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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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의

변화경영연구소의

  •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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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4일 09시 56분 등록

  바야흐로 대학의 수시계절 입니다.  오프 수업이 있던 날 아침, 제가 탄 버스는 모 대학 근처 에서 30분을 정차해 있었습니다. 조바심이 난 저는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탔지요. 그러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날이 논술 시험이이라는 것을 택시기사님의 말씀을 듣고서야 알았습니다.


수시 논술고사, 오랫동안 그날을 기다려 왔을 아이들을 위해 그쯤 양보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이미 늦어버린 시간과 상관없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러나 그날 제 마음속에는 시간에 대한 부담이 꽉 차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날은 마음에 은혜를 입은 분을 뵈러 가야했던 날입니다. 한 달에 두 번, 그분에게 가르침을 받기를 벌써 오 년여, 피치 못할 일로 뵙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분은 늘 제 마음 안에 있습니다.


몇 해 전, 제게는 마음의 정처를 정할 수 없어 몹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봐도, 무엇을 해도 저의 자리가 아닌 것 같았지요. 그때 그분을 뵈었습니다. 종교에 상관없이, 저에게 마음을 내려놓을 그릇이 되어 주신 분. 저는 그분이 스승이 없다던 저에게 첫 스승 같은 역할을 해주신 분이라고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제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한 번도 말씀 하신 적이 없고, 저희가 만나서 가르침을 받았던 것도 문화재나 한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로 하여금 무엇이 그분이 마음에 은혜를 입은 분이라고 생각토록 한 것일까요. 그분이 향기롭게 살아가시는 모습을 뵈면서 저의 정처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인생의 스승이라고 할 만한 스승, 구본형선생님을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의 롤 모델이 된 스승님께 받은 은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저는 이제껏 스승을 마음안에 높이 두고 섬겨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분에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존경은 담아 두는 것이 아니라 표현 하는 것이라고, 스승을 스승의 자리에 두되 함께 더 많은 것을 나누어야 하는 것이라고, 저는 그 말씀을 듣고 그 말을 해석하느라 한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師弟同行(사제동행) 스승과 제자(弟子)가 한 마음으로 연구(硏究)하여 나아감’

그 틀 안에서만 멀리서라도 제가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생각만 하고 있으면 스승을 섬기는 것인 줄 알았던 저는 여러날 생각해야 했습니다. 두 분 말씀의 공통점은 스승을 스승의 자리에 높이 올려두고, 바라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승 앞에서 부끄러운 점이 있어도, 망설이지 말고 함께 일상을 즐겨야 더 좋은 관계로 [工夫]공부가 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마음의 은혜를 입은 분이 두 달이나 외유를 나가 뵙지 못하게 되었는데도 찾아가 뵙지 못했습니다. 그 시간에 저는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제 마음을 그분이 알아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애석했던 심정을 마음을 다해 그분에게 표현해야 더 좋은 관계가 지속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곧 대학에 들어가 새로운 스승과 관계를 맺게 되겠지요. 그들이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분을 만나면, 스승을 스승의 자리에 올려두지만 말고, 기꺼이 함께 공부하는 시절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저의 스승에게 배운 것처럼 말입니다.스승이 있는 저는 어느 때보다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어제 세미나를 마치고 제자들과 헤어져 늦은 시간,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 오다 스승이 사무치게 그리워  길목의 대학 캠퍼스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울다 돌아왔습니다. 무엇이 급해 그리 서둘러 가셨는지,
 오늘 새벽에 깨어 스승이 계셨던 시절의 글, 2009년도 부터 썼던 글들을 읽으며 다시 마음이 서늘해집니다.


 스승이 계셨으면 지청구를 들을 일이 있는 이즘, 야속하게 높고 청명한 하늘, 그곳 어딘가에 계실 그리운 구본형 스승을 그리며
2009년도에 썼던 글을 나눕니다.




 

1. 나를 세우는 네 가지 기둥 1기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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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22기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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