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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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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6일 00시 51분 등록

새끼손가락2.JPG

<태어나서 5년 9개월, _민호와 아내의 손가락>

 

 

태어날 때부터 민호의 새끼손가락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마디가 구부러지지 않는 기형이었지요.

처음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니 괜찮을꺼야" 라고 말했다가

아내에게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내의 새끼손가락도 민호와 비슷합니다.

때문에 아내는 그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여기는 듯 했습니다.

의사로부터는 수술을 권유받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찾아가 상담도 받았습니다.

혹시나 학교 다닐 때 놀림을 받지나 않을까?

혹여나 나중에 부모를 원망하지나 않을까? 라는 걱정이 조바심을 내게 했습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걱정하느라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습니다.

의사는 수술을 해도 1년 정도의 힘든 재활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통증을 느끼며 계속 움직여 주어야 관절이 굳지 않는다는 거였죠.

그래서 일단 견딜 수 있는 나이, 적어도 초등학생이 되면 수술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요.

민호가 커가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문제없이 어린이집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살다보니 남과 같아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민호의 새끼손가락이 '우리 모두는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끊임없이 기억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민호의 새끼손가락이 누군가 우리에게 준 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특별함을 받아들이라는 싸인Sign...

 

우린 자신만의 특별함을 가지고 삽니다.

그것 없이 살 수는 없지요.

남과 똑같이 살 것 이라면 삶의 이유가 없는 것이니까요.

 

이제는 민호에게 이렇게 얘기해 줍니다.

"너의 새끼손가락은 참 특별하단다. 그러니까 많이 사랑해 줘야해~"

민호는 별 상관없이 잘 놀고, 먹고, 잡니다.

'괜한 걱정일랑 마숑!'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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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2, 2012 *.169.188.35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남들과 다르게 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쉽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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