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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9일 13시 55분 등록
안녕하세요.
늘 와서 좋은글 보고 힘을 받아가곤 했었는데...오늘은 제 얘길 좀 남겨봅니다.
글이 좀 길듯 합니다.. 미리 양해를 구할께요.

전 올해 25살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이구요 2년반전쯤 서울소재 하위권 4년제 컴퓨터학전공으로 졸업했고, 졸업하자마자 조그만 회사서 (직원4명) 사무직으로 일해왔습니다..

딱히 어떤 답을 바라고 이 글을 쓰는건 아니지만
제가 잘 하고있는건지.. 혹여라도 조언해주실점은 없는지..보아주시면 정말 감사드릴것 같습니다.

전 컴퓨터를 전공했지만 지금 하는 일도 그렇고 또한 앞으로도 이쪽으로 나갈 생각은 전혀 없어요. 대학도 그냥 점수맞추고 또 부모님이 가라해서 간것이지 대학때도 적성에 안맞아했고.. 또 졸업하기전 어느회사서 3개월 인턴쉽을했었는데 그때 확실히 느꼈죠. 내가 가야할 길은 이 길이 아니라고.

하지만 더욱 힘든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몰랐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졸업은 했지.. 맘은 급하지.. 그래서 급하게 이력서 넣고 된곳이 이곳 조그만 출판사엿고 하는업무는 편집및 교정보고 그 외 사무에 필요한 잡다한 일들을 하죠.
회사생활은 아주 여유로운 편이였어요. 6시면 끝났고 제 개인시간이 많았거든요.
몸이 편하다 보니.. 자기계발도 못했고 어영부영 2년 반이란 시간을 보내버렸답니다. 그래서 그간에 후회의 눈물도 흘린적도 많았고, 우울증에 빠져서 대인기피증에다가 홀로 보내는 시간도 많았었구요.

회사를 옮기려고 하는 이유는
첫째로, 수입이 너무 적습니다. 수입이 사실 적어도 경력을 채울수 있고 비젼이 있는 일이라면 모르지만 그런것도 아니기에 기본생활도 사실 힘든 상황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도 없습니다.
둘째는, 회사사정이 너무 어렵습니다.
셋째는, .. 가장 중요한 이윤데요, 말이 출판사고 교정교열 본다 하지만 이것을 경력으로 잡아 다른곳으로 이직하기엔 사실 전문성이 없었고, 그것은 극히 일부일뿐, 거의 잡무였습니다. 잡다한 사무일을 하면서 제가 제 일을 하는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질 못하고있고, 또...불투명한 앞날이기에 이젠 무언가 제가 할수 있고 하고싶어하는 일로 저의 노력을 다하고 제 인생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회사서 어영부영 이렇게 제 20대를 보내긴 싫었고 .. 매너리즘에도 빠져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거겠지요.
지금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전 정말 내가 과연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라 늘 방황하고 힘들어했습니다.
더욱더 날 힘들게 했던건 스스로 그걸 알면서도 절실함으로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고 스스로를 책망하며 내안에 갇혀있기만 했단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렇다 하여 제가 사회성이 없다거나 성격이 폐쇄적인가.. 또 그런것도 전혀 아니구요.

먼저 제 성격에 대해서 설명드리자면...
전 많은 인맥을 형성하는 발이 넓은 형은 아니고 오랜시간을 두고 오랜 친구들과 꾸준히 만나고 그 관계성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욱 그들에게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 주위에 있는 이들은 절 좋아하죠. 저도 좋아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느냐..하면 또 그런것도 아닙니다.
지난 회사 생활 2년동안 생활의 무료함에 영어동호회같은데 혼자 찾아가서 활동도 많이하고 놀러도 다니고.. 또 그들과도 좋은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도 사실 저에게 그런면이 있다는것을 지난 2년간 새삼 알게 됐죠.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말도 잘하고 분위기도 이끌어서 잘 놀고 하더라구요.
사람들도 제가 아주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인줄로 알죠.
분위기를 잘 맞춰주고 또 상대방을 잘 맞춰주는 성격입니다.
늘 내가 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곤 하죠. 이것저것 물어보고 맞장구도 쳐주고 조언도 해주고.. 그러다 보니 절 잘 아는 사람들은 저에게 고민상담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입니다.
전 혼자의 시간을 좋아합니다. 혼자서 영화보고, 혼자서 오랜시간동안 서점에서 책보는것도 좋아하고, 혼자서 쇼핑을 하거나.. 산책을 한다거나..등등 이런저런 생각하고 차분하게 있는 시간을 즐겨합니다.
그래서 이 나이 되도록 연애한번 해본적 없고 연애가 절실하게 와닿은적도 없습니다.
홀로임의 적당한 여유로움과 약간의 외로움을 좋아하고 그것조차도 조금 지겨워지면 그땐 친구생각이 나죠.

그리고 전.. 결단력이 아주 부족하고 행동력도 아주 부족합니다.
하나를 결정하기까지 아주 오랜시간동안 심사숙고해서 분석하고 또 분석하고
그렇게 겨우 결정한 것에도 후회를 한적도 많구요.
그리고.. 끈기가 아주 부족합니다. 어떤 하나가 관심이 붙으면 며칠 반짝 눈에 불을 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빠져드는데 그것이 오래가질 못해서 늘 문제였습니다.
이것이 늘 제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는데, 끈기력이 없어서 무얼해도 항상 늘 추진력이 없었습니다.

아까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과 연관지어서 얘길하자면..
전 늘 막연하게 방송작가..특히 라디오 작가쪽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절 좀 잘 아는 친구들은 제가 이런 얘길 하면 너무 잘 어울릴것 같다고 용기를 주곤 했었죠. 왜냐면 평소 그냥 개인적인 글을 끄적이는걸 좋아했고, 또.. 일기쓰는걸 좋아했거든요. 친구들도 글솜씨도 있고 감성적이다고 잘어울린다고 했구요.
하지만 문젠 늘 알아보고도 '어휴.. 이쪽일이 결코 쉬운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지레 겁먹고 돌아서곤 했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이 일에 돈은 부족해도 힘들어도 할만큼 열정을 갖고 있는가...하고 질문해봤는데 답은 'no'였던것 같습니다. 그건 그냥 순전히 방송작가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그냥 드라마속에서 보이는 감성적인 부분만을 보고 흥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죠.
글쓰는것이 좋긴 하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내 글을 끄적이는걸 좋아했지
그것을 직업으로까지 삼기엔 무언가 부족한감도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점점 앞날에 대한 미래의 불확실한 불안감으로 한때는 교사...에 대한 막연한 생각도 조금 들었지만 그것도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교사는 그냥 상황에 맞춰서 또는 평생직업이 필요하니깐..이런 생각으로 해야하는것이 아닌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또 사리사욕없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정말 사명을 다해야하는 직업이라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면에서 난.. 정말 그런 마음이 있는건가.. 단지 여자로서 평생직업으로 적당하기 때문에 내가 이걸 택해야 하는건가..하는 회의감도 들었고,
또.. 교사가 되기는.. 아시겠지만 지금 무척 힘들죠.
무엇보다 교사가 되기 위한 길을 택하기엔 집안사정상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임상심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이 직업을 알게된 계기는..

영어학원에서 스스로 굉장한 자존심의 상처(수치심 비슷한 감정)..를 받고 힘들어한적이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늘 잘 지내다가도 한번 어떤 일로 상처를 받거나 감정적인 일이 있으면 그것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해서 며칠 혹은 그 이상으로 우울해하거나 스스로의 방어막에 갇혀있는 편이였거든요.

그 학원에서 있었던 일로 평정을 잃고 한 2주간을 벗어나지 못해 헤매고 있다가 스스로 어떻게든 해결책이 필요해서 서점에서 이것저것 마음의 상처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관련책들을 읽어보다 보니..
스스로 안정도 많이 되고 또 거기나온 사례들을 보면서 사람의 심리에 대해 꽤 재미가 느껴졌고 탐구해보고 싶은 맘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평소 제 성격과도 잘 맞물리는듯 했고,
대학교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정신분석 수업을 무척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제 친구들은 같이 들어도 무지 싫어했는데.. 전 그 수업시간이 너무 재미있었고 또 학점도 A+받았었고... 그리고.. 그때 교수님이 저에게 생각이 섬세하다고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나더라구요.

암튼 그렇게 관심을 갖고 찬찬히 알아보니 임상심리사..라는 직업도 알게 되었고, 임상심리사가 되기 위해선 꼭 대학원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석사학위를 받고 또 전문가 자격을 받기 위해 1~3년간 훈련을 받아 자격증을 받아야 가능한거였습니다.

임상심리사라는 직업은 제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죠.
우선은 일반 심리사와는 달리 임상학쪽이라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고
전문의까지 공부를 하게 되면 연구개발뿐만 아닌 더 나아가서는 대학교수도 될수 있었습니다. 물론 교수가 되기 위해선 박사과정도 들어가지만.
전 간호사및 의사도 늘 되고 싶어했었고, 또 교사라는 직업도 흥미가 있어했기에 이 임삼심리사라는 직업이 병원에서 근무하는데다 교수가 된다면 가르치는 것과도 맞물리기에 제가 조금씩 관심가져하는 것들을 다 한데묶어놓은듯 해서 그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왔답니다.
게다가 글쓰는것도 좋아했으니.. 훗날 연구분야로 책도 낼수 있을듯 했고
소설도 쓸수 있을듯 했고 말이죠.. (넘 오바죠.. ^^;;)
어쨌거나.. 정말 잘만 한다면 평생직업으로 무난할듯 했습니다.
물론 아직 이 직업이 인지도도 낮고 안정적일진 좀 불안하긴 합니다.

제 나이 25..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듯했습니다.
저도 무모하게 다시 학교를 다시 간다거나 하고 싶진 않았는데
제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한다고 하니
또.. 경제적.. 시간적인 면들이 제 발목을 잡습니다.

이루고픈 꿈을 이루기 위해선 분명 그만큼 제가 치뤄야 하는 대가는 있겠지요.
그런데.. 문젠.. 정말 그게 내가 하고픈 일인건지..
혹여라도 후회하진 않을까.. 걱정도 좀 앞서구..

사실..
저번주 금욜날 직장에다가 그만둔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첫 직장인지라 말하기까지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너무 생활이 그곳에 인이 박혀있었던지라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그만두고 당장 어디가지..? 취직안되면 어쩌지.. 두려움이 늘 저를 붙잡았고
그렇게 그간 1년간 그만둘 기회를 엿보다가 스스로 타협을 하며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늘 불안정하긴 마찬가지였고
한살이라도 더 어릴때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싶었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저 스스로를 너무나 열등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또.. 직원 4명인데 그중 여자가 저 한명..
물론 잘 대해주셨지만 .. 또래 여자도 없이.. 아저씨들 틈에서 있기도 고역이였구요.

제 계획은 이렇습니다.
제가 당장은 사실 대학원 가기엔 힘들고.. 경제적 여건이 일단 안되고
(지금은 제가 생활비도 대야하는 입장이거든요.)
일단은 그래도 있었던 곳이 출판사다 보니 조금더 조건 좋은 곳으로
편집이나 기획관련으로 잘 알아봐서 입사한뒤
2년가량 돈을 벌며 학비를 벌고 틈틈히 대학원 준비와 함께 좀 더 나은 길을 모색해 보는 겁니다.

굳이 자릴 옮기고 할게 아니라 지금 있는 곳에 더 머물면서 준비한다면 할 수도 있겠지요. 새로운 곳에 가면 분명 적응기간도 필요하고 또.. 아무래도 힘들겠지요.
하지만..
여긴 아닌듯 합니다. 그냥 여기 계속 머물면 또 하릴없이 이렇게 2년이 지나갈듯 합니다.
또 주저앉으면 더이상 저 스스로를 이길 자신이 없을것 같습니다.
준비되지 않았으면 떠나지 말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데도 자꾸 떠나야 된단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잘 생각하고 있는걸까요.
제가 잘못 판단한것은 없는지요.
회사사람들이 그만두지 못하게 해서 자꾸 맘이 약해지려 하기에
오늘두 이 악물고 절대로 절대로 붙잡히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스스로 용기와 힘을 북돋고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조금이라도 제게 힘을 불어 넣어주실래요.
이때가 내가 다시 태어나는 때라고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하는 시점이라고
그렇게.. 그렇게 도와주실래요.

저에겐 제 열정을 퍼부을수 있고
제 능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평생 직업이 필요합니다.

제가...
지금..
잘 하고 있는건가요..?
IP *.73.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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