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게 뭘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뒤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나직하게, 곧이어 묵직한 기타 리프와 함께 따라나온 강렬한 외침. ‘무엇일까, 나는 또 무슨 미련이 남아 여기 서 있는걸까? 둥. 둥. 둥. 드럼 비트가 심장을 울린다. 너도 나도, 그런 멍청한 질문 따위 집어치우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하나 둘,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리듬으로 춤을 춘다. 

도쿄 근교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맥주를 들이키고, 다 식어버린 카라아게를 우적우적 씹으며, 소낙비를 맞으며 노래도 따라부르고, 때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 바람에 달아오른 몸을 식히기도 하면서 하루가 간다. 뜨거운 여름이 간다. ‘살아 있다는게 뭘까?’ 잘은 모르지만 이제 겨우 이것 한 가지는 알겠다. 오래전, 블루 하츠가 노래했듯이 젠장, 나는 펑크 록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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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여름을 어떻게 즐기시나요. 저는 여름은 언제나 록 페스티발과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시작되면 록 페스티발을 예매하고, 그 날이 되면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마음껏 축제를 즐긴 뒤, 집에 돌아와 지쳐 쓰러진 뒤 몸살을 앓고 나면 ‘아, 또 올해 여름도 지나갔구나’ 하는 시원 섭섭한 기분이 됩니다. 

그런데 일본에 간 이후에는 그 연례 행사를 치루지 못했습니다. 회사에서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기  전부터 잔뜩 벼루었던 후지 록 페스티발도, 써머 소닉도 첫 해는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두번 째 해는 표가 매진되어서 가야지, 가야지 하다 여름이 가 버렸습니다. 그렇게 레드 핫 칠리 페퍼스도, 스매싱 펌킨즈도, 라디오 헤드도 떠나가 버렸네요.

그러니 올해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제 이 곳을 떠나고 나면 록 페스티발을 즐기기 위해 일본을 온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써머소닉에서 이틀 동안 열심히 놀고 왔습니다. 사실 라인업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고, 또 두 달 전부터 아픈 무릎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힘껏 뛰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올해의 뜨거웠던 여름도 이렇게 흘러가네요. 제 나이 서른 여섯,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