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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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길 떠난 나그네 안내하던 별처럼,
운주사 산등성이에 와불님은 배꼽처럼 누워계시다.
와불 능선 옆 대머리 민둥산에 길 하나 있어,
우리는 길 따라 한 줄로 띄엄띄엄 걸었다.
대머리 능선 정상엔 시원한 바람,
사부님이 눕고 그녀가 발을 베고 누웠다.
그 옆에 또 그녀가 눕고 또 눕고,
그 옆에 또 그 사내가 눕고 또 눕고,
모두는 발을 베고 누웠다. 그렇게 서로는 꿈을 베고 누웠다.
누워서 본 하늘은 서서 본 하늘보다 더 높고 더 넓다.
눈에는 하늘만 한 가득. 그리고 고요.
와불님은 그래서 서 있지 못하고 누워 계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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