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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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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2일 00시 10분 등록

아름다운 꿈을 꾸는 사람들과 참으로 그윽한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지혜와 웃음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신 구본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누구보다 정직했고 뜨거웠던 삼일환장 형님, 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막내의 Ver 0.8은 곧 1.0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게으름을 용서하십시오. 아직은 애인과 노는 것이 숙제보다 더 좋습니다. 때리시면 그냥 맞겠습니다.

#1.
“교사와 함께 크는 아이“라는 주제로 시작한 강의가 100회를 넘어섰다. 우리 학교에서 교내 연수로 시작한 강의가 내 블로그와 선생님들의 입소문을 통해 많은 초중고등학교와 각 지역교육청에 알려졌다. 특히 열정과 능력은 풍부하지만 방향을 잡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많은 새내기 교사들에게 반응이 좋다. 이번에는 서울시 교육연수원에서 2019년도 신규교사 연수에 출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번 임용합격자가 1200명 정도니 가장 큰 규모의 강의다.

이 강의의 컨텐츠가 철저히 현장으로부터 나왔기에 설득력을 가지는 것 같다. 지난 5년간 학교 현장 속의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깊이 관찰하였고, 기록하였다. 그들의 갈증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내 강의는 그들의 심장을 파고든다. 내 언어는 날카로운 메스가 되어 그들의 매너리즘을 도려내고, 그 자리에 스스로 꿈을 얹어 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내 강의의 뼈대은 단순하다.
첫째, 가슴이 두근거리고 영혼이 뜨거워지는 일 찾기
둘째, 그것을 매일 반복하기
셋째, 매일의 삶을 기록하기


이 프로세스는 단순하지만 강력하고 실증적이다. 내 인생이 증거가 된다. 20대에 사부님의 책으로부터 배웠고, 실천하였고, 그래서 내 인생은 변화하였다. 이 단순한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자신의 삶부터 불태운다. 그들은 다시 뜨거워졌고, 이를 통해 자신의 변화가 아이들의 변화의 시작임을 깨닫는다. 나는 그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방법을 제공한다. 더 이상 그들이 학교에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사랑하며 성장하도록 돕는다.

강연을 통해 나는 희열과 보람과 돈을 동시에 얻는다. 맙소사. 이리도 아름다운 일이 있다니.

 

#2.
그 동안 써 왔던 모닝페이지와 독서록, 학교현장을 관찰한 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이 출간되었다.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1. 교사로서의 삶 VS 개인으로서의 삶
2. 교사 먼저? 아이들 먼저?
3. 교사들이여, 먼저 불타오르자.
4. 푸르딩딩 초딩, 그 무한한 에너지
5. 함께 성장하는 교사와 아이
6. 변화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 세우기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의 진심과 땀을 사람들이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내 책의 새로운 버전을 집필하고 있다. 내가 설정한 다음 독자는 교대생들이다. 교단에 서는 부푼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을 선물하고 싶다. 교대에서 쓰이고 있는 교재들 중에는 현장감 있는 서적이 부족하다. 후배들이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보다 생생하게 꿈꾸고 계획할 수 있는 그런 책을 집필할 것이다.

또 다른 다음의 독자는 학부모이다. 수많은 자녀 교육에 대한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학교현장과 연계하여 작성되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책은 드물다. 학교 교사의 입장에서 학부모들의 역할에 대해 재정의 하고, 학교와 가정과 한 팀이 되어 아이들을 빛나는 존재로 변화시킬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수학의 정석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은 책이 팔려 충분할 정도의 인세를 받고 있다. 교사를 그만 두어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돈이다. 이제 학교는 나의 실험장이고 나의 무대이다. 월급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 방학도 큰 의미가 없다. 이미 학교에서의 모든 일들은 나의 즐거운 놀이이기에 하루하루가 방학이다. 재밌다. 하루하루가 재밌다.

 

#.3
국비 교사파견유학선발과정에 합격하였다. 나라에서도 나의 꿈을 인정해준 것이다. ○○대학교에서 교수설계체제에 대한 논문을 쓰고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교육선진국들의 교육과정, 교수학습설계방식, 교사연수체계 등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현재 질문의 리스트를 하나씩 작성하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치열하게 배울 것이다.

 

#.4
2010년 전역한 이후 예전에 조직했던 독서토론모임을 부활시켰다. 스스로 리더가 되었다. 올해로써 9년째 우리는 이 모임을 위해 치열하게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매 달 한 번씩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였다. 책의 내용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한 권의 책을 각기 다른 전문분야를 가진 여러 교사들이 모여 읽고, 이야기함으로써 많은 아이디어와 활력을 서로에게 선물하고 있다.

우리는 방학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난다.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발표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노래하고 춤춘다. 자신의 꿈과 서로의 꿈에 취해 힘을 얻는다. 교사가 가진 가장 큰 혜택, 방학. 우리는 이 시간을 통해 1년에 두 번 부활한다. 그 에너지를 우리는 현장에 쏟아 붓는다. 신선한 아이디어들은 2-3년에 한 권씩의 책으로 탄생한다.

#.5
그동안 모은 돈으로 나만의 작업실을 마련했다. 자그마한 오피스텔이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아름다운 공간이다. 집에서 5분 거리라 5시에 일어나 출근하기 전까지 자고 있는 가족을 방해하지 않고 글을 쓰기에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진하게 커피를 한 잔 타고, 스탠드를 켠다. 내가 좋아하는 누런색 노트에 글을 쓴다. 머리가 맑다. 영혼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 목소리를 나는 받아 적는다. 2시간은 찰나처럼 지나간다. 이 시간은 창조적이고 영감이 가득한 시간이다. 하루에 2시간을 나를 위해 신성한 제물로 바치는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더욱 창조적이고 뚜렷하게 내 인생을 그려나간다.

 

#.6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였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깊이 사랑한다. 우리의 사랑은 맹목적이거나, 편향적이지 않다. 각자의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어가며, 그 과정을 서로 음미하고 격려한다.

우리는 각자의 꿈을 위한 하루 3시간을 선물한다. 그 시간은 각자의 꿈이 현실이 되려 꿈틀거리는 시간인 동시에 서로 다른 꿈이 또 다른 하나의 아름다운 꿈으로 합쳐지는 시간이다.

우리는 함께 요리하고 함께 먹으며 함께 취한다. 이 모든 순간이 그윽하고 평온하다.

우리는 1년에 두 번씩 아름다운 여행을 떠난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떠나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광 속에 묻히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우리는 여행 속에서 더욱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진다. 우리 둘의 인생이 날마다 아름다워진다. 이것이 결혼(結魂)이다.

 

#.7
아버지와 선상 참치 낚시를 다녀왔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 선물 받았던 아름다운 추억에 보답하고 싶었다.

하늘과 바다는 눈부시게 푸르다. 우리는 하얀 요트 위에서 굵은 낚싯줄을 바다에 드리운다. 수면 위로 반짝이는 루어가 통통 튀며 요트를 따라온다. 족히 1미터는 넘어 보이는 은빛 참치가 따라 붙었다. 푸른 지느러미를 드러내며 물살을 가르던 이 녀석은 결국 용감하게 루어를 덥썩 문다. 아버지의 낚싯대가 크게 휜다. 아버지는 재빠르게 낚싯대와 릴을 움켜쥔다. 가느다란 아버지의 팔뚝에서 굵은 힘줄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아버지는 청년으로 돌아갔다.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흥분과 미소가 뒤섞인 표정으로 참치와 승부를 벌인다.

바로 이 모습이다. 나의 아버지. 어린 시절 바다에서 아들에게 보여주었던 가장 큰 선물.
참치는 아버지와의 싸움에 굴복한다. 아버지의 승리다.

리조트에 돌아 온 우리는 승리의 만찬을 벌였다. 촌스러운 부자는 이 낯선 나라의 양주를 잘 모른다. 한국에서 가져온 ‘참이슬’과 부자에게 바쳐진 제물, 참치. 회를 뜨고, 살코기를 그릴에 올린다. 우린 술잔을 주고받으며 과거를 회상하고 남은 미래를 이야기한다. 완벽한 밤이다.

 

#.8
이사를 했다. 나는 꿈에 그리던 바다 보이는 언덕 위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둘과 함께 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서울이란 도시에 거처를 둘 이유가 없다. 초등학교에서의 실험이 끝났기에 나는 그만 두었고, 교사와 교사를 꿈꾸는 이들의 변화를 돕는 글쓰기와 강연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일 글을 쓰고 일주일에 한 두번씩 강연을 한다.

나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 타고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노트에 꿈과 생각을 적어 나간다. 내 글과 강의는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보다 깊고 아름다워진다. 내 마음의 조급함은 사라졌다. 나의 천직을 나만의 방식으로 훌륭하게 수행하는 삶. 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따금 친구들이 손에 와인 한 병 들고 찾아와 함께 술 마시며 거실에서 옛곡을 연주한다. 우리는 푸릇푸릇한 '속고 밴드'로 돌아간다. 각자의 소리가 하나가 되는 이 순간을 사랑한다.

IP *.187.189.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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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8:58:39 *.223.42.210
도원아, 메일에 너의 별명을 '진땡'이라고 써서 메일을 보내고 나니 아쉬움이 남았어.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 "기대도원"으로 보내지 못했음에 말이야. 큰 꿈을 가지고 있고, 분명히 이루고야 말 것 같은 확신이 드는 동생. 너의 성장 과정을 기대하고 이루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내겐 큰 기쁨이 될 것 같다. 오늘도 푸욱 잘 수 있게 국방의 의무를 다해 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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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원
2009.09.22 10:47:10 *.187.189.251
부대로 돌아오자마자 10대 풍광을 다시 읽었습니다. 4일 전으로 돌아갈까봐 두려워서죠.
이 삭막한 조직은 꿈을 삼켜버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깨어있을 수 밖에요.

사부님, 꿈벗 형님, 누님 제가 나라 잘 지킬테니 마음껏 꿈꾸시고 즐기십시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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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2009.09.22 13:26:57 *.136.209.2
삼일 내내 초~스펙타클 울트라 캡숑-한마디로 애기하면 "엄청난"- 잠재력과 실력을 뿜어냈던 도원이!
젊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남들과 차별화 된 너만의 10대 풍광를 이룰거라고 믿어 ^^ (어여 Ver 1.0을 보고 싶구나~)
선생님이 애기하셨듯이,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임을 알고 정진하길 바래"
일요일날 맛난 거 먹자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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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3 15:53:03 *.64.70.54
제가 꿈 꾼 것이 무엇보다 제 자신에게 진실된 것이기를 바랍니다.
더 깊이 내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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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선배
2009.09.22 14:23:05 *.248.235.10
도원,
어제 밤에 내게 "근사한 문자 " 보낸사람이 그대지?

아침에 사과문자 올때까지.... 괜히 설렜잖아...ㅋㅋ
다음엔 취소하지마세요.  초록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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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09.09.23 13:44:08 *.35.50.136
정말 삼일 내내 도원이 보면서 즐거웠고, 뿌듯했고, 신나더라 ^^
그대 같은 아이를 원하면 '초극단방임주의'교육이면 되는거니? ㅎㅎ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도원~ 화이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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