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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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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6일 15시 45분 등록

 

 

  충실히 살아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나 스스로 남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록 매사 감사를 잊고 산지 오래입니다.  어제 내담자로  만난 그녀 같은 분들이 자신의 성소를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저희집앞에는 구두 수선가게가 있습니다.  불편한 새 구두나 끈이 다 헤졌지만 특별한 기억이 있어 버릴 수가 없는 가방을 맡기러 집 앞에 있는

구두수선가게에 가면, 아저씨는 늘 제가 즐겨 듣는 FM 93. 1에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놓고 계십니다.

 

구두수선 비용이 한 켤레 당 가장 큰 액수라고 해봐야 만 원 남짓이지만, 주인아저씨는 차분한 말씨로

왜 그런 비용이 발생하는지, 신발이 왜 불편한지, 어떻게 수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소상히 말씀해주십니다. 늘 잘다린 남방셔츠를 입으시고, 의사가 사람의 질병증상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는 것보다 더 한결같은

태도로 설명하시는 것을 십 년이 넘게 보아온 저는 구두수선가게 아저씨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한 평 남짓한 수선가게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부품을 담은 크고 작은 100여개의 투명 서랍, 수많은 자물쇠와 열쇠꾸러미, 이스라엘에서 왔다는 열쇠 깍는 기계. 빼곡이 들어찬 신발창. 수선을 마치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신발. 가게를 둘러보면 아저씨의  직업 변천사와 분주함을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구두 닦는 곳인 줄 알고, 어떤 분이 구두를 닦아 달라고 문을 열자 잠시 미소를 보이던 아저씨는 내려놓고 십 분 후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하던 일을 멈추고, 구두를 윤나게 닦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을 찾아온 일을 마다하지 않는 아저씨에게는 견딤의 미학이 엿보입니다. 

 

 18년이란 오랜 일상 속에서 무경우한 손님을 견디고, 불편한 관계를 견디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천직의 소명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긍정의 미소였습니다. 그 미소로 일터와 가정을 지키며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는,  작업장이라기보다 아저씨의 성소처럼 느껴졌던 그 한 평 남짓한 공간에는 오늘도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겠지요.

 

혹시 누군가, 단숨에 무언가를 이룰 수있다고 말한다면, 그가 그의 성소를 얼마나 지켜냈는지 묻고 싶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즈음. 그대가 힘겨워하는 그것을 견디게 해 줄 힘을 가진 긍정의 미소를

그대가 지니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화가나고, 슬프고, 의욕이 소진된 그대를 잠깐이라도 내려 놓을 수 있는 그대의 성소가 어디인지. 이쯤에서 정해 보시면 어떠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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