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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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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9일 16시 13분 등록
안녕하세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저는 수도권의 4년제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한 33세의 미혼 여성입니다.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이렇다할 경력이 없습니다.
그동안 제 발목을 잡은 것은 학벌에 대한 컴플렉스와 제가 진정으로 원하고 잘할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이었습니다.
그러던중 부모님의 배려로 일년 동안 영어권 국가에서 어학연수를 마쳤습다.
영어에 대한 욕심도 욕심이지만 방황하는 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방책으로 선택한 연수였지만 돌아온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약간의 영어 실력이 올랐을뿐...(토익 900 정도..)
그러던중 준비없이 모대학 영문학과에 편입 시험을 치루었고 합격해서 현재 입학한 상태입니다.
처음 영문학과에 지원 할때는 연수 중 느꼈던,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해서는 좀더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학교 다니는 2년 동안 7급 공무원 시험과 공기업 취업준비를 병행하기에는 가장 적당한 과라는 생각에서 영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다른 전공은 영어 공부를 따로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으니까요. 또 영어를 잘해서 사회 생활을 하는데 든든한 무기로 갖춰두고 업무에 있어서 영어를 사용하는 일을 하거나 공무원을 하더라도 그런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은 있습니다.
하지만 입학을 한 지금에 와서는 이왕 뒤늦게 공부 하기로 결심한 바에 제가 진정 원하는 과를 지원할걸 했다는 후회와 좀 더 준비해서 더 나은 학교에 진학할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요새 영문학과 아니어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고 영문학과가 영어 말하기만을 중점적으로 배우는 학문도 아니라는 생각에 경쟁력 없는 학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항상 관심갖았던 학과는 신방과, 광고홍보학과, 심리학과 였고 영문과를 꿈꿨던 적은 없었습니다. 좋아하지도 않은 문학을 한번더 전공한다는게 제 이력에도 별 도움이 안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문학을 경시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는것 같습니다. 비실용적이라는 느낌때문에...
또 건축학 이나 실내 건축학을 전공해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는 것을 꿈꿨던 적도 있습니다.
원래 창의적인 직업에 대해 선망했었고 소질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 나이에 도전하기는 모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주춤하게 되었습니다.
5년 전 쯤에도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경영학과와 법학과 중 고민하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그때 학업을 마쳤다면 현재의 저에게 큰힘이 될텐데 하는 생각에 괴롭습니다.
또 다시 그런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도움을 청합니다. 편입학을 지원할때는 학벌 컴플렉스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뭐든지 할 용기가 날것 같았는데 또다른 고민이 절 얽매는 느낌입니다.

이제 하루 빨리 제 맘을 정해서 남들보다 뒤쳐진 만큼 열심히 해서 만회하고 싶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을까요? 선생님 조언이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1.영문학과을 공부하며 2년 안에 안정된 직장을 찾아 경력을 쌓는다.(공무원, 공기업)
2.이왕 늦은것 1년 준비해서 원하는 전공과 더 나은 대학(소위 sky)으로 편입한다.(하지만 이 선택은 어차피 학부에서의 전공이 전문성을 가지기에는 부족하고 차후에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통해서 성취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3.원하는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한다.
4.학업은 이제 그만, 하루라도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p.s.물론 주위에서는 결혼을 걱정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제게 맞는 일을 찾아 평생 일하고 싶습니다. 결혼은 인연이 닿는 다면 그 후에도 가능하고 그렇지 않다면 안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에 맏이라서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부모님은 제 고민을 아시기에 반기시진 않지만 제게 선택권을 주셨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238.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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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고또보고
2005.03.10 09:13:30 *.146.32.3
안녕하세요. 제 경우 몇자 적습니다. 전 대학과 동시에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대학 4년시절 학교내 벤쳐에 10개월 있었지요. 거의 무일푼 봉급으로요. 지금 생각하면 무일푼이었기에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구요. 하지만 제겐 현실을 무시하기엔 쉽지 않아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대학원 공부를 하고 싶었고, 아주 가끔 그때 대학원에 가지 못한걸 아쉬워합니다. 후회는 아니고요. 사실 대학원 다닐 돈을 제가 벌면서 하기는 싫었습니다. 공부만 전념하고 싶어서죠. 공부만 전념하지 못할 것 같아 직장을 구했고, 운이 좋아 지금까지 계속 한 직장에서 5년차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와서 많은 글을 읽습니다. 제가 힘들때면요.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글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답글하나하나가 제가 바라던 글로 해석이 되어질 때 다시금 활력을 얻어 일에 임하곤 하죠. 어렵겠지만 현실과 이상 2가지를 모두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원하시는 답변을 못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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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닉
2005.03.10 18:06:51 *.249.167.131
저도 제 이야기를 살짝 적어보겠습니다. 찾으시는 답변이 될지는 잘 모르겠군요...저 경우는 군대를 가지 않았습니다. 여자동기들과 같이 졸업을 했고 10개월의 공백(기사 자격증 공부를 했지요) 끝에 회사에 입사하여 지금 8년차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어서 빨리 졸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얼른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지요. 학교(지방대학교였군요) 다닐때 선배들이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휴학, 유급 등으로 계속 학생신분을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 전 너무도 싫었습니다. 어짜피 부딪쳐야 할 꺼라면 빨리 대적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후다닥 졸업을 했지요. 기사자격증은 취업을 위해서 였습니다만 그것으로 취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전공이나 자격증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자격증이란 것이 공부를 하고 있을 때는 따기만 하면 뭔가 될 것 같지만...막상 따놓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지요...정말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졸업하고도 자격증 공부하는 후배를 보면 그 뜻을 물어본 뒤 단지 취업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 그 자격증에 목메지 말라는 말을 꼭 합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보태는 것이 어디든 알맞는 곳(적당한 곳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까요?)을 찾아 취직을 하라고 합니다. 취직을 해서 일을 하다보면 분명 정말 하고픈 것들이, 더 배우고자 하는 것들이, 과거에 하지 않아서 후회되는 것이들이 생기지요....그러면 그걸 하면 됩니다. 얼마든지 직장다니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요즘은 그런 기회가 정말 많거든요..하지만 정말 문제는 목구멍의 포도청이라는 말로 그 자리에 그냥 눌러 앉게 되는 것이지요...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지요...그리고 더우기 120살(제가 죽고 싶은 나이입니다만...^^;;)까지 사는 세상인데 아직 90년이나 남았습니다...시간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넉넉하지도 않지요....^^ 도움이 되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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