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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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간과 새벽활동
◆ 새벽시간 : 05:00~07:00
◆ 새벽활동 : 독서, 쓰기
목표 : 내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자.
094일차
2013.12.11/수
활동시간: 2
활동내역 : 삶을 위한 철학 수업, 관능적인 삶
나는 여기서 생을 어떻게든 제대로 세워야만 한다는 절박함을 느낀다. 내가 너보다 더 나아져서, 내 행복을 너의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만들어서 이 절망을 도망칠 수 있으리라고는 애초에 믿지 않았다. 참 오랫동안 나아갈 길을 알지 못해서 한 자리를 서성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자꾸만 흘러갔다. 모순되게도 가장 깊숙이 내 존재를 숨기고 내 생을 행복에도, 불행에도 노출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 순간, 나는 가장 큰 불행에 빠졌다. 왜냐하면 그전까지는 행복도 불행도 내 것이 아니었는데, 나를 숨기고자 한 순간 내 것임을 인식하고 그것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폭격처럼 떨어진 불행에 내 삶은 정확한 조준을 당하고 산산이 부서지는 체험을 했다. 그것은너무나 생생했다. 영토가 명확해지니 무엇이 무너지고 무엇이 잿더미가 되는지 빤히 보이게 된 것이다.
그러다 문득.
시선을 넓히고 내 팔을 넓혀서 내게 닥친 불행을 끌어안는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이른다. 삶이 나 혹은 가족을 위한 것으로만 고착되는 순간, 견딜 수 없는 불행의 씨앗은 자리에 와 박힌다. 우리의 생은 방어적 행복으로 점철될 것이며, 그것은 언제나 불안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주 개인적인 이유다. 우리는 혼자서는 결코 생의 불행도 행복도 감당할 수 없는 존재다. 영역을 넓히고 공감하고 생의 지평선을 넓힐 때에야 비로소 그것에서 해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