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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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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6일 11시 59분 등록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육신의 윤회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새로운 마음을 갖고 새로운 생각을 하며 새로운 태도로 새로운 행동을 하는 <나>가 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수 차례,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스스로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다. 작게는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굳은 마음의 결심을 하며 운동을 새롭게 시작한다던지 심리 상담을 받는다든지, 또는 거창하게 살아가는 장소나 환경을 바꿔보기도 했다. 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높이 뛰어 보기도 하고 더 멀리 달려나갈 때마다 무언가 나를 다시 잡아 끌어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한 경험을 하곤 했다. 왜일까? 왜 변화는 이렇게 어렵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은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몇 년 전 한 스님의 설법을 들을 때 기억에 남았던 구절이 있다. 사람에게는 다들 자기 자신의 카르마가 있다고 했다. 카르마는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기질에 살면서 환경적으로 형성된 삶의 태도를 말하는 것인데 이를 바꾸는 것을 ‘죽을 만큼’ 어렵다고 했다. 이미 수 십년 동안 특정한 모양새로 살아왔기에 아무리 결심을 하고 노력을 해도 왠만한 각오로 이를 바꾸기 어렵다는 말이었을 테다. 더불어, 내 마음 속에 어떠한 상태로 살고 싶다는 꿈 혹은 이상이 세워져 있는데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사이 괴리에서 생겨나는 것이 고통이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렇기에 고통을 없애려면 이상을 낮추고 현재 모습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던지, 아니면 이상에 맞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이상이 뚜렷한데, 그 이상을 향해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현명함을 갖추고, 그 아는 바를 꾸준히 실행할 힘도 갖추었다면 꽤나 근사하게 이상적인 삶을 현실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에게는 이 세가지 모두가 어려운 숙제다. 늘 어렴풋이 현실에 대한 불평과 나 자신에 대한 불만족 사이를 오가는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크다. 욕심을 내려놓고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며 작은 것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라는 위로는 그 순간 마음에 어느 정도의 안정을 가져다 주지만 나의 가능성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늘 마음 안에 공허함을 남겼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상에 가깝게 현실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가진 카르마에 따라 생겨난 나의 현실의 모습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지만, 그 전에 나의 이상은 무엇인가? 내 꿈은 무엇인가? 내가 살고 싶은 삶은 대관절 무엇인가? … 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오랫동안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가 곧 내 믿음이었고, 타인의 인정에 대한 욕구가 삶을 지배하는 것에 의문을 던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회의 규정과 상관없이 참다운 나가 무엇인지, 내 이상이 무엇인지,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성실하게 질문하고 그 질문을 잘 하기 위해 매일의 내 모습을 변화시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게 지금껏 살아오던 나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기에, 그리고 ‘죽을 만큼’ 힘들기에 우리는 새롭게 태어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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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6 14:47:58 *.94.171.90

죽을 만큼 힘들다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채일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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