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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4일 00시 59분 등록
어느덧 서른 다섯이라는 나이가 되었군요.
구선생님의 "그대.."를 참으로 감명깊게 읽었답니다.

저는 의사이면서 한의사입니다.
좀 별난 경력을 가졌지요. 한의사가 먼저 되었고 한동안 한의사로서 살아가다가 공부가 깊지 못해, 그때 그러니까 20대 후반엔 의료인으로서 한의사가 고루하고 한계적이라는 자괴감에 큰 용기를 내어 다시 의과대학을 다녀 의사가 되었답니다.

그동안 남들처럼 경제적 안정성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환자를, 질병을 더욱 폭넓고 깊게 볼 수 있고 더욱 많은 임상경험과 기술적 무기들을 갖추었기에 그리 후회스럽지는 않습니다. 아니 도리어 잘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의과학 중에서도 가장 폭넓고 깊다는 "내과"를 전공하는 이제 1년차 전공의입니다.(선생님의 자제분도 의대를 다니고 계시다는 글을 모 신문에서 읽은 바 있어 잘 이해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40까지는 돈을 남기지 말고 자신을 남기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제게 큰 용기와 위안이 되었습니다만...
정말 40을 목전에 두고 앞으로도 4년이라는 긴 세월 고되고 정신없는 수련생활을 거쳐야만 하니 두려움이 앞섭니다.

40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내과전문의이면서 한의사이면서 한의학박사라는 남들에게 내세우기 좋은 허상들은 이제 접고 더 실속있고 사실에 근거한 생활인의 삶을 소박히 걸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습니다.

저는 욕심이 많습니다. 그 욕심은 어쩌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뿌리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은, 그리고 세상은 무섭게 내게 달려오는데 경제적, 사회적 기반없이 학교라는, 종합병원이라는 울타리 속 꼬마난장이로 이렇게 살아가고만 있는지, 이미 이러한 삶에 너무도 익숙해져 버려 이제는 호리병 속이 새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래서 저는 이제 결정을 내리려고 합니다.
앞으로 4년, 가정도, 돈도 포기하고 오직 저의 커리어를 쌓는데 전념해서 "전문의이자 한의사"인 사람이 되어 세상-개업가-에 나갈 것인지,
아니면 지금 여기서 의사로서 진행되는 과정은 접고 의학을 좀더 잘아는 한의사로서 전념하며 삶을 꾸릴 것인지 결정하고자 합니다.

선생님.
제가 맞이할 40대를 지나온 인생의 선배로서, 세상을 꿰뚫어보는 지혜로운 분으로서, 한편 의료소비자로서 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후회없는 선택이 될 수 있을지 조언 좀 해주세요.

저는 선생님의 조언을 경청하고 또 경청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어 감사합니다.
IP *.235.18.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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