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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8일 01시 37분 등록

44기 꿈벗 10대 풍광

3222 이 유민

 

2028년의 30살 나의 10년간의 회고

 

    

1. 직업적인

 

 

요즘 회사일이 너무 바빠 제대로 된 저녁을 못 먹어 본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 후에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다가, 우연히 책장에 꽂힌 2017122일에 쓴, 내가 19살에 쓴 10대 풍광을 보게 되었다. 너무 반갑고 신기해서 다시 찬찬히 읽어 보다가 그때의 내가 귀여워 웃기도 하고,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 10년 전 목표대로 (물론 같을 순 없지만) 잘 살아가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성. 이 단어가 왜 귓가에 맴도는 것 같을까. 내가 좋아 시작한 일이지만 갈수록 지쳐가고 그냥, 그냥 사니까 살아지는 느낌이다. 아직도 꿈벗 프로그램이 있을까?? 내일 한번 알아보고 있으면 다시 한 번 참가해 보아야겠다.

 

2. 친구

이 귀여운 나의 친구들아.. 올해도 그냥 넘어가나 했더니 어김없이 또 놀라운 것을 들고 오는 구나. 13년 지기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매년 생일마다 어떻게 내 생일만 이런 귀엽고 깜직한(?) 이벤트를 들고 오는지 모르겠다. 올해 생일도 어김없이 괴롭혀지면서 어떻게 이 원수 같은 자식들을 친구로 뒀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이렇게 편하게 대하고 내가 이렇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는 생각이 든다. 2024년에 노울이 취업기념 및 유현이 졸업 기념으로 미뤄왔던 동유럽 배낭여행도 갔었고, 우리끼리 공통통장도 만들어 여행자금도 조금씩 모으고 있는 중이다. 바람핀 남자친구 욕도 들어주고 100일주 핑계로 밤새 달려본 사이에 뭐 불편할 게 있을까??

 

3. 봉사활동 (국내 아동)

처음에는 그냥 봉사점수 때문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것 같다. 진짜 아무생각 없이, 봉사 센터에서 시키는 것만 하는, 언제든 대체가능한 사람으로 봉사에 참여했다. 그러다가 내가 잘할 수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봉사가 하고 싶었고, 마침 병원학교의 수업에 필요한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과학, 수학과목을 가르치며 학교 선생님이 된지 3년 동안 여러 학생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학생들이 퇴원한 후에 선생님~ 저 놀러 왔어요! 어제 학교 수업에서 쌤이랑 배운 내용 나온 거 있죠! 진짜 신기했어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순간 그동안의 활동이 너무 뿌듯했다. 그리고 이런 학교봉사활동 뿐만이 아니라 dot의 김주윤 대표님 같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생활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앞으로 10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이다.

 

4. 공부(고전-동양,과학) + 책읽기

한 주에 한권의 책/ 148/ 502400

벌써 제대로 된 도서를 시작한지 10년이 되었다. 며칠 전 수랑이와 만나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 한 게 이제 레지던트 1년차라 한다. 책을 많이 못 읽는다고 한다. 다음 주에 읽는 책이 2027년의 38번째의 책이자 총 470번째 책이다. 책 위쪽에 번호를 적어두고 있는데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상식이 많아지는 기분이기는 하지만 아직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이 썩 많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한 이십년 읽으면 더 지혜로워 지려나?? 엄마랑 중학교 때 부모동행 프로그램에 참석해 액자를 만들면서 적으신 말이 기억난다. ‘너의 모든 소유를 팔아 지혜를 사거라. <탈무드>’ 지혜 파는 가게를 모르니 책을 살 수 밖에.

 

5. 운동 (몸만들기, 검도, )

플라톤은 건강한 육체가 건강한 정신을 이룬다고 말했다. 아무리 지혜롭고 똑똑하더라도 지성을 이용하고 뜻을 펼치지도 못하고 단명하거나 병실에 누워만 있다면 무슨 소용일까? 대학교에 다니면서는 예쁜 몸에만 신경을 써서 헬스를 다녔다. 한때 예쁜 수영복을 입겠다고 복근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일자다리를 만들고 싶어 미친 듯이 스쿼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헬스가 지루해 지기도 하고 허리에 점점 무리가 와 요 근래 한의원에 다시 다니게 되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인 혜림이를 만나게 되었다. 혜림이가 플라잉 요가를 하는데 재밌기도 하고 우아해 보이는 동작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플라잉 요가는 백조 같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갓 잡혀온 물고기 같은 동작들이 연출되었지만 친구랑 하루하루 만나 땀 흘리며 운동하는 일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6. 취미 (프랑스 자수, 제빵)

3 겨울 수능 후 심심함에 홧김에 시작한 프랑스 자수를 벌써 10년째 하고 있다. 주말아침 또는 퇴근 후에 가만히 앉아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수를 놓는 게 일상의 소소한 낙이 되었다. 지금은 소현이 딸 돌잔치 선물로 흰 원피스에 수를 놓고 있다. 자수가 하는 행위 자체에도 행복을 느끼지만 그 작품을 선물했을 때 친구, 지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더 보람차고 행복한 것 같다. 요즘 나중에 나이가 많이 먹어서 시골에 작은 공방하나차려 내가 만든 빵을 먹으면서 하루하루 보내면 여유롭고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8. 여행, 여러 경험쌓기 (워킹홀리데이-캐나다, 동유럽 배낭여행 준비) (거기에서 만난 캐나다 친구와 약속)

- 다음 달에 캐나다에서 만난 친구가 아내와 함께 한국에 여행을 온다고 했다. 워킹홀리데이 중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던 베이커리에서 만난 친구로 1년간 많은 도움을 받으며 지냈고 그 후로도 서로 꾸준히 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다.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여러 나라 학생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법과 같은 한국에만 있었다면 배우기 힘들었을 것들을 배웠고,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또 유현이와 노울이랑 동유럽에 여행 갔을 때, 캐나다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체코 출신의 학생들에게 여행안내를 받으면서 도움을 받았었다. 나의 이런 경험적 자산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9. 언어공부(영어+중국어)

- 처음에는 캐나다 여행을 위해서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왔다. 영어를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쉽지는 않았고 동기부여도 부족해 작심칠일 이고는 했다. 하지만 칠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그렇게 대학교 4년을 공부하다 보니 4년간의 지식과 타고난 긍정적이고 뻔뻔한 성격이 합쳐져 외국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 졌고, 그 덕에 캐나다도 무리없이 다녀왔다. 3년 전 부터는 중국어 강의를 틈틈이 듣고 있는데, 중국사와 한국사로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재밌고 쉽게 공부하고 있다. 5년 뒤에는 중국에 배낭여행을 갈 수 있지 않을까????

 

10. 경제적인 것 (꾸준한 적금, 학자금 대출 상환완료)

20살이 되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야 할 것을 생각했을 때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이 적금이었다. 적은 돈이지만 매달 조금씩 적금도 들고 여행통장에도 저금한 결과 동유럽 여행도 부모님 도움 없이 다녀 올 수 있었고, 캐나다에서의 용돈도 쓸 만큼 모았었다. 그리고 다행히 장학금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받은 덕분에 학자금대출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빨리 갚아 드디어 작년에 상환이 완료되었다. 30대를 시작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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