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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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1(목) 살롱9 인문학 아카데미메서
나무를 옮겨심을 때는 전지하는 것을 한단다.
나무는 제 꼴대로 잘 살고 있는데, 어느날 인간이 와서 삽질을 하고 차를 동원해서 뽑아서는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다. 나무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나무는 어떻게 견디나?
인간은 자신이 가진 사유 능력으로 두고두고 곱씹으며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벌을 스스로 자처한다.
인간은 스스로 전지하는 능력이 있을 텐데......
나무는 자신에게 닥친 그 운명을 과잉과 결핍과 버무려서 살아가며, 그 모습을 고스란히 자신의 형상으로 갖는다.
왜 이런 형상으로 사나요? 라고 나무나 풀 이야기할 때는 들을만 한데, 그 질문을 내게 가져와 던지면 답하기가 거시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