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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28일 10시 44분 등록

가을 우체국 앞에서


- 김현성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 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윤도현-가을 우체국 앞에서>



가을의 시


- 곽재구


오후 내내

나룻배를 타고

강기슭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칡꽃 송이들이

푸른 강기슭을 따라 한없이 피어 있었습니다

하늘이 젖은 꿈처럼 수면 위에 잠기고

수면 위에 내려온 칡꽃들이

수심 한가운데서

부끄러운 옷을 벗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어가고

지천으로 흩날리는 꽃향기 속에서

내 작은 나룻배는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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