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인 이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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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써 놓곤 한참을 먹먹하게 앉아 있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저와 같이 살던 고양이 테리가
화장해서 삼 일째인 오늘 늘 녀석과 산보하던
올해 17살로 저와 식구가 되어 12년을 함께 살았고, 노환인지라 자연사과정을 거치며 큰 고통 없이 떠났습니다.
차마 보내지 못하는 저를 걱정해서인지 며칠 버텨주었고 제가 해 주는 마지막 맘마도 다 한 입씩 먹어주었지요.
사랑으로 와서 사랑만 주고 사랑으로 간 테리..
제 전우였고, 제 보호자였던 테리...
나는 그를 영원히 기억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할 것입니다.
고양이의 죽음을 알리는 게 좀 그렇지만 이 곳에서만큼은 몇 분인가 테리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심을 알기에 이렇게 올립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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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누나... 누나와 테리의 관계를 알기에 마음이 정말 아프네요. 연락 못드린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네요.
누나가 테리를 바라보던 눈이 기억납니다. 두살박이 아이를 보는 것처럼 그 신비로움에 경탄하던 눈동자와 입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사람이 동물과 저렇게까지 교감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에요.
누나, 많이 힘드시죠? 힘드실 때 옆에 있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곧 찾아 뵐게요.
눈이 멀고 털이 뽑히고 이빨까지 잘려 버려져 불행한 아이였는데, 누나를 만나 행복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꼈을거에요.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구요. 남아있는 사람이 힘 내셔야죠 누나. 기도하겠습니다.
누나가 테리를 바라보던 눈이 기억납니다. 두살박이 아이를 보는 것처럼 그 신비로움에 경탄하던 눈동자와 입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사람이 동물과 저렇게까지 교감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에요.
누나, 많이 힘드시죠? 힘드실 때 옆에 있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곧 찾아 뵐게요.
눈이 멀고 털이 뽑히고 이빨까지 잘려 버려져 불행한 아이였는데, 누나를 만나 행복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꼈을거에요.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구요. 남아있는 사람이 힘 내셔야죠 누나. 기도하겠습니다.

은주
언니!마음이 어떨지 저는 그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가족의 상실감, 슬픔......하지만 언니 테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잖아요.
사랑 뿐이 모르는 동물은 죽어서 정말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키운 사람은 알잖아요.
그들이 사는 천국은 정말 사랑이 넘치고 아름다울 것 같아요. 그쵸?
눈이 안 보였던 테리는 이번 구제역으로 아깝게 생을 마감하고 천국에 가 있는
아주 눈망울이 순하고 착한 소 등을 타고 다닐거예요.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많이 슬퍼하고 있으면 테리 마음이 너무 아플거예요. .
동물은 인간들처럼 모든 것에 욕심도 집착도 하지 않는 거 아시잖아요.
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테리를 위해서 힘 내세요.
많이 웃고, 많이 먹고 그래야 테리가 울 엄마 걱정 안해도 되겠네 하며.....웃을거예요.
언니 난 두 번이나 일을 겪어야 하니 어떻게 하면 좋아요. 휴우우~~~
가족의 상실감, 슬픔......하지만 언니 테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잖아요.
사랑 뿐이 모르는 동물은 죽어서 정말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키운 사람은 알잖아요.
그들이 사는 천국은 정말 사랑이 넘치고 아름다울 것 같아요. 그쵸?
눈이 안 보였던 테리는 이번 구제역으로 아깝게 생을 마감하고 천국에 가 있는
아주 눈망울이 순하고 착한 소 등을 타고 다닐거예요.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많이 슬퍼하고 있으면 테리 마음이 너무 아플거예요. .
동물은 인간들처럼 모든 것에 욕심도 집착도 하지 않는 거 아시잖아요.
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테리를 위해서 힘 내세요.
많이 웃고, 많이 먹고 그래야 테리가 울 엄마 걱정 안해도 되겠네 하며.....웃을거예요.
언니 난 두 번이나 일을 겪어야 하니 어떻게 하면 좋아요. 휴우우~~~

한희주
향인님!
인연이란 참 신비롭기도 하지요.
이 소식을 들을려고 그랬는지 한동안 뜸했던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향인 님의 근황이 궁금하여 이 방 저방을 기웃거리던 차, 향인 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테리의 소식도 함께......
한데 테리가 이 세상(향인 님)과 작별을 하였다니 애닯은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도 작년 이맘때 17년간 기르던 멜꼬와 작별을 했습니다.
흰눈이 하얗게 쌓인 날 강아지의 유해는 화장을 하고나니 반 줌의 재로 제게 돌아오더이다.
8일(테리의 재가 양재천에 뿌려지던 날)엔 길상사에서 비명에 목숨을 잃은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땅을 하직한 동물들의 넋을 위해 기도 드리고 왔습니다.
그렇게라도 하고 나니 겨울 내내 무거웠던 제 마음이 그나마 조금 가벼워지더이다.
향인 님!
테리는 복이 참 많은 녀석입니다.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한 생을 누렸으니까요.
그래요, 회자정리, 생자필멸, 애별리고( 愛別離苦)......
낳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게 중생의 운명인지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테리와의 이별이 어찌 덧 없고 슬프지 않으리요.
하지만 낡고 고단한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 죽음이라 생각하면 조금 위안이 되시지 않나 싶네요.
유난히 춥고 길었던 이 겨울이 많은 생명들의 근력을 떨어뜨리게 하여 이승과의 작별을 재촉하였지 싶습니다.
향인 님!
부디 마음 잘 다독이시고 오는 새봄 맞이하시길 빌게요.
테리의 극락왕생을 두손모아 기원합니다.
인연이란 참 신비롭기도 하지요.
이 소식을 들을려고 그랬는지 한동안 뜸했던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향인 님의 근황이 궁금하여 이 방 저방을 기웃거리던 차, 향인 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테리의 소식도 함께......
한데 테리가 이 세상(향인 님)과 작별을 하였다니 애닯은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도 작년 이맘때 17년간 기르던 멜꼬와 작별을 했습니다.
흰눈이 하얗게 쌓인 날 강아지의 유해는 화장을 하고나니 반 줌의 재로 제게 돌아오더이다.
8일(테리의 재가 양재천에 뿌려지던 날)엔 길상사에서 비명에 목숨을 잃은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땅을 하직한 동물들의 넋을 위해 기도 드리고 왔습니다.
그렇게라도 하고 나니 겨울 내내 무거웠던 제 마음이 그나마 조금 가벼워지더이다.
향인 님!
테리는 복이 참 많은 녀석입니다.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한 생을 누렸으니까요.
그래요, 회자정리, 생자필멸, 애별리고( 愛別離苦)......
낳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게 중생의 운명인지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테리와의 이별이 어찌 덧 없고 슬프지 않으리요.
하지만 낡고 고단한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 죽음이라 생각하면 조금 위안이 되시지 않나 싶네요.
유난히 춥고 길었던 이 겨울이 많은 생명들의 근력을 떨어뜨리게 하여 이승과의 작별을 재촉하였지 싶습니다.
향인 님!
부디 마음 잘 다독이시고 오는 새봄 맞이하시길 빌게요.
테리의 극락왕생을 두손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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