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독서는 혼자 놀기입니다. 완당 김정희 선생은 조선은 물론이고, 당시 청나라에서도 그에 필적할 만한 사람이 없을 만한 최고의 서예가였습니다. 선생이 쓴 현판 중에 ‘일독 이호색 삼음주’ (一讀二好色 三飮酒)‘라는 것이 있습니다. 직역을 하면 '세상 사는 맛의 첫째는 책 읽는 맛이고, 둘째는 여인과 즐기는 맛이고, 셋째는 술 마시는 즐거움이다 정도 될 것입니다. 호색과 음주도 좋지만 책 읽는 맛을 따를 수 없다하니 단연 독서는 최고의 기쁨입니다. 특히 내성적인 저에게 책은 늘 내 곁을 떠나지 않는 훌륭한 벗이었고 그리움이었습니다. 독서는 환한 기쁨입니다. 

6. 
독서는 일상입니다. 율곡 선생은 ‘요즘 사람은 독서가 일상생활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개탄했습니다. 독서는 일상생활 안으로 책읽기를 끌어 들이는데서 부터 시작됩니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만한 여유를 기다려 책을 펴려하면 평생 독서할 날을 찾지 못합니다. 한 페이지를 읽을 수 있는 틈이 나면 자연스럽게 책을 펴 읽으면 됩니다. 그렇게 잠깐 책을 펴 읽다보면 황홀한 글귀들을 행운처럼 만나게 됩니다. 마치 신이 그때를 기다려 운명처럼 그 페이지를 펴서 그 글을 읽게 한 것은 아닐까 의심할 만큼 절묘합니다. 이런 글귀는 씹는 맛이 여간 아닙니다. 잠깐독서의 참 맛입니다. 

7.
안녕하세요. 변화 경영사상가 구본형입니다. 독서는 실천입니다. 머리로 읽고 머리에만 남아 있으면, 생각과 일상의 삶이 서로 어울리지 못합니다. 머리가 이해한 것이 가슴으로 내려와 뜨거워지고 손과 발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머리에서 가슴을 거쳐 수족에 이르는 이 길은 참으로 깁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길고 험한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는 것이 느껴지고 이윽고 행해지는 지행합일의 경지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자기수련입니다. 책은 삶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삶은, 일상을 손과 발로 살아낼 것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독서는 손과 발입니다. 손으로 읽고 발로 읽는 것이 바로 실천 독서입니다. 변화 경영사상가 구본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