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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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어도 영화 제작의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면 수백명의 창작자들이 한땀 한땀 손으로 그리는 그림에 땀과 혼이 들어가야 합니다' _ 호시노 고지. 지브리 스튜디오 대표.
예술의 전당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이 전시중입니다. 레이아웃이란, 만화영화의 설계도.입니다. 만화 영화 작업은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협업이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통일성입니다. 말이라는 것이 애매해서, 송신자가 잘 전달되어도 사람에 따라서 엉뚱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레이아웃은 커뮤니케이션 장치입니다. 불필요한 작업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작품 전반에 통일성을 줄 수 있습니다.
레이아웃 작업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는 1974년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처음으로 '레이아웃 공정'을 애니메이션 제작에 도입합니다. 보통 그를, 참신한 이야기와 정감어린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알고 있지만,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면에서도 탁월했습니다. 레이아웃 작업으로 제작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절감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보면, 익히 알던 만화영화, 이를테면 미래소년 코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바람의 나우시카, 천공의성 라퓨터, 하울의 움직이는 성등...의 레이아웃 원화를 볼 수 있습니다. 모두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그린 작업물들입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만화영화의 레이아웃 원화를 본다는 것이 감개무량할 정도입니다.
더 압도적인 것은, 그 양입니다. 하루종일 관람해도 다 보지 못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 전시중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떻게 세계적 거장이 되었는지, 전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쉬지 않고, 한땀한땀 쌓아올린 레이아웃의 성城이 이를 증명합니다. 삶은 사기가 없지요. 전시를 보고, 나오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남탓할 것 없다. '
(김인건 페이스북)
(일주일치 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