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Image

일상의

  • 한정화
  • 조회 수 193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3년 4월 4일 16시 11분 등록

s_20130404-1.jpg

 

"인절미 참 맛나요. 하나 사서 잡숴봐."

카페 칸이 있는 무궁화 열차 통로로 떡장수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떡을 사라고 말을 합니다. 그 순간 저는 앞좌석 주머니에 누군가 높고간 책홍보물을 보고 있었습니다. 영어하는 개그맨 김영철씨의 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목차를 보니 '좋은 사람을 친구로 만들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떡장수 아주머니 때문인지, '좋은 사람'이란 말 때문인지 저는 그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는 오래도록 망설였습니다. 언제나 떡을 사던 그사람. 떡장수 아주머니가 옆을 지나서 저만치 멀어질 때쯤 뒷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돈을 꺼내는 모양입니다. 아주머니는 되돌아와서 다시 떡을 홍보합니다. 송편을 두개를 샀는지 인절미도 사라고 권합니다. 그 사이에 앞쪽에 앉은 다른 승객들이 돈을 꺼냅니다.

 

언제나 떡장수가 오면 떡을 샀던 그사람은 막 밥을 먹고 난 후에도 떡을 사주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해서입니다. 친구의 어머니께서 떡장수를 하신다고. 저는 아주머니라는 말을 썼지만, 그사람은 항상 '어머니'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어머니라고. 그리고 모르는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먹어도 거기서도 '어머니'입니다. 자네를 보니 우리 아들이 생각나네라는 아주머니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사람.  대학교 앞 식당에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식당에 떡을 이고 들어오셔서 학생들에게 떡을 파셨던 아주머니. "학생들 떡 좀 사주소. 사람도 많은 데 두봉지는 사야지." 그말에 두봉지를 사던 선배.

 

저는 오래 같이 하고 싶은 사람과 같이 살아가는  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 언제나 생각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오전에 광주나 여수에서 출발하여 익산역에는 10시 49분에 출발하여  용산역에는 2시 넘어 도착하는 기차에서는 먹을 것이 필요합니다. 오전 일찍 열차를 타면 밥 때를 넘겨서 도착하는 기차거든요. 그런 기차 안에서 저는 여전히 떡을 사야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합니다. 옆좌석 노부부는 배낭 한가득 먹을 것을 싸가지고 오신 모양입니다. 콜라병에 물을 담아오셨고, 조금 전에는 쑥떡을 꺼내드셨고, 지금은 사탕을 드시고, 그리고 배낭에서 맥주도 한병 나옵니다. 김밥도 꺼내어서 나란히 나누어 드십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뭘 먹어야 하나를 고민합니다. 그러나 떡장수를 멀리 떠나보내고,  다시 그 떡장수가 맨 앞칸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때까지도 '인절미를 하나 살까.',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으니까.'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떡을 파시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았던 선배를 생각합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도 여전히 그와 함께 살고 싶은 그런 사람, 좋은 사람들 곁에서 같이 사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IP *.11.178.16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겔러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