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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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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9일 18시 48분 등록


오랫만에  이 방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먼곳에 있습니다. 한동안 이렇게 간간이 글을 올릴 듯합니다. 



이곳으로 떠나오기 전 저는 두 사람을 만나고 왔습니다. 한 사람은 20대 중반의 젊은이. 한 사람은 40대 중반이었던 두 사람은 아버지에 대한 공포와 불안, 그리고 애증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K와 리. 우연히도 같은 장소 다른 시간에 두 사람을 만났는데 그날,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니까 20대인 K가 지금의 그 마음으로 리처럼 40대가 되어 더 늙고 쇠잔해진 아버지에 대한 시선이 여전하다면 당신들은 그 마음의 병을 20년간 아니, 평생에 걸쳐 지녀 온 것이라 할 수 있을테니까요.

리. 몇 달 전 처음 만났을 때 많은 강점을 가졌음에도 가끔 무기력해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얼마든지 활기찬 사람일 수 있는데 라는 의문이 내내 풀리지 않았어요, 때문에 먼 곳으로 떠나오기 전, 상담실에서 만나야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같은 날, 20대의 K와 40대의 리에게 비슷한 상황을 듣게 된 것입니다. 


K에게
내내 눈물을 그치지 못하던 그대는  그 원인이 어릴 때부터 지속돼온 대화 중 아버지의 목소리가 커지고 접시가 날아갈 때 느끼는 그 공포감, 그 상황에서 어머니의 무대응이 너무나도 스스로를 보잘 것 없게 느껴진다고 했지요. 어머니도 K도 지켜주지 못하는 어머니조차 미웠다고요.

그럼에도 K가 아버지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저는 놀라웠습니다. K. 당신에게는 행복한 가정의 상이 있어요. 아버지가 따듯이 K편이 되어 주고 좋은 말을 들려주고, 어머니와 동생과 소통하며 가족의 비전을 그리는 상. 그것은 아마도 K의 따듯한 기질로 인해서이기도 하고 전공을 공부하며 따듯한 가정이 일생, 얼마나 중요한지를 무척이나 잘 알고 있는 지식 덕분입니다.
제가 당장 돌아가 응용할 수 있는 역할대화법을 알려주자 내게 물었지요. ‘선생님. 왜 저만 노력해야 하나요. 부모님도 노력을 안 하시는데’

그 말은 제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던 말입니다.  그러나 지식은 그렇게 먼저 알게 된  자가 나누려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광화문에 모였던 그 많은 촛불들이 옆 사람에게 불을 옮겨 붙여주며 광화문 광장을 밝힐 수 있었듯이 처음엔 미미하지만 지속될 때 그 변화는 참으로 눈부십니다.

그날, 헤어지고 그대의  상태가 너무나 걱정되어 오래 기도했습니다. 우울증 검사 결과도 좋지 않았 거든요. 요즘 상담을 거의 줄인 상태였음에도 여정을 미루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러나 전공이 관련학과인지라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이토록 잘 성장한 그대, 반드시 배운 것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있으리라 믿어요.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면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 내내 강건하길 기도 할게요.
 



  40대의 리에게


리. 당신의 무기력은 체화된 것입니다. 유년부터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나 가족이 그 피해자가 되어 피해 다니는 것을 성인이 될 때 까지 아니 노년이 되신 지금까지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한없이 작아지는 스스로를 느끼며 체화된.  칠순의 나이에도 평생 일을 해 오신 어머니의 노고가 대단하다는 감정과 어머니 자신과 자녀들을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지키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미움의 양가감정이 마음 안에서 수없이 진폭을 일으켜 왔습니다.


당신이 이미 모든 것을 극복한 좋은 아버지임에도 스스로 가끔 화를 낼 때 목소리가 높아지는 걸 발견한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는 건 얼마든지 그 빈도수가  적기도 하고 그마저도 줄일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특히 리가 담담한 어조로 아버지가 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고통이 전해져 더 마음 아팠습니다. 그 말은 당신의 진심이 아닙니다. 그 말은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따듯한 아버지와 친밀해지고 싶다는 강력한 바람인 것이지요. 만약 정말 밉다면 무반응을 보였을 겁니다.    

세상에 소통되지 못할 불통은 없습니다. 아버지가 살아오신 전후세대의 격동 시대. 많은 아버지들이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급급해 어떻게 살아야 인간의 모습인 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점도 생각해 보시구요.
그럼에도 당신은 많은 강점을 가지고 성장했습니다. 직업도 공헌력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선택하셨구요. 스스로도 미처 모르고 있는 재미, 활기, 동기만 더 불러오면 유쾌한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직 그렇게 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두 분께 물어 보세요. 오순도순 서로를 챙기며 살고 싶으신지요.
대답은  그대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번도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못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이성이 아닌, 특히 가족들에게 본능에 머물러 오랫동안 살아오신 거지요.


 이미 당당한 그대, 많은 영향력을 주던 체화된 무기력 따윈 벗어서 저 멀리 던져 버려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바로 보이고 우선순위가 바로 설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한 가정을 그야말로 잘 가꾸며 가족이 얼마나 귀한 가를 실천하고 있는 어른입니다.  

결혼은 내게 천국을 선사했다는 그대. 그것은 이모든 과정을 거쳐오며 과거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리의 성과이기도 하지요. 당신은 그렇게 멋진 사람입니다. 이 말에 또 제 말을 금방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대가 보입니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성장한 분들의 공통적인 태도이지만 전문가의 객관적인 말은 믿어야 하지요. 책임질 수 없는 과언은 하지 않으니까요.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 내가 돌아가면 어떻게 그 불통을 녹여 볼까 생각해 보기로 해요.
무더운 계절을 견뎌내며  어디선가 제 할 일을 하고 있을 오곡과실들. 그처럼 모쪼록 활기찬 여름이시길 아침마다 잊지 않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이 두 사람의 사례는 유감스럽게도 우리사회 가족의 상당수 사례에 속합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위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녀가 일생 가장 영향을 받는 이유도 대학에 입학할때 까지 겪는 대부분의 첫 경험의 시기라는 것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첫경험을 함께 하는 부모가 보여주는 태도에서 어머니의 역할과 아버지의 역할 중 아버지의 영향은 실로 놀라울만큼 지대합니다. 


임상심리학자 스테판 B. 폴터는 어떠한 아버지 밑에서 영향을 받았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와 사회적 활동이 심리적으로 왜곡될 수 있으며 비판적인 아버지, 시한폭탄형 아버지, 수동적인 아버지, 부재형 아버지, 멘토형 아버지라는 5가지 유형의 아버지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쟁사회인 우리나라에 아직도 부정적 아버지상이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50대 이후에 더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물론 삼사십대를 기점으로 새로운 아버지상을 구축하려는 변화의 노력이 있지만 제가 사는 동네에서도 밤이면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동간을 건너오고 이어 물건 깨지는 소리, 아이 우는 소리 등이 간간이 들립니다.


요즘 사회면을 장식하는, 폭 넓은 세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여혐범죄, 데이트 폭력등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당사자의 성장환경과 성과위주로 달려온 사회 환경과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극히 일부에 해당될 뿐, 부모가, 사회가 그들을 방치해온 결과 일 때가 많습니다. 의사표현이 서툴러 고성을 지르다 분노조절이 안 돼 폭력을 행사하는 환경은 이미 자녀의 많은 동기를 말살시킵니다. 


이미 힘이 센 표상의 대표되는 남성으로 인식하고 하고 있기에 고성만 질러도 가족들은 새가슴이 되고 상처 받고 있는 것이지요.
힘은 약자를 보호할때 더 큰 의미있는 일을 할때 쓰이라고 주신 것임에도 이런 상황이 수 년, 수 십 년, 지속되면서 공부 잘하라는 말만 들어 왔다면 자녀가 기댈 때는 과연 어디고 어떻게 건강한 인성을 배울 수 있을까요. 더 큰 폭력으로 답습될 뿐입니다


이 상황은 훗날, 직장에서도 악순환을 불러와 직장내 소통이 쉽지 않은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이렇게 자란 분들은 무척 노력해서 자기상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늘 어딘가 무기력하고 오랫동안 지병을 앓고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학습된 무기력.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자신의 상태를 공부하여 자기상을 그린 훌륭한 분들도 우리 사회에는 많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상처받는 그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어른이 되어도 힘없는 아이일 뿐입니다.



이글을 읽는 아버지인 당신, 자녀들이 그리는 아버지의 초상은 어디에 속할까요. 비판적인 아버지, 시한폭탄형 아버지, 수동적인 아버지, 부재형 아버지, 멘토형아버지.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시는 시간이시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시한폭탄이나 비판형, 부재형 아버지일지라도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무지 상태라면 부디 역할을 연구하세요. 도처에 있는 좋은 책들, 프로그램을 찾아 스스로와 가족의 현 주소를 인지하시고 행복한 가정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행복한 노년 또한 맞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주장을 고성이 아닌 대화로 아내를 우선으로 가정의 미래를 전망하고, 아이들과 상호 보완하며 협력하는 길잡이, 가족의 비전을 위해 시선을 서로에게 두는 다정한 눈 맞춤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좋은 아버지십니다. 열심히 이 시대를 살아온 당신의 ‘아버지 초상’을 위해 파이팅을 드립니다.



추신: 오늘 편지가 길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어쨌거나 어머니들과 함께 한 시대를 이끌어 가는 당신들의 땀으로 우리는 건재하니까요. 건강한 남성의 매력과 공헌을 어찌 다 일일이 열거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 바로 그런 사람 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헌신하는 남성도 시한폭탄형 남성도 아닌 상호보완을 위한 소통하는 남성말입니다.


가끔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습니다. '우리 남편은 평생 소리지르며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모든 걸 참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말예요. 그래서 목소리가 더 잘들려요'   이것이 바로 순둥이 남성의 힘이고 신사의 매력입니다.

 


                                                                                                                                                머나먼 곳에서 예서 드림.








자신을 성장 시키는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32기 모집 안내 

2017년도 하반기를 자신에게 던지는 100개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자신의 지도를 완성할 치유와 코칭328기를 모집합니다. 우리는 모두 창조적 소수자입니다. 다만 자신의 재능을 언제 발견하느냐의 시간의 차가 있을 뿐이지요.  글을 쓰면서 통찰력이 생기고,  실행지수 또한 높아 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글을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쓸 기회가 없었던 것이며, 말 또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할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좋은 습관하나가 우리의 큰 재산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 혼자 습관 만들기가 어려운 분.  나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현재 서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미래의 비전은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에 이어 사회적 글쓰기까지,  내 생의 첫책쓰기 1단계이기도 한 이 과정을 통해 간절하게 자신의 신화를 완성하기를  갈망하시는 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또한 첫 책쓰기를 도구로 1인 기업을 꿈꾸는 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치유와 성장의 백일간, 백개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쓰기를 통한  '나의 신화 완성하기' 과정안내
1.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형식에 상관없으나 나에게 질문하는 백개의 주제에 맞게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성실하게 쓰고자 하는 분.
2. 매주 1권의 연구원 지정도서 리뷰 
3. 15주 동안의 주제가 있는 글쓰기를 통해 강점을 찾아 자신의 지도 완성. 
4.. 월 1회, 주제가 있는 세미나 수업을 통한 총 4번의 발표.  발표 불안극복과 발표력 향상. 
(주로 주말이나 구성원 모두 가능한 시간을 논의 결정함) 
5. 1박2일의 워크샵 
6. 기간 : 2017년 9월 중순 , 동기 마감시 부터 백일간 (공지가 게시되어 있는 동안은 모집중임)
7. 지원작성시 유의 사항
 http://cafe.naver.com/east47/48519
문의 사항은 uebermensch35@daum.net 메일로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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