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실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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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일상은 뿌리로부터
-----<아빠 구본형과 함께 -일상에서 빛나는 나다움 발견하기> 를 읽고/ 박순희
그랬다.
몇년전 페이스북에서 포털사이트에서 구본형 선생님의 타계소식을 들었을때 먹먹했고,속상했다.
그리고 놓쳐선 안될 소중한 기회를 놓쳐버린 느낌이었다.
아쉬움을 마음에 담아놓고, 그분의 책을 한권 한권 읽었다.
하지만 내 케파로는 읽기는 읽되 감당할 수 없는 내용도 많았다.
띄엄띄엄 읽으면서도 '내 언젠가는 이 내용들이 내 삶에 녹아있으리라' 했다.
그렇다.
글이 삶에 녹아들어있다는 것은 쉽게 되는 일이 아니기도 하고, 마음만큼 되는 것도 아니다.
그 와중에 구본형 선생님의 따님이 쓴 글을 만났다. 아빠의 일상을 알고 있고 , 같은 공간에서 지냈던 따님은 어떤 좋은 추억들을 갖고 있을까? 구본형선생님은 어떤 기억들을 남기고 가셨을까?
그런 궁금함과 호기심에 책을 열었다.
구석구석
아빠는 가고 안계셨지만, 딸의 마음자리엔 언제나 묵직하게,때론 재미있게, 그리고 가치롭고 의미롭게 구석구석 자리해 있음을 페이지를 넘기면서 느꼈다. 아빠가 제자를 기다리고 있었을 자리를 유추해보고, 골목에 꼭꼭 숨어있는 순대국을 이열치열로 먹었던 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삶을 정렬했던 서재는 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리라.
일상에서
딸은 아빠랑 함께 했던 그 추억을 밑거름 삼아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확장시키고, 삶전체가 자기 색깔로 빚어갈 것이다. 아빠와 보냈던 그 충일했던 나날들은 보이지 않는 충실함으로 딸을 성장하게 할 것이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 빛나야 할 곳도 일상인것을 구본형 선생님은 해내셨구나. 그것도 함께 살던 딸에게 전하고 가셨구나. 복받은 따님이다. 머리로만 배운 삶이 아니라 삶으로 배운 삶이니 오죽 잘 살아낼까?
나도다
며칠전 나의 사랑하는 시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다. 헐떡거리는 숨앞에서 우리는 애타했지만 어머니는 훨훨 그냥 가셨다. 그러나 누구보다 어머니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며느리인 나는 그 사시던 절실함을 안다. 새끼들 하나하나 마음쓰셨던 그 애닳음을 안다. 그래서 하관하던 날, 울음 참던 남편도 땅이 울릴만큼 울었다. 그 고단하던 삶이 슬퍼서도 울었지만, 그 손길과 눈길과 마음을 이제 더 볼 수 없기에 울었다.
그러나 많은 일상을 함께 했던 나는 그 사랑으로 나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받은 며느리답게 아름답게 순간순간을 살아갈 것이다. 나의 일상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