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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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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3일 22시 33분 등록
안녕하세요, 작년 이맘때쯤..
백수의 길목에서 허우적대다가 간신히 처우 좋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어..
이제 막 1년을 넘긴 직딩입니다.
물론 신입은 아니었고, 경력으로 이직을 했지요..
허나..
1년이 지나고 보니..
이곳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고..폐쇄적인 사내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오래된 회사이고, 역삼각형식 구조(많은 상사와 적은 사원)속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을하고 뛰어다녀도..그래, 넌 일을 잘 하니까 더해라. 라는 분위기에서..
과연 내가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나에게 과연 이득이 되는것은 무엇일까 되짚어보게 됩니다.
직장이라는 곳은 봉사하는 곳도 아니고, 어느정도 제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어야하는데..그 또한 마땅치 않습니다.
그나마 이것저것 새로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 기본도 어느정도 쌓은것에는 감사합니다. 허나, 이제 한단계 더 위로 올라가고 싶은데..여전히 사내에서는 잡무를 보느라 쉴 틈도 없습니다. 배울만큼도 배웠고, 업무 능력도 윗상사에게 인정도 받았는데, 왜 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커피심부름/복사/팩스/단순 타이핑.. 이런 일들은 맡은 업무의 중요도에 비례하여 적당히 직원들에 분배를 해야하는것이 마땅한것 아닌지요..
학벌과 외국어 능력이 그 사람의 직무능력을 대신해 주는것은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저보다 못한 학교나와서 매번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상사에게 아부만 하며 밑의 직원에겐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중간급이 인정을 더 받는것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 그 중간급을 대놓고 무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하는것보다 아부하고 엄살 피우는 것이 능력이라면 인정을 하겠습니다. 허나, 그것이 직장에서 인정받을 만한 능력은 아니지 않습니까? 차라리 적당히 요령 피우며 덜 중요한 것은 설렁설렁 하는 여우짓을 좀 할껄그랬나봅니다.
이런 답답함은 비단 사내의 분위기 탓만은 아닌..
제 자신에게도 있는듯한데..
그 답답함의 뿌리를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나열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싫고, 이건 아닌데..라는 마음 뿐,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니 답 또한 찾기 힘듭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문제의 근원을 제 자신에게서 찾는것이 이 난관을 극복 할 가장 빠른 길인듯 하여 답을 구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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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9 08:38:46 *.166.64.54






이미 답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상사와의 관계일 것입니다. 상사를 자신의 스폰서로 만들 수 있으면 운이 좋은 것입니다. 고약한 상사를 만나면 운이 나쁜 것이지요, 그러나 운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좋은 방법을 한 번 찾아 보아야지요.

인간 관계는 우선 서로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없이는 좋아 질 수 없습니다. 어느 관계든 일방적 잘못이란 없다고 보면 돼요. 관계가 안 좋은 데는 자신의 모자람이 있단 말이지요.

지난 글 중에서 관련이 있다 생각하녀 옮겨 놓았으니 참고 하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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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잘 지내는 법, 보령제약, 2005년 4월

어느 관계든 일방적인 관계란 없다. 관계가 이루어지고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관심의 편중 현상이 일어나지만 그 관계가 오래도록 지속되는 건강한 만남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인간적 애정을 필요로 한다. 상사와 직원 사이의 관계도 그렇다. (사실 나는 ‘상사’ 혹은 ‘부하직원’이라는 수직적이고 권위적 단어를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추세를 반영하는 다른 적절한 용어로 바꾸고 싶다. ‘팀장과 팀원’ 같은 대체 용어가 있긴 하지만 아직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는 개념으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상사와 직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보자)

상사란 조직으로부터 권위를 부여 받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상사는 조직의 위계질서 속에서 힘을 부여 받은 사람이라 부를 수 있다. 그들은 관리자(manager)라고 부르는 이유도 일을 배정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승진, 보상, 기회, 인정, 인센티브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직장인의 직장에서의 경력에 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사와 직원 사이에 좋은 관계가 이루어지려면 나는 먼저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 단어는 사회의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는 지도층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을 일컫는 말이지만 나는 이 개념이 일상의 모든 위계질서 속에 스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위계가 있는 곳에 노블리스 오블리지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힘의 절대적 가치가 비록 아주 작은 것이라도 상사는 직원 보다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직원들의 일상과 미래의 일부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사는 아래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사가 상사다워야 아래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지원을 받아 낼 수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이것이 리더십의 기본이다.

아랫사람으로서 직원이 상사와 잘 지내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람의 기질과 성격에 따라 쉽게 쓸 수 있기도 하고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니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렇지 않은 방법은 그 속에 숨은 내용을 기억하여 자신의 단점이 상사와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첫째는 상사를 특별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역시 일상에 지친 사람이며, 자신의 경력을 생각하는 사람이며, 위로부터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며, 나처럼 단점과 장점을 가지고 있는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라는 것이다. 상사와 좋은 관계를 가지지 못하는 대부분의 경우를 보면, 그 지위에 걸맞는 인격을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다. 인격은 자리와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인격은 오히려 타고난 바탕 같은 것이어서 잘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바탕을 표현하는 형식이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높은 자리에 오르고 관록이 붙고 좋은 의복을 입으면 사람이 달라 보이는 것이지 바탕이 변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인간이다. 그러므로 상사의 강점을 좋게 생각하고, 그의 약점을 뒤에서 비웃지 않으면 우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다 할 것이다.

둘째는 인간적으로 관계를 맺으라는 것이다. 나는 20년간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직장인이 무엇인지 뼈 속 까지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여러 명의 상사와 함께 일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에게 가장 좋은 상사는 ‘ 나에게 잘해 주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똑똑하거나 실세에 딱 붙어 줄을 잘 선 사람이거나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나로서 인정해 준 사람’이 가장 잘 기억이 나고 그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인간적 관계를 맺으라는 것은 아부하라는 뜻이 아니며, 설날에 선물을 싸들고 그를 찾아 가라는 것도 아니다. 일로 맺어진 상사와 직원의 관계로만 남지 말고, 인생의 한 때를 공유했고, 이것을 인연으로 앞으로도 관계가 지속될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상사가 개인적으로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어떤 인생을 그리워하는 지 관심을 가지고 알아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 자신과 일치하는 관심사나 취향이 있으면 공유하라는 것이다. 서로를 알아준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그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만남으로 발전할 수 있다.

셋째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사로부터 배우라는 것이다. 이 대목을 잘 이해하려면 자신이 몇 년 후 지금 상사의 자리에 앉은 관리자가 되었을 때를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보일 것이다. 상사가 나보다 나은 점이 있을 것이고, 내가 그 보다 잘 할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조용히 수련하여 자신의 강점을 계발하고 키워 나가는 것이 좋다. 종종 나의 강점으로 상사의 약점을 공격하고 싶은 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는 매우 조심해야한다. 적절한 타이밍과 적절한 표현법을 찾아 상사의 약점을 보완하고 도와주는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고마워 할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형식과 태도를 잃게 되어 상사로 하여금 자신의 권위가 공격 받았다고 느끼게 만들면 그 관계는 대단히 위험해 진다. 조심하라.

그러나 상사가 나보다 나은 점에 대해서는 그것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곧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첩경이다. 사람을 가장 흐뭇하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추종자를 가지는 것이다. 나의 좋은 점을 배우려는 사람을 미워할 바보는 아무도 없다. 그러니 상사를 즐겁게 해주고 나에게도 배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수직적인 관계든 수평적인 관계든 중요한 것은 그 만남이 서로에게 스미듯 향기로운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 좋은 만남이라는 점이다. ‘당구공의 만남’처럼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시선과 함께 내 속의 결함을 돌이켜 보게하는 두 개의 이중적 시선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나의 약점이 나의 강점을 상쇄하여 인간적 매력을 반감시키는 일이 없도록 애써야 한다. 좋은 만남은 결국 매력과 매력의 만남이어야 서로 존중하며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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