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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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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2일 08시 55분 등록


갑자기 많은 일들이 저에게 다가옵니다. 봄이 되었지만, 기쁨 보다는 근심, 즐거움보다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저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밤낮으로 불어오는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꾹 눌러 쓴 채 바라본 하늘은 그저 두려움의 대상이 됩니다. 제가 속한 회사에서도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일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중학교에 막 입학한 아이도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인들이 가끔 전해오는 문자에도 별로 기쁨이 없어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혼자 생각할 일도 많아 동료직원들이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는 것도 사양한 채, 회사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 있습니다. 그런 힘없는 저에게 카카오톡 문자가 도착합니다.



나는 숨어서 울고 싶은데

봄볕은 자꾸만 신호를 보내

밖으로 나가

웃음을 안고 들어왔지


누구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은

시무룩한 날

새들이 자꾸만 신호를 보내

나는 창문을 열고

노래를 따라 불렀지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는

고마운 봄



아- 수녀원에서 이해인 수녀님께서 보낸 시 한편이 도착합니다. 이 시가 한편이 가슴을 촉촉이 적시며,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를 걷게 만듭니다.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가 내립니다. 해야 할 일들이, 주어진 일들이 문득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깊은 터널 속에 있었을 때, 그리고 삶의 고비에서 있었던 일들이 저에게 스쳐지나갑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잠시 제가 잊었던 것들이 있음을, 이런 문제들은 사실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저는 카카오톡으로 답문자를 보냅니다.


수녀님이 시만 보아도 제게 다가오는 고마운 것들을 잊고 사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조만간 수녀님 뵈러 광안리 한번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


저에게 다가온 봄, 넘어진 저를 일으켜 세우는 고마운 봄편지입니다.



                                                           2018년 4월 4일


                                             --  정재엽(변화경영연구소 2기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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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봄이 왔나 싶더니,

어느새 봄이 깊어가고 있네요.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벚꽃, 매화, 복숭아꽃, 목련, 라일락...


봄 때문에,

봄 덕분에,

봄이 있어서


다시 힘을 냅니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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