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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4일 09시 40분 등록
이 책을 준비하면서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한 적이 있었다. 그들의 반응은 놀랍게도 비슷했다.  사람들이 헤드헌터인 너에게 듣고 싶은 건 이직의 기술이니 그것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직 희망자다. 커리어 컨설팅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담당업무를 바꾸고 싶은데 여의치 않을 때, 상사나 동료와 심각한 불화가 있을 때, 조직에서 불이익을 당했을 때, 현재의 일이나 직장에서 더 이상 비전을 찾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이직을 생각한다. 이들은 이직을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새로운 직장에서는 마음이 맞는 상사와 자기가 원하는 일을 인정받으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이들은 새로운 곳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맞닥뜨리고 또 다시 이직을 생각한다. 사실 이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직은 많은 문제의 결과로 나타나므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직을 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직이 답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이 책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이직의 기술이 아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그의 말을 빌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행복한 직장인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직장인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직업상 많은 직장인들을 만나며 드는 생각 한 가지, 행복한 직장인은 자신의 일을 즐긴다. 그러니 직장에서의 소소한 문제들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불행한 직장인은 갖가지 이유로 힘들어 한다. 회사의 정책을 납득할 수 없고 싫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고역이고 여기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이직을 하고 싶지만 마땅한 자리는 없고 일이 생계의 수단일 뿐이니 매일 아침 출근길이 괴로울 따름이다.

 

나는 1997년부터 직장생활을 했다. 안식년인 2011년을 제외하고 크고 작은 조직에서 직장인으로 살았다. 17년 동안 직장인으로 살면서 나 역시 앞에서 이야기한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대부분의 시간 일을 즐기는 직장인이었다. 일요일 저녁이면 출근이 기다려졌다. 주말 동안 구상한 일들을 얼른 해보고 싶어 월요일 아침엔 벌떡 일어나 회사로 뛰어갔다. 하지만 아침이 두려운 시간도 있었다. 기상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기도 했다. 문제는 다양했다. 담당업무를 바꾸고 싶지만 뜻대로 안되어 괴로운 시절도 있었고 부하직원과의 불화로 힘겨운 시간도 있었다. MBA를 강요하는 직장 상사에게 무시당하는 날도 있었고 조직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개미의 신세를 한탄하는 날도 있었다. 수 차례 이직을 하기도 했지만 나에게 꼭 맞는 조직은 찾을 수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왜 불행한 직장인이었을까?

 

김어준은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건투를 빈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스스로도, 모르더라. 하여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을 남한테 그렇게들 해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자신을 움직이는 게 뭔지, 그 대가로 어디까지 지불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 본원적 질문은 건너뛰고 그저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만 끊임없이 묻는다. 오히려 자신이 자신에게 이방인 게다. 안타깝더라.’ 공감한다. 다수의 직장인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 단지 유명하고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에 취업해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성공하고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성공의 사다리를 쉼없이 오르고 있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에 대한 탐구다. 경력계발의 정석은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며,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자신에게 맞는 일과 조직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불행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모든 것을 다 가지려 했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만나는 직장인들도 다르지 않다. 이들이 선택을 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이유는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순 없다.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삶은 시기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은 기본기를 다지고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워킹맘이라면 승진이나 사회적 인정보다는 일과 삶의 조화가 가능한 곳에 있어야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은퇴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직장인이라면 은퇴 후를 준비할 수 있는 곳이 바람직하다.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족과의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업무 부담이 적은 곳이 좋다. 하지만 많은 월급을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고액연봉이 자신의 자존심과 직결된다면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 금전적 보상보다는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는 삶을 원한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면된다.

 

이 책은 내가 헤드헌터이자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며 만나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그들이 나날이 마주치는 문제들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 사람이 힘겨운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직장인이 절대 양보하면 안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자신의 일의 완성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쌓아 조직을 떠나서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아 두면 유용할 소소한 팁들도 정리했다. 면접 후 감사의 글을 쓰는 법, 퇴사할 때의 매너, 인터뷰 팁, 헤드헌터 사용법 등이 그것이다.

 

직장인은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고로 직장에서 행복하지 못하면 인생이 불행해진다. 나는 이 책을 읽는 직장인들이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고 매일의 출근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나는 오늘도 출근이 즐겁다고 외치길 바란다. 이 책을 매일 회사에서 행복하고 싶은 그대 손에 전해주고 싶다.

 

2014년 봄

유재경

 

이미지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9&aid=0000598080

 

필자 재키제동은 16년간의 직장 생활을 기반으로 직장인들의 경력 계발에 대해서 조언하는 커리어 컨설턴트이자 유수의 기업에 핵심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클린 캐네디의 삶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김제동식 유머를 곁들인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담아 재키제동이란 필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블로그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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