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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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여러분이

2005년 12월 9일 15시 27분 등록
구본형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곳을 방문한지가 꽤 된것 같습니다.
처음 이 홈페이지를 방문했을때,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돕는
구본형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이 마음에 커다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을 좀 깊이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저의 소질이나 재능을 발견 한 듯 하긴 한데, 도무지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당신의 파라슈트는 어떤 색깔입니까?라는 책도
읽어보았습니다만, 저의 재능을 발휘할수 있는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사실,,,조금은 막막합니다.

저는 알콜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나름대로 마음에 상처를
받고 자랐습니다.아주 어릴적부터 엄마를 때리고 괴롭히며, 날마다
집안을 부수는 아버지 밑에서 극도의 공포감과 두려움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어릴적...그러니까...국민학교 졸업하기 전까지는 그런
환경이 제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밝고 천진난만한
아이였으니까요...

그런데, 중학교를 올라가면서부터 제 안에 어두움이 자리했고,
눈에 뛰게 말도 줄고 조용해지면서, 저의 기분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것과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매우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제게 우울이
찾아왔습니다. 지금 제가 28살인데, 아직까지도 그 우울은 제게 남아서
저를 힘들게 하고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문학"을 참 좋아했습니다. 시를 잘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문학","작가" 라는 단어들을 들으면 마음이 두근두근
할 정도로 설레였고, 친구들과 편지도 참 많이 주고받았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대학을 막상 지원할때는 무슨 과를 가야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제가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해보지도 않았었고, 대학이란 곳을
왜 가야하는지 그 이유를 몰랐었으니까요...그저,,,남들이 가니까...나도
가야 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사회복지학과"라는 과를 선택했습니다

다행히도, 사회복지학과는 저에게 잘 맞았습니다.대학교 2학년때까지,
저는 참으로 재미있게 공부했었고,,,마음 가운데 사람들에게 무엇으론가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담자의 꿈을 키워보기도 했었구요...
그런데 대학교 4학년때, 무언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안에 다른 재능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아서,
제게 말하는 능력...소질이 있다는것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저의 감정을 담아서 조리있게 말을 잘 한다는
교수님으로부터의 칭찬이 제 재능을 찾는데 조금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졸업후 전공을 살린 직업이 아닌,
방송아카데미를 수료한 후에 지방에 있는 케이블 티비 아나운서로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했던 부분과 직업이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저는 제 감정과 생각을 담아서 표현하는것을 좋아하는데,
그곳에서는 주로 뉴스만 진행을 해서, 감정을 배제한 객관적 상황만을
전달해야 했고, 웃을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제가 전혀 관심도 없는 정치.경제
분야쪽의 기사를 써야 하는일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가끔 문화(전시회)쪽으로 기사를 쓰는 때가 오면 참으로 기쁘게 쓰긴 했지만,
선배님들께 감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무슨 시 쓴것 같다면서 한두번
혼나기도 한 기억이 납니다.

또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회사가 대기업 계열사였는데, 상하 체계가 너무
엄격하고, 의복서부터 신고오는 신발까지 제약을 받아야 하며,
제가 근무하는 부서에 총 9명중 저만 홍일점이었는데, 알게 모르게
여성 차별적인 발언들...과 행동들이...제게 상처를 주었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우울은 주기적으로 제게 찾아왔고, 저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도저히 스트레스로 이 직업에 몸담을수
없다고 판단해서, 정리를 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IT교육을 이수했습니다. 교육 이수 후에 의류 온라인 쇼핑몰에 취직을 해서
근무했는데, 원래는 웹디자인 쪽으로 배우려고 했었는데,제가 들어가서
맡은 업무는 고객 전화상담, 컴퓨터 게시판 관리, 상품 포장, 팩스보내기등..
사무적인 일이었습니다.

물론 가끔, 웹페이지를 만드는 일이나, 플래쉬를 만드는 일도 있긴 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이었고, 그 일을 할때조차 자신감이 없어서 두려워하는
저를 발견하곤 했습니다.또 그 직장에 계신 사장님과, 직원들의 가치가
서로 맞지 않았고, 사장님께서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감시하려는 의도가
너무 심하셔서 나름대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었습니다.
이때에도 역시 우울감은 저를 힘들게 했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중에도
과연 내가 잘 해낼수 있을지...계속해서 두려움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이 직업도 1년을 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 직업을 마무리를 하고 집에서 7개월 정도째 쉬고있는 중입니다.
아니...솔직히 말하면 많이 두렵습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
하는 생각들이 저를 두려움 가운데로 몰아넣습니다.

현재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 신경정신과에도 다니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음적으로 많이 약해져있는 상태에서, 가족들의 조롱과 비난섞인 언어
(정신병자 취급 당하는 각종 말할수 없는 치욕적 언어들)를 감당해낸다는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를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크리스챤입니다.
저는 하나님이 저를 얼마나 귀하게 창조해주셨는지 너무나 잘 알기때문에,
절대로 제 삶을 이렇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마음이 많이 약해져서 행동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있습니다.
두려움이란 것이 제 마음에 많이 들어차 있는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스스로에게 말을 하면서,
일어설수 있다고...격려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깐...다시...세상에
발을 내 딛기가 너무나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제 안에 상품화 시킬수 있는 가치>를 찾아봤을때,

*글쓰는 능력(생각과 정서)를 글로 잘 표현한다.
*사물을 진지하게 바라볼수 있다.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걸 좋아함.
*여러사람들앞에서 이야기를 조리있게 잘 할수 있으며 그것을 즐긴다.
*목소리가 또랑 또랑 하고 좋다.
*사람들에게 진솔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감성이 풍부하며,좋은 시나, 글을 수집하는 것을 즐긴다.
*심리,여성,아동,자기계발,기독서적,문학,상담,봉사,여행,춤등에 관심이 있다.
*어떤일에 나만의 아이디어를 내는것을 좋아한다.

등입니다. 이런 가치들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기까지 얼마나 많이 망설였는지 모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올려도 되는지...많이 고민도 됐구요...
그러나, 정말 너무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렇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용기를 주신 하나님께 또한 감사드립니다.
IP *.77.14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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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가
2005.12.09 21:39:50 *.194.8.174
님께서 말씀하신 스스로의 능력을 읽고는,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갖고 있음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낍니다. 주변에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닌가요? 님의 능력을 격려해주고, 이끌어주기도 하는 사람 말입니다.....
지금은 많은 부분에서 자신감을 잃으신 거 같네요. 무엇보다 자신감을 회복하시고,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모임이라도 참가해서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자신을 상품화할 수 잇는 것으로 설명하셨는데, 다른 방식으로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일과 내 장점이 만나는 지점을 찾는 거시요...
그리고 저 역시 종교를 갖고 있습니다만, 그 놀라운 비밀은 결코 버리지 말기 바랍니다.
님의 뛰어난 능력이 발휘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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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2005.12.11 06:42:04 *.235.241.93
님은 강한 분이시네요. 그리고 충분히 똑똑하세요. ^^ 님의 글을 읽고 제가 생각한 점들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이 현재 님에게 자신감이나 희망, 용기를 주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까울뿐이죠. 그러나 님은 그런 마이너스 요인들마저 스스로 잘 알고 자신의 장점도 인지하고 있네요. 앞으로 그런 점들을 좀더 전문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항상 희망잃지마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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