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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1일 23시 1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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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아침 바닷가였다. 한 남자가 작은 나무배 한 척을 크고 푸른 물 위에 띄우고 그물을 드리우고 있었다. 배는 조류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물은 바다의 하얀 속살 아래로 사라졌다. 인적 드문 모래톱 위에서 바라보는 고기잡이 풍경은 참으로 고요했지만 어부의 손은 한시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였다. 


그 날 하루동안 그는 무엇을 잡았을까. 알 수 없다. 어부와 나 사이로 갈매기들이 두둥실 떠갈 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나도 내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삶의 하루는 그리 길지 않으니 어쩌면 이 생의 그물이 텅 빈 채로 날이 저물지도 모르겠구나.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구나. 


이제사 나도 안다. 젊음이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지만 더없이 낭비하기 쉬운 것이기도 하다는 걸. 이런 저런 변명으로 제대로 살지 못한 이유를 덧칠하고 분칠해보지만 허비한 시간을 되돌릴 순 없다는 걸. 하지만 이것 또한 안다. 이렇게 흘러올 수 밖에 없었던 삶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는 것. 오직 나만이 이 구질구질한 삶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


저 크고 푸른 물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영원히 모를 것이다. 다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배 한 척 띄우고 그물을 드리우는 일이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동안 바삐 손을 놀려 다시 그물을 걷어 올리는 것이다. 아마도 그 안에 담겨 있는 것만이 나일 것이다. 그리고 파도에 실려 떠내려갔던 그 시간들이 아마도 두번 다신 돌아오지 않을 나의 하루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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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9, 2013 *.10.141.145

그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이 미묘한 마음 ...

그 정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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