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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11시 30분 등록

 

1주일간의 쉼을 마치고 집으로, 그리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홍콩에 왔다. 지난 주에 어찌보면 감당이 어려울 정도의 길었던 13시간의 대기 시간 대신에 조금은 짧은 8시간의 대기 시간이 주어졌다. 지난 번에는 여행과 3년만에 보는 친구와의 만남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과 미처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에 더불어, 서둘러 여러 일을 마무리하고 오느라 피곤하고 지친 몸이 함께 했었다. 그래도 지침보다는 설레임이 더 컸던지 잠깐이라도 자려고 들어간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도 잠이 오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여행이 끝났고, 오래된 친구와 새로 만난 친구들을 보낸 아쉬움,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착잡함 등이 겹쳐서 피로가 몰려왔다. 기껏 1주일이나 잘 놀다가 복귀하는데 활력이 아닌 피로감이라니 당황스러웠지만 생각해보면 여행 끝은 늘 피로감이었던 듯도 하다.

다만 책을 다 읽을 시간이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어서 <코끼리와 벼룩>을 집어 들었다.

 

찰스 핸디, 작년에 그의 책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으면서 어쩜, 앞으로 내가 살 길은 바로 이거야.’ 라고 생각하며 유레카!!”를 외쳤었다. 마침 코끼리의 일부였던 때의 삶을 그리워하면서, ‘앞으로 내가 인간의 기능을 하면서 살 수는 있을까?’를 의심하던 때라 벼룩의 가능성과 자유는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또 다양한 재주를 밥벌이로 연결시키며 취미와 배움, 커뮤니티에 봉사 등을 하며 조금은 소박하지만 균형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꿀 때였는데, 그 가능성을, 매우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내가 꿈꾸던 새로운 삶이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그런 모습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는 이런 형태의 삶이 보편화 될 것임을 이미 30여 년 전에 예측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인간의 기능을 하면서 그것도 아주  살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봤던 거다.

 

이번주에 읽은 <코끼리와 벼룩> <포트폴리오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현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 다시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는 타이밍에 기가 막혀하며, 뭔가 신의 계시가 아닐까하는 의구심까지 든다.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은 지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그때의 희망은 작은 불씨였다가 금방 활활 타오를 것 같았지만 비라도 맞은 듯 곧 사그러들었다. 다 꺼진 줄 알았던 불씨는 다행히도 올 봄부터 살살 바람을 불어서 다시 태우고 있는 중이다. 이제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화로처럼 오래 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점점 좋아지고 달라졌다지만 나는 아직도 이렇다. 남들은 다 알고 있는 것 뒤늦게 배우고, 세상 다 깨달은 줄 착각하며 기뻐한다. 당장이라도 다 이룰 듯이 무리하다가 금세 사그러들며 절망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긍정은 아직 남아있다.

<코끼리와 벼룩>을 다 읽은 뒤, 몸은 피로감에 찌들어 있지만 돌아가서 내일부터 무엇을 해야할지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4일 후에는 다시 연수 여행이라 월, , 수요일 3일간 미친 듯이 바쁘겠지만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즐겁게 바쁜 날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친 몸을 되살리기 위해, 리스트의 첫번째는 일단 푹 자고 일어나기.

 

또 다시 8시간이나 공항에서 보내야 한다니, 사실 처음에는 짜증이 났다. 그런데 떠날 때도 그렇지만 삶으로 돌아올 때는 더욱이 현실을 제대로 알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홍콩은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과 시간이었다.

 

IP *.222.2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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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1:57:59 *.124.22.184

체력 관리 잘 하고 여행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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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09:59:08 *.106.204.231

이런 좋은 책을 읽고 난 뒤 다짐과 결심들이 지속되어야 하는데 늘 단발성으로 끝이나 아쉬웠습니다.

누나말대로 장작불처럼 활활타오르고 뜨거운 것 보다 화로처럼 오래가고 따스함을 줄수 있도록 불씨를 키워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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