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고 쏘다니는 사람들 어깨위로 내려오는
오렌지 빛 달을 보리

그대 내 마음의 정원에서
잠들지 못한
시푸른 새벽 맞이한
겨울 코 끝 시린 어느 날

탐파 마이애미 지중해 선그라스 오동나무 인디언핑크 티셔츠 헤드폰
바람 불빛들 조개손톱 만년필 분쇄된 정수장의 진주알 순두부찌개
캔커피 수수께끼 소설책 딸기쥬스 실내슬리퍼 파란스웨터위 회색목도리
뜨겁게 달궈진 택시안 골목 골목들로 이어지는 층층계
커트머리 tickle 그 아침의 나무들과 그 아침의 비 그 저녁의 어느비
의미놀음들 다시 층계 층계들

암호같은 낱말들을 꺼내놓고
마주하고 있는 나를 만나리

그대 내 마음의 주소지로 찾아오면
내 맨눈에도 저 달이 오렌지빛으로
나를 사로잡아 풀어놓으면
열병처럼 이국에서 부르는 소리 들으리

그대 내 마음의 정원에
몇 개의 낱말들을 웃음처럼 퍼뜨리면
나는 또 이국의 꿈을 꾸리

내 정원에 이국의 원경을
심어다 놓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