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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2일 01시 10분 등록
문화BOOKS
역사속 과거로의 여행, 실크로드<걷는자의 꿈, 실크로드>
김주일 기자  |  kimji4217@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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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07  23: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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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문윤정/바움 펴냄/1만7500원

저자인 작가 문윤정을 아는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무엇인가를 찾아 부단히 길 떠나는 사람 같다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그것을 찾아 떠나는 저자의 역마살은 자신의 태생과도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어린시절 유적지가 지천에 널려 있는 천년고도 경주서 태어나 반월성, 안압지 등을 열심히 쏘다녔다. 사실 무대만 세계로 넓혀진 것이지 예나 지금이나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늘 바람처럼 길 떠나기는 마찬가지 였던 것 같다.

그런 저자가 이번에는 실크로드를 다녀와 그 여정 견문 감상을 글과 사진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사실 요즘같은 글로벌 시대에 해외여행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여행한 실크로드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발길이 그리 빈번하지 않은 곳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에 대한 동경심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의 주 무대인 실크로드(Silk Road)는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Richthofen)이 처음 사용했다. 이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ㆍ경제ㆍ문화종교를 이어준 교통로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장안(지금의 시안)에서 타클라마칸사막, 파미르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고원, 터키 이스탄불을 지나 로마에까지 이르는 길을 지칭한다.

실크로드가 처음 열린 것은 전한(前漢) 때다. 한 무제(武帝)는 대완국, 오손국, 대월지국과 같은 서역의 여러 나라와 동맹해 북방의 흉노를 제압하고자 했다. 그는 장건(張騫)에게 이 임무를 맡겼는데, 실로 십수 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서역 경영의 교두보를 마련한다.

실크로드는 상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동서 문화의 교류라는 면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실크로드는 서로 다른 문명간의 충돌이 아니라 교류와 융합을 통해 상생해온 길이며, 동서남북을 소통시켜 과거를 현재로 이어줬다.

저자의 실크로드 여행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출발한다. 이어 이슬라마바드, 탁실라, 카라코람하이웨이, 길기트, 훈자마을, 소스트 를 거쳐 탁스쿠르칸, 카슈가르, 우루무치, 타클라마칸사막, 투루판, 돈황, 란주, 천수, 그리고 시안에 이른다. 물론 이 책에서 이란고원과 터키 등에 이르는 과정은 제외됐다. 하지만 비단길의 과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크로드를 직접 걸으며 자신의 감정과 상상력을 동원해 보고 느끼고 체험한 사실들을 꼼꼼히 기술한다. 단순히 실크로드에 대한 이론적 접근보다는 작가 특유의 감성과 상상력을 통해 실크로드의 진면목을 파악하게 해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크로드 여행은 여행자로 하여금 철저히 과거에 머물게 한다고 설명한다. 노회한 구조물이 들려주는 노래, 희노애락의 회한이 주름마다 새겨진 수천 년 전의 미라, 그리고 여행자 자신이 간직한 추억을 다 드러내기도 벅찬 그 무엇인가에 대한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이 철저히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 같지만 결국 미래를 향한다는 역설적 사실을 깨닫게 하는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저자가 이 책에서 들여다본 실크로드는 마치 인간의 운명과 너무도 닮아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기쁨과 눈물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과거와 현재의 영욕이 교차한다. 거기서 저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결국 우리는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내던져진 존재라는 깨달음을 여행지 도처에서 알려준다.

여정에서 만난 불교유적을 보며 작가는 단상에 빠지곤 했다. 라호르박물관서 만난 ‘단식하는 붓다’상 앞에선 부처님의 움푹 파진 두 눈을 응시하며, 한 인간으로서 윤회의 사슬을 끊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행을 했을까를 생각한다. 한족, 회족 등 40여개 민족으로 이뤄진 인구 300만명의 대도시인 란주의 병령사서 목격한 부처님 열반상 앞에서는 ‘태어난 모든 것은 죽음과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은 불행이자 축복이라 생각한다’는 부처님 말씀을 상기하며, 세상의 어떤 고요함도 열반에 든 부처님 얼굴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동안 실크로드 관련된 책들은 많았지만, 대다수는 중국 시안서 돈황에 이르는 정보에 그친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실크로드에 의지해 삶을 살아간 사람들과 문명의 흔적들을 생생히 보여줘 실크로드의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책에 실린 저자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 자료도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입증해 준다. 책을 덮고 나면 마치 과거 역사의 시간속 여행에서 돌아온 느낌이 든다.

   
란주 병령사의 부처님 열반상 모습이 고요하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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