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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0일 10시 03분 등록
구본형 선생님께 보내드렸던 3개의 글 ....부끄럽지만 올립니다...^^


1.어떤 글이든지 가장 쓰고 싶은 것에 대하여 1 -2 페이지 분량의 글을 보내 주기 바랍니다.

<나무>

어릴적, 나는 키가 큰 나무들을 올려다 보며 "이나무는 어떻게 이렇게 키가 클까?"신기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키가 큰 나무를 옮겨 심으려면, 분명 힘이 센 사람들이아주 많이 필요할거야.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부터 나무는 키도 크고,몸집도 거대하고, 굵은 뿌리를 가진거라고 말이다. 한살 한살 나이를 더해가고,세상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할 때쯤, 나는 나무가 어느날 갑자기, 키가 컸으며,몸집이 거대해졌으며, 뿌리가 굵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씩씩하고 믿음직스럽게 보이는 저 나무에게도
내 어린날들과 같은 시간들이 존재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봄.여름.가을 그 어느 계절에 보아도 나무는 늘 내게 감동을 주지만,
특히 겨울나무는 내게 특별한 선물을 가져다 준다. 아주 아주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그래서 고개를 쳐들고 걷기도 무서운 그런 날,,,나는 앙상한 가지를 세찬 바람에 내 맡기고 겨울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나무를 본다. 그리고, 그 나무가 내게 상영해주는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영화는 아주 작은 씨앗 하나에서 시작한다.
그 씨앗의 이름은 아직 "나무"가 아니다.
그저 하나의 씨앗일뿐이다. 그러나 그 씨앗은 그냥 씨앗이 아니라, 꿈을 품은 씨앗이다.언젠가는 하늘을 향해 두팔 벌리고, 땅을 향해 뿌리를 뻗어내려, 믿음직스러운 한그루나무가 되리라는 꿈이 그 씨앗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가끔 땅이 심하게 파헤쳐져도 꿈을 품은 씨앗은
견뎌낸다. 언젠가 늠름한 나무가 될 것을 꿈꾸며 모든것을 이겨낸다.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날 씨앗은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놀란다. 하늘보다는 땅과 더 친한 친구였던 자신이 이제는 하늘과 더 가까워지고, 웬만한 바람에는 꺾이지 않을,튼튼한 몸집이 생겼으며, 땅의 양분을 빨아들일 수 있는 뿌리도 더 굵고 깊어졌음을 느낀다.씨앗에서 나무로 변화된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씨앗이 나무가 되어 행복했습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물론 나무가 되어 많은 사람과 동물들의 기쁨과 안식처가되고, 그들의 위로가 될 수 있었지만,그에 못지않게 나무가 견뎌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람들의 무심한 장난에 가지가 부러져 아파야했고, 몸에 상처가 나기도 했으며,심지어 온갖 벌레들에게 몸의 일부를 내줘야 할 때도 있었다.
무엇보다 힘든것은 그 모든 일들을 피할수도 저항할수도 없는것이
나무의 운명이란 것이다.그저, 자신이 심겨진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나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영화는 나무가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지나 겨울을 맞이했음을 보여준다.
내가 어릴적,키 큰 나무가 원래부터 키가 큰것이 아니라고 깨달았던 것처럼,
영화는 겨울나무가, 원래부터 앙상하고 마른 가지로 태어나지 않았음을,
겨울나무가 존재하기 전에, 봄나무,여름나무,가을나무가 존재했음을,
한자리에서 태어나 움직일수 없는 운명을 가졌지만, 그 어떤 생명체 보다 온몸으로변화에 순응하며 적극적으로 살아왔음을 내게 말해준다.

영화의 끝은 "꿈을 품은 나무"다.
겉으로 보기에 초라하고, 죽은 것 같지만 나무는 결코 죽어있는 것이 아니다.
머지않아 다가올 봄에 꽃피울 것을 믿으며, 다른 생명들을 기쁨으로 맞이할 것
기대하며 그렇게 한겨울을 꿈을 꾸며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겨울나무가 내게 주는 메세지는 "꿈"이다.
씨앗에서 나무가 되기까지의 꿈과 겨울나무에서 다시 봄.여름.가을 나무가 될것에 대한 꿈,그리고, 그 꿈을 위해 숨지 않고 자기 자리를 굳게 지키며 견뎌내는 나무의 모습은 지금의 내게 희망을 전해준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내 겉모습이 죽은 것 같이 보여도나는 진짜로 죽은 게 아니란걸 안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꿈을 품은 사람이 곧 나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나는 다가올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는겨울 사람인것이다.
나는 꿈을 품은 사람이다.




2.가장 좋아 하는 시를 옮겨 적고 ,
본인의 느낌이나 감상을 써서 보내주기 바랍니다.


<풀>-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중.고등학생때였을 것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이 시를 먼저 낭독하신 다음에,
우리 모두에게 함께 낭독해보라고 하셨는데, 그때 나는 책상에 앉아서
"풀"이라는 시를 읽고있는 학생이 아니라, 시 속의 풀이 된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생각이 나는것은 그 날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텅빈 방안에서
혼자 이 시를 몇십번이고 낭독했던 내 모습이다.

나는 그즈음, 우리집 가정환경과 계속되는 엄마 아빠의 불화로 인해,
마음이 늘 불안했으며, 세상에 대한 알수 없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갑자기 밀려와 힘들기도 했었는데, 아마도 그때, 이 시는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힘을 내안에 불어넣어 주었던 것 같다.

이 시를 읽을때 마다, 나는, 그냥 단순히 생물학적 눈으로 봤을때는 볼 수 없는
생명력을 보고, 읽으며, 듣고 느낀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 회색빛 하늘과,
한없는 우울함, 그속에서 계속해서 흔들리며 스러지는 풀들...그것이
우리가 생물학적인 눈으로 이 시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단순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 나는 생명을 느낀다.풀은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끼지만,
바로 울지는 않는다.나부꼈고,누웠고,그리고 드디어 울었다.나중엔 울다가 지쳐서다시 누웠지만, 풀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는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서 이리저리 스러지는 풀들, 그렇게 연약하게만 보이는 풀들이지만, 그들안에는 견뎌냄과 그에 따른 아픔과 슬픔, 또 그에 따른 생명력과 유연함이 있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누울지라도, 발목까지, 아니...발밑까지 누울지라도, 그것은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기 위함인것을 이제 나는 안다.

어떤 한 사람에게 비를 머금은 동풍이 불어오고, 그 비와 바람에 그 사람이
흔들리고, 넘어지고, 마침내 쓰러져서 울부짖는다 하더라도, 울다가 울다가
지쳐서 다시 쓰러진다 할지라도 나는 그의 생명이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것을 알고 또한 믿는다.그의 울부짖음과, 쓰러짐은 곧 그의 미소와 일어섬이라는 것을.




3.짧은 우화 ( 1-2 페이지) 를 집중적으로 찾아 그 중에 하나를 골라,
해석한 글을 하나 보내 주기 바랍니다.

<"긍정의 힘" 중에서...세나무 이야기>

올리브나무와 떡갈나무, 소나무가 있었다.
이들 나무는 각자 특별한 존재가 되겠다는 큰 꿈을 품고 있었다.

올리브 나무는 정교하고 화려한 보석상자가 되어 그 안에 온갖 보물을 담는 꿈을 꾸었다.어느 날 나무꾼이 숲의 수많은 나무 중에서 그 올리브나무를 선택하여 베었다. 올리브나무는아름다운 보석 상자가 될 기대에 부풀었지만, 더럽고 냄새나는 짐승의 먹이를 담는 구유가 되었다.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꿈이 산산조각 났다. 자신은 가치가 없고 천한 존재라는 느낌이 들었다.

떡갈나무도 위대한 왕을 싣고 바다를 건널 거대한 배의 일부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그래서 나무꾼이 자신을 베었을 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나무꾼이 자신으로 조그만 낚싯배를 만들고 있음을 알았다.떡갈나무는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높은 산의 꼭대기에 사는 소나무의 유일한 꿈은 언제까지나 높은 곳에 버티고 서서 사람들에게하나님의 위대한 창조 섭리를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번개가 치더니 소나무를쓰러뜨리면서 그 꿈을 빼앗아 버렸다. 얼마 후에 나무꾼이 쓰러진 소나무를 가져다가 쓰레기 더미에 던져 버렸다.

세 나무는 모두 자신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생각에 크게 실망했다.
세 나무의 꿈은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른 계획을 갖고 계셨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마리아와 요셉이 아이를 낳을 곳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마구간을 발견했고, 아기 예수가 태어나자 구유에 누였다.
이 구유는 바로 그 올리브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올리브나무는 귀중한 보석을 담고 싶었으나, 하나님은 더 좋은 계획을 갖고 계셨다.올리브나무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인 하나님의 아들을 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예수님은 키와 지혜가 자라가셨다.
어느날 예수님은 호수 건너편으로 건너가기 위해 크고 멋진 배가 아닌, 작고 초라한 낚싯배를 선택하셨다. 이 낚싯배는 그 떡갈나무로 만든 것이었다.떡갈나무는 위대한 왕을 태우고 바다를 건너고 싶었으나 하나님은 더 좋은 계획이 있으셨다.

이제 떡갈나무는 만왕의 왕을 태우게 되었다.또 몇년이 흘렀다.

몇몇 로마 병사들이 그 소나무가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뭔가를 부지런히 찾고 있었다.하지만 놀랍게도 병사들은 소나무를 작은 두 조각으로 쪼개 십자가를 만들었다.그리하여 그 소나무에 예수님이 매달리시게 되었다.
이 소나무는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연민을 보여주고있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올리브와 떡갈나무,소나무가 꿈을 품은 나무들이었다는것에 주목하고싶다.그들은 분명 그냥 나무들과는 달랐다. 그들셋은 꿈을 품은 나무들이었다.똑같은 햇살을 받고 있을 때에도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그들은 햇살속에서 각자의 꿈을 상영했을것이다.

비 바람으로 허리가 꺽일듯한 아픔이 찾아왔을때에도 그들은 각자의 꿈을 생각하며 견뎌냈을것이다.나는 분명히 그들 나무 셋이 다른 나무들과는 달랐을것이라고 생각한다.왜냐하면,그들은 꿈을 품은 나무들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들로 인해 슬퍼했고, 실망도 했고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도했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점을 하나님께서 보시고,결국 나무들의꿈을 이뤄주셨다고 나는 믿는다.

세 나무들처럼, 우리도 꿈을 품고 살아가는가?
매일아침 창밖으로 비춰들어오는 햇살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꿈들을 상영하는가?삶이라는 것이 고통 그 자체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때,어떠한 꿈이 우리를 그 생각에서 자유롭게 하는가?

우리가 뜻하지 않은 상황은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황때문에 우리의 꿈을 포기한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을것이다.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꿈을 품고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시간의 향기가 다르다고 믿는다.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반드시 그 꿈을 이루게 되리라.

꿈을 꾸자!
마음과 몸, 영혼속에 우리의 꿈을 새기자!
꿈을 품은 사람으로 빛나자!
IP *.77.14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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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5.12.20 11:28:18 *.120.97.46
이번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글에 쉼표가 많군요. 쉼표가 많다는 것은 글에 감정이 들어가 있다는 것일테지요. 저도 그렇거든요. 공통점 하나 발견.

혹시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나탈리 골드버그 / 한문화)'라는 책이 있어요. 아직 읽지 못했다면 한 권 보내 드리고 싶어요. 주소와 휴대폰 번호를 제 메일로 알려주시겠어요? 제 메일과 연락처는 이래요. 홍승완: kmc21@dreamwiz.com / 018-217-9451

혹시 이 책을 이미 갖고 있다면 다른 책을 보내드릴께요.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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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기원
2005.12.20 12:34:34 *.190.172.62
새벽바다님 글에 꿈이 있고 자연이 있습니다.
저도 나무 좋아합니다.
나무가 모여서 숲이되고 숲이 모여서 산이되고 산이 모이면....
숲바다가 되지요?

씨앗처럼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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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바다
2005.12.20 12:51:24 *.77.144.112
홍승완님...^^메일로,주소와 휴대폰 번호 보내드렸습니다.크리스마스
선물...^^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사랑의 기원님도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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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2005.12.20 14:20:18 *.79.64.45
예전엔 몰랐지만 요즘은 좋은 글을 읽을때면 글쓴이의 향기가 느껴진답니다. 그 사람만의 향기가 그의 글에서도 느껴지지요...
새벽바다님의 글에서도 새벽바다님만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푹 ~ 빠져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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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바다
2005.12.25 00:52:12 *.77.144.48
홍승완님,^^크리스마스 선물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너무 기쁘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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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2005.12.25 13:38:41 *.96.156.84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참 좋은 책입니다..저도 강추합니다..새벽바다님..님의 성격, 님의 글을 읽어보니, 공감이 많이 갑니다. 2006년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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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5.12.29 11:47:15 *.229.28.221
멋진글입니다.글에서 진심이 느껴지네요.
저도 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무엇이 달랐는가? 그들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님이 하나의 나무가 되고 풀이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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