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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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건강지킴이 장희숙의 10대 풍광
1. 꿈벗을 계기로 시작한 자연건강지킴이 생활7년째이다. ‘소심한 겁쟁이’에서 제법‘억세고 용기있는 아줌마’로 변한 것도 다 꿈벗 덕분이리라. 차츰 사라져가던 미소는 밝고 온화하게 바뀌고, 많은 것을 아우르는 어른이 되었다. ‘자신감’이란 말, 그 소중한 걸 못 잡고 애태우던 시절이 아득하기만 하다.
함께 배고파하고, 운동하고, 땀 흘리며, 때로는 아파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며 3만여명의 친구가 건강을 회복하고 자신감도 되찾았다. 작게나마 그들의 삶을 밝고 힘차게 만드는 오늘이 행복하다.
2. 오늘은 구민회관에서 어르신 건강강좌인 ‘대사성질환과 건강한 식생활’이란 주제의 강의가 있다. 처음 무대에 설 때 떨리던 모습은 이제 편안하고 자신있게 어르신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오래 앉아계신 것 자체가 힘든 분들이시니 재미있고 짧게 강의를 해야겠다. 없어서 목먹던 시절을 사셨던 분들이라 자식들이 덜 드시게 만류하면 “노인네 빨리 죽으라고 구박한다.”고 생각하시니 소식하시되 영양소를 골고루 드시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걸 기분좋게 말씀드려야겠다. 예나 지금이나 노인 양반들이 나를 좋아하는 건 변함없으니 편안하고 즐겁기만 하다.
3. 새벽에 일어나 채전밭에 풀도 뽑고 무우잎도 솎아내니 아침밥이 꿀맛이다. 빨랑 먹고 친구 집 정원 설계도를 완성하러 자료를 챙겨서 나가야겠다. 친구 어머니께서 알츠하이머를 알고 계시니 어머니 건강에 도움되는 자료도 챙겨주고 치료방법도 한가지씩 안내해드려야겠다. 평화롭게 예쁘게 꾸민 정원에서 친구와 더불어 대화하고 치료 받으시며 차츰 회복되실 걸 생각하니 뿌듯하다. 늘 딸처럼 대해주시던 분이니 우리 엄마처럼 정성을 다해야겠다.
4. 내일은 무료 소아비만 상담아인 성민이, 윤호, 재식이가 오는 날이다. 먹는 것에 정신없던 아이들이 관심을 운동에도 돌리는 걸 보면 대견하기 이를데 없다. 애나 어른이나 뚱보를 보면 ‘자기관리 태만’으로 보니 안타깝기만 하더니 충분히 사랑을 받고 나니 움직임도 많아지고 밝아져 처음 올 때 세 녀석의 얼굴하고는 영 딴판이다. 충분한 부모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녀석들을 계속 사랑하고 보살펴줘야겠다. 마당에서 맘껏 뛰놀고. 맛있게 먹고, 앞으로의 꿈을 얘기하며 나도 즐겁게 놀아야겠다.
5. 다음달에는 오랫동안 꿈꿔오던 안나프르나 등반을 그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 역시 안나는 겨울이 오기전 무르익은 가을이 최고라니 가슴이 설레인다. 10년전에 친구들이 그렇게 함께 가자할 때는 그져 바라보기만 했는데 만반의 준비를 떠나는 지금은 친구들이 추억을 되돌아보고 있다.
연약한 척, 아니 실제 연약하기만 했던 내가 용기내어 선택한 그!, 그가 내게 붙여준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자신있게, 씩씩하게 다녀올란다. 씩씩한 아줌마, 든든한 보디가드해줄 그이와 함께라면 어딘들 못 가랴.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든다더니, ‘알콩달콩 늦사랑’에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으니, 뚫어지게~바라보면 찡긋~한 눈 감아주리라.ㅋㅋ
6. 5월 17일, 네덜란드 행커뮬더 선생님 댁을 방문하고 꽃 박람회에도 다녀왔다. 세계5대작가인 행커 선생님의 멋진 Life Style, 이윤주 이사장님과 행복한 결혼생활 모습, 우리의 교과서 같았다. 꽃을 키우고, 꽃으로 만들고, 꽃과 함께사는, 꽃과 같은 사람들의 모습이 어찌 아름답지 않으랴. 아직도 열악한 우리 화훼환경과는 대조적으로 사회 저번에 깔린 꽃사랑이 네덜란드의 선진시스템을 만들어놓지 않았나 싶었다. 함께 여행한 꽃꽃이회 선생님들 역시 꽃과 같은 마음이시니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70세에도 여전히 공주인 척 옷을 입고, 말씀도 이쁜 척 아무리해도 사랑스럽고 귀엽기만하고 그 사랑 다 받아주는 남편과 자식들이 어떨까 생각하니 호호~슬그머니 미소짓게 된다.
책으로만 보던 수많은 Flower Design을 직접 보고고 진한 꽃내음 맡으니 아찔하게 충격적이었다. 서양디자인의 전체 그림을 본 듯하다. 차츰 화려해지는 현재 Flower Design에, 아기자기하고 여백이 있는 동양꽃꽂이를 어떡해 접목해나갈지는 한동안 어려운 숙제로 남을 듯하다.
7. 저녁에 우리집에서 반상회를 하기로 했다. 마당 평상에 둘러앉아 내가 잘하는 닭가슴살 샐러드랑, 찐 고구마 먹으며, 시원한 맥주를 나눠마시며, 농촌 소득증대방안과 연로하신 어르신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모색해보기로 했다. 선진농법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유기농작물에 수요가 물밀듯이 밀려오니 적극적인 친환경농법 하나하나를 읜논해보고 한낮에 쌏인 스트레스도 날려봐야겠다. 늘어만가는 시골 어르신, 이제는 정부의 지원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부모님 챙겨드릴 사이없이 제 일만하는 야속한 젊은 사람들을 탓할 수만은 없고 적극적으로 챙겨드리고 돌봐드릴 방도를 모색해봐야겠다.
8. 주말에는 부모님댁에서 가족모임이 있다. 10년전 “10년은 더 살아야지.”라고 말씀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속으로 “노인양반 욕심도 많으셔…” 생각했더니 확실히 말이 씨가 되나보다. 여전히 의사, 간호사 월급을 주고 계시지만 형제들이 새롭게 지어드린 마당 넓은 집에서 오손도손 의지하고 지내시는 걸보면 보면 역시 우리 형제들의 최고의 보물이지 싶다.
어찌그리 딱딱 잘 맞췄는지 아들,딸 각각 2명씩 데리고 칠남매가 모이면 온가족이 삼십명, 집안이 꽉찬 느낌이지만 군대간 세놈, 유학간 두 아이가 빠진다니 왠지 썰렁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어릴 적 자랄 때는 그렇게 아웅다웅~싸움도 많이 하고 눈물콧물 다 흘렸는데 고향 못지않게 가족의 품은 최고로 따뜻하다.
9. 허브를 심어 정원을 새롭게 바꿀 계획이다. 커다란 소나무를 심고, 감나무, 밤나무, 사과나무, 대추나무, 유실수를 심어 익숙하고 편안한 정원만 가꾸다 보니, 라벤더, 로즈마리, 타임, 레몬밤, 레몬버베나,...등을 잡지에서 보던 서양화원도 가꾸고 싶어졌다. 한두개 화분은 키워봤지만 마당에 무리지어 심은 허브가 바람 불 때마다, 비 올 때마가 향긋한 향기를 찰랑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상추쌈, 깻잎쌈도 좋지만 로즈마리 커피, 라벤더차도 색다른 맛이라 우리 식구도, 우리 집을 찾아오는 친구랑, 고객들도 즐거워하리라. 차츰 새로운 것에 둔해지는 것 같은데 잘 됐다. 진한 허브향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새롭게 시작해보자.
10. 45살에 정했던 예상수명 93세, 이제 37년이 남았다. 자연건강지킴이로서 새롭게 거듭나니 ‘예상수명보다 더 살 것 같다.’라는 약간은 깜찍한 상상도 해보지만 몇살까지 사는게 뭐 그리 중요하랴. 넉넉한 마음, 건강한 몸으로 나의 도움이 필요한 가족, 친구, 고객과 함께라면 다 좋다. 내가 돕는 듯하지만 실제 그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어찌 있을 수 있으랴. 세상의 한줌의 소금이 되기 위해서 작은 일이라도 기쁘게 하리라. 나 떠난 자리에 그리워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제 베푸는 삶,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