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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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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5일 09시 11분 등록

*이 글은 4기 이한숙 연구원(loishan@hanmail.net)의 글입니다.

 

여러가지로 스트레스가 많아서 마음이 울퉁불퉁해진 아침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다. 한 번 불편해진 심기를 내려 놓으려고 여러 시도를 해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가 없다. 생각이 필요치 않은 가장 단순한 일 속으로 직진하면 된다. 이럴 땐 몸을 쓰는 운동이 최고다. 요가 클라스로 내달린다. 선생이 하라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한다. 아니 오늘은 일부러 좀 더 열심을 낸다. 몸에 흐르는 땀과 함께 마음 속의 찌꺼기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간다.

 

요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동작이 빨리 늘지 않아 답답했다. 몸을 마음대로 부리며 멋들어진 동작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매일 나가 운동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니, 아픈 근육이 나을 만 하면 다시 근육통이 생기곤 했다. 그다지 신나는 건 아니었지만 나름 재미가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4개월째 다니고 있다. 이제 근육통은 사라졌고, 몸에도 탄력이 늘었다. 남들을 보고 부러워하던 동작 중 왠만한 건 다 소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요즘은 선생이 가끔 나를 앞에 앉힐 때도 있다. 뒤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다. 쑥스럽긴 하지만 꾸준함이 주는 진보를 스스로 확인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우리 동네 요가는 정통 요가와는 많이 다르다. 명상 보다는 운동에 더 치중하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운동인 이상 그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 몇 달 새 제법 자리를 잡은 것인지 운동하러 가지 않으면 몸이 개운치 않고, 마음 역시 그러하다. 몸의 허기는 마음의 허기로 이어지는 법이다. 기분이 나쁜 날은 오늘처럼 더 몰입을 해서 운동한다. 한 세션으로 끝내지 않고 한 세션을 더 하기도 한다. 그렇게 두 세션을 연거퍼하는 날은 확실히 다르다. 더 충만함을 느끼게 된다. 그럴 때 마다 몸이 영혼을 만든다는 말이 실감난다. 몸을 쓰는 일에 열중하면 잡생각은 없어지고 영혼은 고양된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생각이다. 사념의 여지를 없애는데는 몸을 쓰는 것이 최고다. 고된 운동 후에 맞이하는 마음의 평화, 육체의 땀은 영혼과 공명하는 법이다.
 
이런 소득을 얻게 된 건 운동을 몇 달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운동이 몸에 배면서 사람의 변화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사람이 원하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 순간의 결심 만으로는 부족하다. 힘들 때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함이 없이는 원하는 상태에 도달할 수 없다.

 

갈수록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자기개발서를 더 많이 읽는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허망하다. 읽어도 변화는 언제나 요원하다. 책은 모두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데 어째서 변화는 늘 요원하기만 한걸까. 왜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일까. 요는 책이 아니라, 책에서 얻은 것을 끝까지 믿고 따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다. 조금 시도해 보다 안 되면 ‘더 좋은 비책은 없나’, 하며 다른 책으로 내달린다. 그러다보니 어떤 것 하나도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당연히 변화는 없고, 조바심만 커진다. 급기야는 자괴감에 빠진다. 그것이 오늘 우리의 현주소다.

 

사부님이 하루를 재편하라는 것도 다른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꾸준함을 위한 것이다. 하나의 결단이 그 사람의 삶을 바꿔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절대적으로 근력을 기르는 시간이다. 날마다 정해진 만큼의 운동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도록 생활 패턴을 바꿔주는 것, 그것이 일상을 재편하는 일의 진정한 의미다. 

변화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시스템을 바꾸고 날마다 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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