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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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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7일 15시 04분 등록

 

  

불가피하게 아주 오랜만에 운전을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차를 구하고, 막상 연수도 없이 덜컥 운전을 하게 되며 저는 좀 막막한 심정이 되었습니다. 도로에 나서 거북이 운전을 하는 저를 조롱이라도 하듯 마치 제트기처럼 달려가는 다른 차의 가속에 목적지에 도착 하면 등이 땀으로 흠뻑 젖곤 했습니다. 그런 제가 유일하게 믿는 건 안전띠를 매면서 하는 기도.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어도 제가 정한 속도를 지키는 걸 잊지 않게 해 달라는 거였습니다. 

물론 운전이 여러 사람의 품성이 도로 위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인지라 순발력, 때로 방어운전이 필요하지만 제게는 무엇보다 제가 정한 안전의 속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했고 그러니 언제나 다른 차에 비해 느리 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에게 동승을 부탁한 분이 있었고 누구와도 아직은 동승할 자신이 없었기에 내심 거절 하고 싶었지만 그날, 여러가지 상황이 도저히 거절 할 수 없는 입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싫어하는 서툰 밤 운전, 낯선 경로, 함께 타기 어려운 분, 세 가지 악조건에서 이윽고 그 분집에 다다라 그분이 차에서 내리시며 하신 말씀은 '홀로 운전 할 때는 속도를 엄청 높일 거 같다. 보기에는 안 그러실 거 같은데 터프하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저는 그분의 말이 생각나 자꾸 웃음이 났습니다. 내내 긴장했던 제가 몇 번의 급정거, 차선을 몰라 헤메던 서툰 운전이 그분의 눈에는 제가 운전이 노련하지만 터프한 운전자로 비춰진 것입니다 

 

그 후로 한 달이 지나고 석 달이 지나자 전에 제가 운전경력도 길고 운전을 즐기던 사람이라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홀로 드라이브를 하며 음악을 듣던 예전의 습관도 돌아왔습니다.

  가끔은 거북이 운전을 하는 차 곁을 지날 때 저도 모르게 속도를 높여 추월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차에 올라 하는 기도는 오늘 하루, 제 속도를 지키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처음 동승했던 그분이 저를 그렇게 느끼게 된 건 서툰 운전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잘 모셔드려야 한다는 불안감에 제 속도를 지키지 못한게 이유였겠지요.  아무리 말씀드리기 어려워도 차라리 솔직하게 운전한지 보름 밖에 안 되었다고, 그러니 서툴러도 이해해 달라고 아니면 다른 차를 이용하시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면 그렇게 불안한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평소의 저와 다른,  터프하다는 오해도 받지 않았겠지요.

 

어떤 일에서든 그대의 속도를 지키는 일은 쉬운 일 같지만 지속하려면 때때로 돌아 봐야 하고 또 그때마다 작은 결심이 필요합니다.

 

타자와의 비교로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게 아닌 나만의 속도를 지키는 거, 그대가 가던 길을 잃지 않는 나침판이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결입니다. 천천히 가되 가던 길을 놓지 않는 그대. 오늘도 화이팅하라는 안부를 놓습니다.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 정예서

http://cafe.naver.com/east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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