에 태어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 속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일

을 하며 내 모든걸 걸고 나를 불태워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이것을 찾

기 위해 더욱 간절해지고 싶습니다. 생각은 생기없는 고요함이 아닌, 도전과 성

취의 전율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행동은 정 반대라는 것을 깨닫습니

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는 점점 사라져 갑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선 그냥 아무 직장에나 취직을 할까요? 그리고 나서 생각을 할까요? 어쩌면

저는 직장에 다니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에 큰 뜻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회사를 들어가지만, 1년도 되지 않아 그곳에 매

몰되어 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세미나를 다니면서 보

았던 다른 사람들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안정된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들이

스스로 잘못된 인생을 살아왔고 너무 늦게 그것을 깨달았다는 회한을 많이 보

면서 지레 겁을 먹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만 말입

니다. 그래서, 꼭 꿈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 속에 꿈이 없고 지향점이 없다면 함

부로 움직이지 않는게 현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속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렸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스스로 무엇이 많이 어긋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

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서 어긋나있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절실해서 행동으로 내모는 그런 것.’ 그런 욕망, 꿈, 절실함을 가지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인생 선배님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를 구하고 싶습니

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IP *.153.30.37

프로필 이미지
아톰
2005.03.02 15:11:01 *.33.223.67
제 경험을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닥치는대로 산 케이스 이며, 그러다 보니 적절하게 운이 맞아 들어가 현재 대기업은 아니지만 천명 남짓되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님에게 저처럼 급한대로 취업을 하고, 때를 기다리라고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든간에 모든 것은 님의 몫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씀 드리고 싶은것은...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 해 주십시요... 백수로 매일 티비를 보고, 책을 보다가 잠이 들고 계시다면... 그것들을 하루하루 나열하고 정리 해 보십시요... 다른 사람들이 회사에 나가서 보지 못하는 티비 프로그램을 정리해 보십시요... 그럼 님에게만 보이는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자신에 대한 신뢰는 잃지 말아 주세요!! 화이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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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기원
2005.03.03 06:35:16 *.190.84.191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부터하고 싶습니다. 삶의가치님은 아직도 간절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간절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분명코 대성할 부분이 보입니다. 저는 학업이라는 기간은 삶에서 현실에 갖혀있지 않게하기위한 경제적 여유로움을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사고와 삶의 현장들을 만나볼 큰 그릇을 만들어 주었지요? 현제 님은 어찌보면 안빈낙도형의 삶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확신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를 내밀하게 살 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님께서 생각하는 취직보다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할 수있다면 님은 큰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 남들이 하는 방식의 삶, 보통의 사람들이 가는 길보다는 님의 길을 찾으소서 그 길은 내면의 세계에서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의현장에서도 함께 찾아야합니다. 인간의 애환이 있는 시장에서, 내면의 마음이 잇는 명상에서 병행하시어 더욱 간절해지소서 그리고 그 간절함을 가지고 행하시면 좋겠습니다. 다행이도 지금 님은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해있지 않음으로서 더 큰 무엇에 도달 할 수있을 것입니다. 삶의현장과의 교감을 가지시고 내면의 가치를 궁하게하소서...()... 궁즉통입니다. 이상한 종교인같은 소리를 했습니다만 제가 경험했던 부분이 있기에 말씀드렸습니다. 일년간의 여유를 내어 삶의현장과 내면의 궁함을 함께 고민해 본 적이있었답니다. 그확신을 님도 찾을 수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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