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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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나는 이제껏 꿈이 없었다.
그래서 꿈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 얼마 전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읽고 일주일간 단식을 시도했고, ’단군의 후예‘에 참여케 되었다. 이것이 행운일지 아닐지 100일후에 결정될 것이다.
새벽시간과 새벽활동
○새벽시간 : 5시~7시
○새벽활동 : 산책1시간, 과거회상 글쓰기, 스케치, 책읽기 등
나의 전체적인목표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자신감을 찾자
○나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꿈을 찾자.
중간목표
○나의 성찰기를 매일 10쪽씩 쓴다.
○100일 동안 책 20권을 읽자
○하루 2장씩 스켓치를 하자
목표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과 극복방법
○포기하려는 생각
-거울보고 새벽에 일어나 ‘멋진 순호’ 라고 외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내가 좋아 하는 일에 집중하고, 땀 흘리는 모습과 희열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체력저하
-예방이 최선이다. 우선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매일 따뜻한 물을 꾸준히 먹는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
○100일은 지금까지 내 삶에서 너무나 짧다. 그래서 획기적인 무엇이 바뀌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어떤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을 것 같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나 자신에게 한 번도 선물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가능한 선물을 하고 싶다. 근래 들어 좋은 만년필 갖고 싶었다. 의미가 있는 만년필이 나에게 생기길 기대해 본다.
91일차(12/9) 일
02:00/4:40 ~6:00 북촌한옥길
만족/집중 3/2
서울 종로비즈호텔이다. 어제 26년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호텔에서 혼자 자려고 눕자 잠이 않와 2시까지 TV를 봤다. 술먹은 후 시간보내기 최고 좋은 방법같다. 새벽에 일어나 출석체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못돌아본 삼청동 카페거리에서 북촌 한옥마을로 걷기로 했다. 낙원동 골목은 새벽에도 불구하고 아직 술판이 이어지고 있다. 새벽 인사동 거리는 쓸쓸하고 춥다. 모자를 누르며 윤보선 길로 접어든다. 삼청동 까페거리도 한가하다. 삼청동 민원센타에서 북촌한옥마을로 들어선다. 새벽 한옥마을은 춥기만 하다.
호텔로 돌아와 다시 누웠다. 이번에 금세 골아떨어진다.
94일차(12/12) 수
11:20/4:40 ~6:00 책읽기 '백년의 고독' 190~205 ~7:00 누워있기
만족/집중 3/2
배앓이는 장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처방을 받고 하루쉬니 한결 좋아졌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아직 집중력이 모자란다. 책을 집중하기가 어렵다.
아침 출석체크를 하고 밖으로 나선다. 오늘따라 하늘이 유난히 맑다. 북두칠성과 사자자리를 찾았다. 서쪽하늘로 오리온자리가 보인다. 집에서 보는것과 사뭇다르다. 이곳은 같은 김해지만 사무실이다. 차가운 바람을 들이키고 자리에 앉는다. 백년의 고독을 읽었다. 9장 아우렐리아노의 마콘드 재 탈환과 더불어 주위와의 갈등장면이다. 특히 가족과의 갈등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아무튼 오랜 집중이 않되니 책이 재미없다. 50여분을 씨름하다 덮는다. 그리고 편안히 누웠다.
내일은 제주에서 아침을 맞을것이다. 가슴이 뛴다. '올래' 그래 갈래.
95일차(12/13) 목 맑음
11:20/04:40 ~6:20 서귀포 작가의 산책길 ~7:00 책읽기 신화의 힘 16쪽
만족/집중 4/4
제주 서귀포에서 첫 아침. 꼬닥꼬닥 게스트하우스를 나선다. 방향은 천지연폭포. 어제 게스트하우스 주인께 안내받은 방향으로 무작정 걷는다. 보도가 나무로 되어있다. 편안한 느낌이다. 10여분후 올래길을 만난다. 반갑다. 산책중인 어른들을 만났다. '작가의 산책길'이다. 칠십일 공원-천지연폭포입구-이중섭거리-매일시장-숙소.
숙소에 도착하여 1층 식당에 공간을 마련했다. 비수기라 사람이 없다. 나만의 공간이다. 다시 캠벨과 만났다.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 전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작가의 서문을 읽기도 버겁다.
96일차(12/14) 금 비
10:40/4:30 ~7:00 신화의 힘 16~50쪽
만족/집중 4/3
바닷가에서 아침을 맞고자 숙소를 옮겼다. 'Sweet Jeju' 미국에서 30여년을 사시던 분이 귀국하여 고향(서울)도 아닌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 지붕에 비가 부딪치는 소리가 정겹다. 새벽 바다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다.
현관과 화장실 중간에 난로를 놓았다. 그 옆에 의자 두개를 놓았는데 오늘은 이곳이 나의 보금자리다. 5mm 무쇠난로는 어느덧 불이 꺼졌다. 그러나 아직 온기를 갖고있다. 다시 캠벨과 만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이 좋아하는것이 대중의 이익이 되게 한다면 이것이 분명 천복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천복은 무엇일까?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걷는것을 좋아한다. 살면서 참되게 살자가 나의 인생 모토이며 약속 시간을 지키고 정직하게 사는것을 좋아한다. 채식을 좋아하고 가벼운 음악, 차와 더불어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스포츠를 좋아하여 지금은 배드민턴에 빠져있다.
어찌보면 한량이 틀림없다.
97일차(12/15) 토 비
10:00/04:00 ~7:00 신화의 힘 30~56쪽
만족/집중 4/3
하루 내내 비를 맞고 다시 숙소를 옮겼다. '멜켈로그하우스'. 통나무집이다. 이번 여행의 최고급 숙소다. 게스트하우스보다 편하고 따뜻하다. 젖은 옷은 세탁하여 방바닥에 말린다.
통나무집 2층. 1층과 계단으로 연결된 곳에 탁자를 놓아 공간을 마련하였다. 오늘은 이곳이 나의 보금자리다. 숙소 내부는 훈훈하다.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새벽 바닷가를 포기하고 캠벨과 만난다. 책이 젖어 방바닥에서 말렸건만 아직 눅눅하다. 마음은 상쾌하건만 몸은 피곤한가 보다. 한 페이지를 집중하기 힘들다. 책 속에서 공상 속으로 차원이동을 제 멋대로 한다.
99일차(12/17) 월
12:20/04:40 ~6:20 일기쓰기(제주올레), ~7:00 눕기
만족/집중 3/3
눈이 떠지질 않는다. 문을 열고 북두칠성을 맞아들인다. 머리 위엔 사자자리가 빛난다.
3일동안 제주올레는 맑은 하루와 비내리는 이틀을 주었다. 친구와도 마음을 붙였다가 띄우고, 몸도 붙였다가 띄웠다. 올레는 나에게 극과 극을 선사했고 나는 올레를 전설로 만들었다. 영웅의 여정에서 부활의 장을 함께한 올레를 생각하며 승완님이 보내주신 엽서 문구를 다시 되새겨본다.
“스승은 다시 제자가 되고, 명인이 초심자가 되며, 끝이 시작이 되고, 또 시작이 완성으로 된다”
<활쏘기의 선>에서 오이겐 헤리겔
100일차(12/18) 화
10:30/04:40 ~6:00 도서관길 ~7:00 영어 공부
만족/집중 4/4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몸은 무겁고 으씰으씰 추운것이 감기 초기증상이다. 얼마 전 한번 고생한 것이 생각난다. 완전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선다. 손목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100일 의미가 있는 날이다.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다.
집에 들어와 따뜻한 차를 한 잔하고 다락에 앉아 영어책을 봤다. 목이 아프다. 그나마 100일 기념으로 구입한 만년필이 있어 혼자 빙그레 웃어본다. 면세점에서 처음 산 워터맨 만년필.
이제 단군의 후예 1단계를 마치고 정리하고자 한다.
출석율 94%, 산책율48%, 만족율3.26, 집중율2.61, 만족/집중 기록율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