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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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길을 나서면 새로운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막상 낯선 길 위에 서니,
떠나온 그 곳이 왠지 내 생의 꽃봉우리들 같다. 이유없이, 막연했던 자신감도 채 남지 않은 늦은 오후의 햇살처럼 부질없다.
하나 이제 퇴로를 차단한다. 생에는 어차피 한번은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길이 있으니. 끝없이 곁눈질 하면서도 하는 수 없이
스쳐지나쳐야 했던 길 위에 서서 단 한가지만은 잊지 않으려 한다. “모든 결정적인 펀치는 왼손으로 가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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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한 해의 끝이네요. 올해의 삼분의 이는 도쿄에서, 나머지 삼분의 일은 서울에서 보내느라 조금은 어수선한 일 년이었습니다.
그나마 이미지 에세이 덕분에 정신없는 와중에 자신을 잠시 들여다볼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내년 한해는 미처 하지 못했던 실험들로 채워보려 합니다. 여러분과 공유할 기회가 생긴다면 길 위에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올 한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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