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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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문신 노지심'이라는 말에 한번도 보지도 못한 노지심이란 사람이 좋아졌습니다. 라디오로 수호지를 듣고 있습니다. 상상해 봅니다. 머리는 까까머리에다 우락부락하게 생겼을 것이고, 수염은 장비 수염일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구룡파의 두목같은 문신도 아니고 커다란 호랑이도 아닌 꽃을 등에 지고, 선장을 휘두르는 모습을 말입니다. 중국남자들은 여름에 윗도리를 잘 안입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쿵푸팬더처럼 바지만 입고 꽃문신을 드러낸 노지심을 상상해 봅니다. 대체 무슨 생각에 꽃문신을 하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수호지의 인물들은 제각기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생김새를, 그사람의 특징을 살려서 '화화상 노지심', '급시우 송강'이란 식으로 부릅니다. 문신으로 자신의 특징을 단박에 가져버린 그 사람이 부럽습니다.
프랑스와 플라스의 <마지막 거인>에서는 자신이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들이 몸에 그대로 나타나는 광경이 나옵니다. 거인들의 몸에 있는 무늬는 그들의 삶의 무늬입니다. 대기의 흐름을 느끼면 몸에 무늬가 미묘하게 변합니다. 저는 거인의 무늬를 부러워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노지심의 꽃문신이 부럽니다. 노지심의 문신도 그런게 아닐까하고 제멋대로 상상해 봅니다.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들이 거인의 몸에 그대로 새겨지듯이, 꽃이 노지심에게로 그대로 들어가는 것을 말입니다.
라디오로 들으며 상상한 그 인물들이 제 상상에 의해 제멋대로 바뀌어 버립니다. 책을 보고, 삽화를 찾아봐야겠습니다.
꽃문신을 검색해서 사진들을 찾아보니 문신들이 상상만큼 멋지지는 않습니다.
꽃이 좋아도 몸에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어, 그림으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