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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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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5일 20시 49분 등록


***


‘랜섬웨어 감염 예방을 위한 신속 조치’ 기사를 읽다가 잠이 든 탓인가!

휴대폰도 먹통이 되어 고립된 황당함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눈을 떴다.

노트북을 켜고 와이파이를 끄고, ‘랜섬웨어 예방 요령’에 따랐다.

재부팅 하는데 오만 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달력을 보니 ‘스승의 날’이다.


“쓰면서 즐거운 주제를 잡아라. 그래야 쓰면서 기쁨이 많지 않겠느냐.

무엇이 되었든 지금은 글쓰기가 네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너를 즐겁게 하는 모든 것, 혹은 모든 것을 기쁜 시선으로 보는 훈련을 글을 통해 하거라.”

징징대던 어느 날의 내게 주신 구본형 선생님의 답장이다. 그리운 분!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잘 살고 싶다는 것’이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고, 내게 묻는 방식이 글쓰기이다.

그러니 글을 쓰고 있는 동안은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논리다. 나도 안다.


왜 글을 쓰고 싶은지 내게 물었을 때, 내 대답은 ‘잘 살고 싶어서’였다.

글 대신 삶을 선택했고, 살다 보니 멈추어 글을 쓰곤 한다.

일기를 쓰듯 하는 까닭에 쓰기 위한 글쓰기를 못 한다.

소설을 도전해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재미없고 어렵기만 하다.


상상력은 내 영역 밖이다.

그러니 또 사는 수밖에 없다.

디톡스가 끝나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

기억은 복원되었나?


**


떠나야겠다, 는 결심을 품었다. 우연한 기회에 베트남과 연결이 되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베트남어를 공부했다.

왕초보 교재로 유튜브 동영상 강의를 듣고, 다문화센터에서 소개받은 베트남 여성과 만났다.

예정됐던 취업은 한 달 만에 기약도 없이 연기되었다.


1년 정도 생활하면서 새로운 언어와 함께 낯선 나를 만나고 싶었다.

나름 결연한 계획이 속절없이 수포가 되면서 다시 자리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주도적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헷갈렸다.

내 삶이라는 것이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또 시작하기로 한다.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내게 다시 기회를 줘야지.

해보는 수밖에. 가보는 수밖에.


*


1:30 배, 과채 주스(토마토, 당근, 포도), 아몬드, 호두


체중 변화가 그다지 없다. 일주일에 1kg 정도 감량했다. 3주째니까 2~3kg 정도 살이 빠졌다. 단식과 비교하면 거의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단식은 하루에 1kg씩도 살이 내린다. 3일 단식이면 한 달 정도 식단을 고려하는데 감식, 단식, 보식까지 챙기려면 그렇다. 감식 기간에도 체중이 줄고, 보식을 시작하면 천천히 오른다. 체중만 고려한다면, 단식이 답이다. 물론 보식이 관건이긴 하다. 이거, 쉽지 않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건강과 영양과 식습관까지 생각한다면, 디톡스가 매력적이다. 화장실에서 식전에 1번, 식후에 1번, 시원하게 확인한다. 뭔가 막 빠져나가면서 비워지는 쾌감이 죽인다. 아주 만족이다. 공복 시간을 잘 지킨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나머지 시간에 식단을 배분해서 가능한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된다. 나는 1일 2식을 계획했고, 지금껏 실천했다. 끼니마다 과식인가 싶을 정도로 배불리 먹는다. 1끼는 과일과 채소로, 1끼는 현미밥과 콩류 등 위주의 식단이다.


7:00 오렌지, 오이, 현미밥, 김, 상추, 야채볶음, 고구마, 된장국(멸치, 다시마, 두부, 미역, 양파)


김이랑 미역이 당겼다. 장 보러 가는 길에 국물용 멸치도 샀다. 다른 건 보지도 않으려고 부지런히 다녀왔다. 삼겹살이나 등심, 채끝살 같은 붉은 육류는 아직 버틸만하고, 생선은 몹시 흔들렸다. 아무래도 다음 주 식단에 어떤 생선을 선택할지 번호표 나눠야겠다. 고등어구이, 삼치조림, 갈칫국, 꽁치튀김, 참치회, 도다리회에 채소 듬뿍 서더리 매운탕까지 아주 그냥 더할 나위 없는 찬란한 일주일을 꿈꾼다. 멋진 상상이다. 매일 생선 메뉴 하나씩 도전!


문제는 그 일주일을 누구랑 함께하느냐다.

수다도 고프고 술도 고프기 때문이다.

봉인 해제 기념으로 미쳐 날뛰는 모습, 안 봐도 보인다.

디톡스는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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