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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1일 21시 05분 등록
지난 주에 기다리던 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아쉬움 때문일까요? 생각처럼 기쁘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힘들 것 같은 일도 막상 닥치고 보면 견딜만 하고, 정말 원했던 일이지만 현실이 되어 찾아오면 그 기쁨도 생각처럼 오래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나서 구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감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작년 여름, 고시원에서 책을 쓰는 동안 제 손을 움직인 것은 저의 정신만이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선생님의 정신이 더해졌습니다. 어쩌면 책 구석구석에서 선생님의 숨결과 목소리를 발견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은 저보다 더 기쁘게 웃으셨습니다.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잘 모아서 다음 책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고 지금은 기뻐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따라주시는 술을 받고서야 저도 웃었습니다.

여러 생각들이 지나갑니다. 2005년 3월, 피지도 못하고 꺽여버리는 것 같던 삶을 끝내고자 연구원이 될 때부터 책이 나오기까지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그 기간동안 나 만이 만들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만들지 못하는 한 피어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첫 결과물로 책 한권이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굿바이 게으름!'입니다. 책 제목처럼 게으름과 그렇게 헤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이지요. 사실 쑥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낚시질 같은 제목을 갖다 붙였더라도 부끄럽지 않는 것은 많은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까지 포함하면 2년여에 걸쳐 나온 책 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책을 쓰려고 합니다. 그것은 제가 글을 잘 쓰는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닙니다. 저는 여러 곳에 수필을 응모해 보았지만 한번도 뽑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쓰려는 것은 '세상에는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확신이 남아 있는 한 저는 쓰고 또 쓸 생각입니다.

좋은 책을 쓸 수 있다고 격려와 관심을 보여주신 구 선생님, 동료 연구원, 꿈 벗, 그리고 이곳을 드나드시는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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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2.11 21:35:23 *.145.80.41

선생님은 정말 행복하신 분입니다. 쓰신책을 드릴 스승님이 계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진정으로 축하해 줄 벗이 있으니 정말 행복하지요, 그러니 다음책을 기다리는 애독자는 자연히 생기기 마련입니다. 연구원을 있으면서 잘 쓸수 있는 기초적인 토론과 공부를 같이 할 동료도 너무나 부럽습니다.

저는 홀로 공부하고 생각하여 책을 역었으나 아무도 읽어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정말 옳은 것인가를 평가 받고 싶었습니다. 아니 호된 꾸지람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역학동료는 책을 내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책을 낸후에 진정으로 든 가식으로 든 축하해주는 벗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며칠전 구선생님과 욕지여행에서 처음으로 축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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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7.02.11 21:36:22 *.251.169.179
지난 주 사부님과 같이 만나서 술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눴던 장면이 떠오르는군요. 요한님의 아쉬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인걸요. 저도 이제 해산의 고통만이 남았습니다. 옥동자가 나오면 같이 즐깁시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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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옥균
2007.02.11 22:33:20 *.62.200.201
요즘 자기 수련 보다는 생업에 얽메이다가 이제사 소식을 접하게 되었군요.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열정이 녹아 들었겠습니까? 더구나 세상에 처음 빛을 발하는 책이니까 더욱 그렇겠지요. 묵묵히, 조용한 열정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당신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다시한번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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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제어당팔
2007.02.11 22:37:55 *.224.196.59
'계속 쓰겠다'는 말씀에 공감과 박수를 보냅니다.
한권의 책을 쓰기도 어렵지만, 계속 쓰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계속 미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나는 요즘 처음처럼 미치지 못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계속 좋은 작품이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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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애
2007.02.11 23:49:41 *.224.196.59
'세상에는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글을 계속 쓰겠다는 님의 각오가 참 아름답습니다. 갈채를 보냅니다.
작년 2월 하순 선이님과 재동님 결혼 피로연 자리에서 님을 뵌 것 같습니다. 확실치는 않으나 누군가 "요한님"이라 부르는 소리에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거기에 님이 계셨던 것같습니다. 문득 탤런트 'O요한(극중 이름인지 본명인진 잘 모르겠으나)' 이 떠올랐던 것은 그 사람과 이미지가 흡사해서 였을 것입니다. 지적이고 미소년같은 이미지가 인상적이었구요. 제 기억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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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7.02.12 08:46:12 *.152.82.31
나도 이런 글 올리고 싶었는데...
바쁜 와중에 목차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줘서 고마워요.
시간 내서 꼭 한 잔 합시다.
정말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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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2007.02.12 23:03:53 *.4.179.216
언제나 꿈벗이면서 인생의 선배이신 여러분께 멋진 모습을 많이 보고 배웁니다. 꿈벗들의 꿈이 이루어질 때는 남의 일이 아니지요.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소식입니다. 문요한님,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막상 겪고 보면 기대한 것보다 오래가지 않는 기쁨이라는 말씀도 한발짝 나아가는 분의 감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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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2.14 00:38:09 *.75.166.55
선생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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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나
2007.06.20 09:09:30 *.120.126.31
오늘 문요한님의 책 속의 귀절을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발견했지요.
무심코... (?)받아 읽던 글들이었지만, 어찌나 내 일처럼 반갑던지요.사실은 님의 책을 읽지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여하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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