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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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놓을까 말까, 불안한데... 바로 넘어지면 어쩌지? 아직 안되는거 아니야?'
그러다가 나의 발이 쫓아가지 못해 놓쳐버렸습니다. '아, 큰일났다.' 탄성이 터집니다.
민호는 어깨를 삐뚤삐뚤 몸도 흔들흔들 거렸지만 한참을 앞으로 갔습니다.
얼만큼 가서는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고 멈춰섰습니다. 멀리서 뒤를 보며 씩^^ 웃습니다.
민호의 첫 두발자전거 타기의 순간이었습니다.
한참을 왔다갔다 타고, 회전하는 것도 연습했습니다.
비록 한 번의 추돌사고가 있었고, 또 한 번 풀숲에 빠지는 일이 있었지만
그래서 손에 작은 상처하나, 발목에 긁힌 자국 두개가 생겼지만
우리 둘은 뿌듯했습니다. 에베레스트 등반처럼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낸 것입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준비도 한참했습니다. 네발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떼어내고, 라이트를 달고,
아내와 함께 고민하다 헬멧과 무릅보호대도 준비했습니다.
민호가 준비한건 없습니다.
"아빠, 내가 어떻게 타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그렇게 잘 타는지 물었더니 민호가 하는 말입니다.
자기도 신기해 합니다. 이제는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의 몸이 되었나 봅니다.
그런데 몸만 준비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무서웠지?"
"아니."
"그래도 조금 불안했지?"
"아니.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래서 탄거야."
민호는 마음을 준비했습니다.
<태어나서 7년하고도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